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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 무게를 가볍게… 에버엑스가 바꾼 치료의 방식 [이코노 인터뷰]
- AI 비전 기술 차별화…맞춤형 재활 커리큘럼 제공
“디지털 재활치료, 의료 환경에서 빠르게 적용돼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근골격계(MSK) 질환 치료에서 재활 운동은 가장 중요한 한 축입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이 과정을 충분히 이어가지 못해요.”
근골격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에버엑스’(EverEx)의 윤찬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운을 뗐다. 말투는 차분했지만, 오랜 시간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며 느껴온 문제의식은 단단했다.
윤 대표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형외과 전문의로 활동해 온 의사 출신 창업가다. 임상에서 그는 반복되는 한 가지 장면과 마주했다. 수술이나 치료를 잘 받더라도, 결국 재활 운동이 충분히 지속되지 않아 회복에 한계가 생긴다는 점이었다. 환자들은 혼자 운동하기를 힘들어했고, 병원에 꾸준히 방문하기도 어려워했다. 시간과 거리·피로감·심리적 부담이 모두 걸림돌이었다. 윤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에버엑스를 설립했다. 그는 “재활 운동이 치료의 핵심임에도, 이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기술로 보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재활 가능… 동작을 읽는 AI
핵심은 카메라 기반 AI 동작 분석 기술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환자의 관절 움직임과 신체 정렬, 운동 수행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기존 병원에서 사용하는 고가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윤 대표는 “우리는 총 24개의 관절과 척추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AI 모델을 갖고 있다”며 “70만건 이상의 재활 운동 데이터를 이미 학습했다”고 말했다. 환자가 집에서 스마트폰을 켜고 운동을 따라 하기만 해도 평가와 교정, 피드백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근골격계 질환은 단순히 근육과 관절의 손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움직임에 대한 두려움·불안·무기력감이 함께 발생한다. 이는 운동 수행 의지를 약화하고 치료를 중단하게 만든다.
윤 대표는 “이 과정에서 심리적 요인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픈 상태가 계속되면 사람은 ‘움직이면 더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피로감·짜증·우울로 이어진다. 결국 몸과 마음의 문제를 동시에 다뤄야 진짜 재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병원 진료 체계에서는 정형외과가 몸을, 정신과가 마음을 각각 따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다학제적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에버엑스는 이 지점을 디지털 치료기기 안에서 통합했다. 재활 운동 프로그램 속에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심리케어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포함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윤 대표는 “하나의 앱 안에서 재활 운동과 심리 치료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가 에버엑스 솔루션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먼저 주목했다… 미국·아시아로 확장 중
에버엑스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포브스 아시아가 선정한 ‘100대 주목할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고, 같은 해 148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서비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받는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미국은 원격 재활 치료를 지원하는 ‘원격치료모니터링’(RTM) 수가 체계를 갖추고 있어 디지털 재활 서비스 확산이 빠르다. 에버엑스는 이에 대응해 ‘에버엑스 리햅’(EverEx Rehab)을 출시하고, 2023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2등급 의료기기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제품은 미국 1차 진료 병원과 물리치료 클리닉 등에 도입되고 있으며, 싱가포르·일본에서도 초기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말 ‘모라 큐어’가 식약처 인허가를 앞두고 있다. 인허가 이후에는 병원에서 의사가 디지털 치료기기를 처방하는 체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에버엑스는 확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약사,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등과 파트너십 논의를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재활치료의 방향을 이렇게 말했다. “재활의 목표는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재활을 꾸준히 해도 회복은 절반 정도에서 멈춘다. 우리는 이 한계를 넘고 싶다. 누구나 ▲집에서 ▲자신의 상태에 맞춰 ▲지속할 수 있는 재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그는 앞으로의 의료 변화에 대해서도 확고한 전망을 내놓았다. 윤 대표는 “의료는 ‘얼마나 치료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좋아졌는가’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이제는 데이터를 통해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며 “에버엑스는 이 변화의 흐름을 앞에서 이끌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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