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불닭 원툴’ 삼양식품, 36년 만의 ‘소기름 라면’ 먹힐까 [우지의 귀환]②
- 기존 삼양라면 이상 매출 목표…내수 공략 후 수출도 고려
한 봉지 약 1500원 ‘프리미엄 라면’…2030·50대 이상 타깃
시총 ‘10조 클럽’ 입성에도…내수 점유율은 10%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양식품은 연결 기준 매출 5531억원, 영업이익 120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액은 30.3%, 영업이익은 34.2%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1000억원을 돌파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82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역대 처음으로 1조원대를 달성했다. 8101억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33.6% 늘어난 수치다. 누적 영업이익은 2541억원으로 전년 동기(1696억원)보다 49.8% 증가했다.
대표 상품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해외 사업에서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440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5% 늘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79.6%를 차지한다.
불닭볶음면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올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유가증권시장(KOSPI)에서 삼양식품의 시총은 10조490억원(종가 133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100만원을 넘는 종목을 일컫는 ‘황제주’에 오른 지 약 10일 만이다. 불닭볶음면이 출시된 지난 2012년 4월 2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10여 년 만에 무려 49배 올랐다.
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약 3조4700억원)과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약 2조6946억원)의 시총을 훌쩍 뛰어넘은 삼양식품은 명실상부 식품 대장주로 등극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 ‘면비디아’(라면+엔비디아)라는 별칭까지 얻은 삼양식품이지만, 국내 라면 시장에서는 영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에서 삼양식품의 점유율은 약 9.8%로 집계됐다. 시총이 1조5550억원인 오뚜기(20.6%)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1963년 한국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내놓은 삼양식품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20년가량 1위를 유지했다. 1989년 라면에 공업용 우지를 썼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우지 파동을 계기로 점유율은 10%대까지 수직 낙하했다. 삼양식품은 40년 가까이 잃어버린 점유율을 되찾지 못한 상태다.
불닭볶음면을 통해 세상에 없던 ‘매운맛 볶음면’ 시장을 개척했지만, 정작 라면 시장의 주류인 ‘국물 라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지난 2023년 국물 라면 ‘맵탱’을 출시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삼양1963’으로 국물 라면 경쟁력 확보
삼양식품은 우지를 활용한 신제품 ‘삼양1963’을 앞세워 원조 ‘라면 명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삼양식품이 우지 파동 이후 36년 만에 그동안 금기시됐던 우지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건 명예 회복과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 11월 3일 열린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삼양1963은 3년 넘게 기획한 제품”이라면서 "삼양식품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며 내부 자신감이 커진 상태에서 우지 라면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임직원 4000명의 염원을 담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채혜영 삼양식품 삼양브랜드부문장은 “국물 라면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해 점유율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로 삼양1963을 만들었다”며 “진짜 잘 만든 라면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삼양1963의 주요 고객으로는 제대로 된 라면 맛을 기대하는 라면 고관여자 2030세대와 우지 라면을 기억하는 50대를 설정했다.
삼양식품은 삼양1963을 통해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대형마트 4개입 기준 6150원으로 책정했다. 한 봉지에 약 1538원꼴로 개당 736원 정도인 기존 삼양라면보다 2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하림 ‘더미식 장인라면’, 농심 ‘신라면 더 블랙’ 등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과 가격대가 비슷하다.
고가의 프리미엄 라면이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은 변수다. 하림산업은 지난 2021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The) 미식’을 통해 봉지당 약 2200원의 프리미엄 라면을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라면 시장에서 하림의 점유율은 1% 미만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채 부문장은 “삼양1963은 기존 라면 대비 비싼 제품이 맞다”면서도 “잘 만든 라면이라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가격대라고 본다”고 답했다.
삼양1963의 목표 매출에 관해서는 “정확한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삼양라면 (매출) 이상으로 정했다”면서 “수출도 고려 중이지만 우선 내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야심 차게 선보인 우지 라면이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불닭 원톱’ 구조를 탈피할 효자 상품으로 거듭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1963이 ‘원조 라면’을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초기 판매량은 높을 수 있지만 재구매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며 “삼양식품에서는 우지로 튀긴 면을 강조하지만, 국물의 맛을 좌우하는 수프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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