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아이오닉 6N 시승기
일상부터 스포츠까지 ‘팔방미인’
고성능 전기차, 가격은 7990만원
현대차 관계자들은 아이오닉 6N을 ‘적토마’라 불렀다. 아이오닉 5N이 아직 길들여 지지 않은 야생마라면, 아이오닉 6N은 한 단계 더 성장한 ‘적토마’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기자는 충남 태안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조금 더 강해진 아이오닉 6N을 약 5시간가량 타봤다.
오랜 시간 아이오닉 6 N에 몸을 맡기며 느낀 점은 하나였다. 압도적이었다. 고성능 라인업의 명성에 걸맞게, 아이오닉 6 N은 주행의 모든 순간에서 새로운 감동을 전했다. 이 괴력의 전기차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기자에게조차 묘한 뿌듯함을 안겨줬다.
이번 아이오닉 6N의 시승 코스는 ▲일반도로 ▲코너링 ▲고속 직선 주행 ▲드리프트 ▲서킷 주행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일상생활부터 스포츠 주행까지, 언제든 아이오닉 6N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아이오닉 6N은 이 모든 구성에서 단 한 순간의 실망감도 용납하지 않았다.
현대차 N 브랜드에는 3가지 DNA가 있다. ‘일상의 스포츠카’(Everyday Sport Car)는 그 중 하나다. 기자는 공도 약 22km를 누비며 해당 DNA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이유는 아이오닉 6 N이 일상 주행과 트랙 주행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은 도로 상황을 주행할 땐 3가지 모드(에코·노멀·스포츠)를 골고루 사용해봤다. 에코모드와 노멀 모드는 일상 주행을 위한 기본 모드다. 전력 효율과 주행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가속 페달 반응은 부드러웠고, 노면 충격도 충분히 흡수했다. 기자는 에코와 노멀모드 간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다만, 일상 주행에선 모두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다.
스포츠 모드에선 명확한 차이가 느껴졌다. 해당 모드는 출력과 조향 응답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주행 모드다. 가속 페달 반응이 즉각적으로 변하며, 모터의 최대 토크를 빠르게 이끌어냈다. 엑셀을 밟는 맛이 있었다. 스티어링의 반응도 날카로워졌다.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가 민감하게 작동하면서 코너 진입과 탈출 시 차량이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아줬다.
운전의 재미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 더욱 커졌다.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응답성에 더해, N e-쉬프트가 만들어내는 ‘가상의 변속 리듬’이 기자의 오감을 자극했다. 전기차임에도 마치 내연기관의 기계적 박동이 살아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진가는 역시 ‘스포츠 주행’에서 드러났다. 스티어링 아래 위치한 버튼 하나로 N 모드를 활성화했다. 그 순간 아이오닉 6 N의 성격이 단번에 달라졌다. 대시보드의 조명이 붉게 바뀌고, 앰비언트 라이트가 박동하듯 반짝였다. 차체 전체가 긴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덩달아 기자도 긴장하게 됐다.
N 모드의 아이오닉 6 N은 단 한 번의 가속으로 그 존재를 증명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478kW(약 650마력)의 출력이 네 바퀴로 폭발적으로 전달됐다. 차체는 거대한 손에 떠밀리듯 앞으로 튀어나갔고, 기자의 등은 시트 깊숙이 파묻혔다. 아이오닉 6N의 폭발력에 등 뒤로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압권은 ‘NGB’(N Grin Boost) 버튼이다. 말 그대로 부스트 버튼이다. 기자에겐 게임 속에서나 존재하던 기능이었다. 이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에 붉은 카운트다운이 뜨고, 10초간 출력이 최고치로 폭발했다. 제로백은 3.2초. 미친 듯 앞으로 치고 나가는 차량이었지만, 노면에 단단히 붙어 있었다. 중력감 속에서도 차는 지나치게 안정적이었다.
듣는 재미도 있다. 아이오닉 6N에는 전기모터가 내뿜는 정숙함 대신, 세 가지 사운드 모드가 있다. ‘이그니션’과 ‘에볼루션’, ‘라이트스피드’ 등이다. 해당 소리가 차체 안을 가득 채웠는데, 이그니션의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박동소리가 가장 귀를 즐겁게 했다. 속 타이밍에 맞춰 들리는 ‘업쉬프트 뱅’ 사운드는 가상의 변속이 아닌, 진짜 엔진이 탑재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WRC 랠리카의 메탈릭한 고음이 스며든 ‘에볼루션’과 초고속 제트기 같은 전자음 ‘라이트스피드’도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다만, 기자에겐 다소 어색한 사운드였다. 모두 초현실적인 소리다 보니, 몰입감이 다소 떨어졌다. 운전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선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엔진소리가 더욱 좋았다.
드리프트는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기자는 운전대를 놓고, 대신 조수석에 올랐다. 이른바 ‘드리프트 택시’였다. 스티어링을 잡은 전문 드라이버가 N 모드를 설정하고 코너에 진입하자, 순간 차체가 옆으로 미끄러지듯 돌아갔다. 마른 노면이었지만, 바닥은 마치 얼음판 같았다.
이때 활용된 기능이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N Drift Optimizer)다. 말 그대로 드리프트를 위한 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드리프트의 각도(Angle), 휠 스핀(Wheel Spin), 그리고 이니시에이션(Initiation) 세 항목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후륜 구동 비율을 최대 100%까지 높이면 차체는 한계점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회전하고, ESC(전자식 차체자세 제어장치)를 단계별로 조절하면 드리프트 각도 역시 세밀하게 제어된다. 이 기능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위함이 아니다. 초보 운전자가 무리한 드리프트로 차체를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안전장치로 통한다.
운전의 즐거움을 친절히 가르쳐준 아이오닉 6 N의 판매가격은(보조금 제외 기준) 단일 트림으로 7990만원이다. 가격에 대해선 여러 말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직접 체험해 본 바로는 아이오닉 6N의 가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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