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新질서, 협업]①
점포 줄고, 협업 늘고…‘공동점포·ATM’ 실험
“비용 효율성 의문…활성화 쉽지 않아”
5년 새 점포 4분의 1 사라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2688개다. 2019년 말 3625개였던 점포가 5년 6개월 만에 937개(26%) 줄었다.
비대면 거래 확산과 인건비 절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고령층이나 소외지역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금융소외 문제가 심화됐다. 은행연합회가 2021년 3월 ‘점포폐쇄 공동절차’를 강화했음에도 폐점 추세는 멈추지 않았다. 특히 2023년 금융당국 또한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시행하면서 한때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9월 기준 다시 103곳이 문을 닫으며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 점포뿐 아니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급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만3707대였던 ATM은 올해 7월 말 2만5987대로 7720대(22.9%) 줄었다. 지역별 감소율은 ▲울산 28.4% ▲경북 27.3% ▲경남 27.1% ▲부산 26.7% ▲대구 25.4% ▲충북 24.2% ▲서울 23.9% 순이다. 디지털화에 따른 효율화 명목으로 오프라인 인프라가 빠르게 축소되는 추세다.
‘한 지붕 두 은행’…답보상태 빠진 공동점포
이에 은행권은 경쟁보다 협업을 내세워 해법을 모색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2년 등장한 ‘공동점포’다. 공동점포는 2개 이상의 은행이 한 영업점에서 ▲입·출금 ▲이체 ▲제신고 ▲통장 재발행 ▲공과금 수납 등 주요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모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굳이 주거래 은행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당초 ‘한 지붕 두 은행’ 모델로 금융 접근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막상 은행들은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공동점포는 ▲우리·하나은행(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한·국민은행(경북 영주시·경기 양주시) ▲부산·국민은행(부산 북구) ▲국민·씨티은행(대전 서구) 등 총 5곳이다. 이 중 4곳은 2022년, 1곳은 2023년에 개점했고 지난해엔 신설된 곳이 없다.
또한 4대은행과 은행연합회는 지난해부터 고령층 등의 금융 접근성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전통 지역시장에 ‘공동ATM’도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설치된 공동ATM은 ▲강원도 삼척중앙시장 ▲경북 청도시장 ▲전북 부안상설시장 ▲충남 태안시장 등 4곳에 불과하다.
‘공동운영’ 실효성 의문…해외 사례는?
공동점포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각 은행의 전산망과 보안 시스템, 영업시간, 창구 운영방식이 달라 완전한 통합이 어렵기 때문이다. 브랜드 노출, 고객 유입 효과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도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동점포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충분한 동기부여가 어려우며, 대체성 수준도 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소한의 인력배치가 필요하고, 운영 관련 비용이 유의하게 낮지 않을 수 있어 활성화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각 점포별로 제공가능한 서비스의 범주가 다르고, 일반 점포와 동일한 양과 질의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는것도 아니며 고객 인지도도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선 영국 또한 점포 폐쇄 대응을 위해 공동점포를 활성화 한 사례가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은행 점포 수가 1980년대 약 1만5000개 수준에서 2023년 6000개 이하로 줄며, 취약계층·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접근성 악화 우려가 확대됐다.
이에 영국 규제당국은 은행 점포 축소로 인한 금융 서비스 및 현금접근성 악화방지를 위해 2021년 주요 은행의 공동점포인 ‘뱅킹허브’를 도입했다. 이후 2년간 공동점포 50곳을 설치했고, 영국 금융감독청은 공동점포 개설속도를 높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뱅킹허브는 영국 9개 주요은행이 공동출자한 ‘Cash Access UK’에 의해 운영되는 공동점포다. 창구를 통한 기본 금융서비스와 커뮤니티 뱅커를 통한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해당 지역 수요에 따라 9개 회원 은행 직원들이 인접한 독립 공간에서 요일별로 교대근무하며 상담 등 대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윤보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규제당국도 현금 및 금융서비스 접근성 악화에 대응하는 해외 정책 사례 등을 참고해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유지하는 정책을 지속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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