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포경수술, 꼭 해야만 할까" 80% → 20% 급감, 이유는
포경수술은 음경 끝의 포피(包皮)를 절제하는 수술로, 과거에는 남자라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시술로 인식돼 왔다. 1970~1990년대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포경 시즌’이라 불릴 만큼 광범위하게 시행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불필요한 수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비율이 급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시행하는 국가는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이슬람권과 이스라엘, 미국, 한국, 필리핀 등이 대표적이며, 유럽과 일본은 2% 미만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포경수술 비율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위생 권장’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故) 김대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생전 “한국은 미국이 하면 따라 하는 묻지마 정책의 대표적 사례가 포경수술”이라며 “미군이 위생적이라며 권하자 그대로 받아들였고, 결국 세계 최고 수준의 포경수술 국가가 됐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초반 80%에 달하던 국내 포경수술 비율은 최근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 평균보다는 높다.
포경수술은 위생 개선, 성병·전립선암·음경암·요로감염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의료계는 포경수술을 남성이라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시술처럼 포장해왔다”며 “지금까지 검증된 명확한 장점은 단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2021년 덴마크에서 남성 81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이 성병에 걸릴 확률이 53% 더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항문생식기 사마귀는 1.5배, 임질은 2.3배, 매독은 3.3배 높았다. 음경암 발병률 또한 포경수술을 거의 하지 않는 핀란드(10만 명당 0.5명)·덴마크(0.8명)가 미국(10만 명당 1명)보다 낮았다.
수술 부작용도 적지 않다. 통계적으로 10명 중 1명은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경험한다. 너무 많이 절제해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거나, 비대칭 절단으로 변형이 생기는 사례도 보고된다. 민감도 저하로 성기능이 떨어졌다는 호소도 적지 않다.
김 교수는 “포피는 정상적인 성기능에 꼭 필요한 조직”이라며 “포경수술이 성감을 높인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포경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심한 포피염 등)이 아닌 이상, 위생 관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포경수술은 선택의 문제이지 의무가 아니다”며 “의학적 판단 없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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