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공룡들의 대결...한투·미래에셋·NH, ‘1호’ 향한 정면승부
- [IMA 출사표] ②
IMA 인가 앞둔 3파전…모험자본 역량이 승부 갈라
“혁신자본 잡아라” 한투·미래 선두, NH 안정성 승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종합투자계좌(IMA) 1호 사업자 타이틀을 둘러싸고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이 사실상 ‘IB 결전’에 돌입했다. 초대형 IB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 아래 태어난 IMA 제도가 실제 운용 단계로 진입하는 만큼, 첫 승자는 향후 시장 주도권과 상징성을 동시에 거머쥘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인가를 통해 각사는 발행어음 이후 2라운드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발행어음이 단기조달·기업금융 자금 지원 구조였다면, IMA는 이를 확장한 ‘투자 일임형 IB모델’이다. 고객 자금을 통합 운용해 기업대출·회사채 투자·혁신기업 지원을 수행하는 만큼, 자본력과 리스크통제, 모험자본 운용 DNA가 총체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4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 IMA 추진을 공식화한 뒤, 3분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신청과 함께 인가 접수를 받았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요건을 충족한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렸고,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 증자 이후에야 뒤늦게 합류했다.
3사는 모두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자본구조·운용철학·그룹 전략은 미묘하게 다르다. “누가 진짜 한국형 IB 모델이냐”를 놓고 자존심 대결이 불붙은 배경이다.
한투 “발행어음 성과 증명…IMA 조직까지 선제 구축”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운용 성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 상반기 운용부문 수익 2조4200억원,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시장 환경 변동 속에서도 수익 기반을 확실히 구축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발행어음 자금을 기업금융·대체투자·크레딧 투자로 폭넓게 배분해온 경험도 강점이다. 특히 IMA 신청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담 조직을 사전에 구성해 운용 체계와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준비했다. 인가 직후 곧바로 운용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초기 실행력’ 측면의 우위가 부각된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최근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채권 등급을 Baa3(투자적격 최하단)으로 낮춘 점이다. 회사 차원의 재무 안정성보다는 금융지주 비보유 구조와 글로벌 조달 환경 변화가 반영된 조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IMA가 ‘신뢰·리스크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출발하는 제도인 만큼, 등급 조정 이슈는 심사 과정에서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등급 전망이 안정적(Stable)이라는 점, 국내 조달 기반이 견조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에셋 “자본력과 모험자본 DNA 강점”
미래에셋증권은 박현주 회장의 모험자본 철학을 IMA에 그대로 투영한다. 2018년 종투사 요건을 충족한 이후 자본 확충과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자기자본 14조원대, 업계 1위 체제를 유지해왔다.
현재 전체 자본의 약 20%를 모험자본에 배정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위험 감내형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VC 네트워크, 대체투자 경험과 구조화 역량을 통해 미국·유럽·동남아 등 해외 투자 파이프라인도 갖췄다.
IMA 신청은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발행어음 잔여 한도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청에 나선 것은, 규제환경 변화 속에서도 장기자본 운용모델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단순 조달 여력이 아닌, 자본의 성격과 투자 철학 전환에 대한 신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익구조에서도 차별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증권사 및 운용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PE·VC·대체투자·프라이빗 크레딧 영역을 결합하는 구조적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다만 글로벌 자산 가격 변동과 대체투자 회수 환경이 변수로 꼽힌다. 대형 프로젝트와 해외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자산가격 조정기에서의 회수·유동화 능력이 인가 이후 지속적인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NH투자 “지주 신뢰·안정성…BIS 부담은 숙제”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 소속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다. 금융지주 지원·브랜드 신뢰도를 고려하면, 자본시장 내에서 가장 ‘보수적 안정성’에 강한 플레이어다. 은행·보험·농협 네트워크 기반의 고객 접근성도 강점이다.
다만 지주계열 특유의 그룹 건전성(BIS) 규제 부담은 여전하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지표로, 위험자산이 늘수록 비율이 낮아진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에 대해 BIS 비율 13%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어, NH투자증권은 모험자본 확대 시 그룹 차원의 건전성 규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제 상반기 기준 NH투자증권의 모험자본 운용 규모는 1조원대 초반으로, 이미 2조원 이상을 집행한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대비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가 주목하는 ‘1호 IMA 사업자’ 타이틀 경쟁의 본질은 결국 운용사의 모험자본 투자역량으로 귀결된다. 제도 설계 단계부터 금융당국이 명확히 제시한 바와 같이, 이 계좌는 단순히 고객 예탁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 아니라, 증권사가 혁신기업·중견기업에 자금을 장기 투입하고 회수까지 감내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이처럼 제도 설계 상 운용사가 단기 차익이나 단순 상품 판매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아니라, 중·장기 투자 및 리스크 통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는 “모험자본 운용 역량이 IMA 심사의 핵심이다”라는 문장의 근거가 된다.
즉, 단기 조달 능력보다 혁신기업에 자본을 투입하고 성장·회수 과정 전체를 견디는 운용 역량이 IMA 심사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증권사는 모험자본 운용 철학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PF·대체투자 노출이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혁신투자 특성상 회수기간이 길고, 변동성이 큰 만큼 시장 사이클을 견딜 체력도 요구된다. “IMA는 단기전이 아니라 버티는 싸움”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가는 단순한 사업자 지정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방향성을 정하는 이벤트”라며 “초대 IMA 운용사가 어디냐에 따라 향후 10년 한국 IB 생태계의 기준과 질서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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