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포스코의 현장 전문가 이희근, 사고·관세 이중고 돌파할까 [철강의 수장들]➀
- 안전·설비의 장인 이희근 포스코 사장
‘설비강건화 프로젝트’에도 사망 사고 발생
관세·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불확실성도 과제
1962년생인 이희근 사장은 전북대 금속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대학원에서 금속재료 석사를 취득했다. 1987년 포스코(당시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에서 보냈다. 그가 현장 기반의 기술 리더십으로 포스코 안팎에서 ‘안전과 설비의 장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본질에 집중하고 실행으로 답하다
취임 직후 그의 첫 메시지는 간결했다. “본질에 집중하고, 실행으로 답하겠다”였다. 여기엔 포스코가 다시 제조의 본류로 회귀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 것은 2024년 12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다. 포스코그룹은 당시 인사를 ‘현장 중심 체질 개선’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최근 몇 년간 제철소 설비 사고와 안전 문제, 그리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철강 수익성 악화가 누적된 상황에서, 그룹이 필요로 한 것은 ‘현장을 아는 리더’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본질, 실행, 현장 중심의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포스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설비 안정화를 넘어 조업 효율, 품질 경쟁력, 원가 구조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그가 주도한 ‘설비강건화 프로젝트’는 포스코 변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이 사장은 안전환경본부장 시절부터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강건화 작업을 직접 이끌었다. 제철소 내 주요 공정의 위험요소를 정량화하고,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도입해 사고 발생률을 줄이는 게 핵심이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발생했다. 지난 11월 5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에서는 유해 물질 유출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희근 대표가 설비 개선을 넘어 현장 근로자의 안전 의식과 관리 시스템을 동시에 끌어올려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야만 ‘현장으로 돌아온 리더십’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포스코가 직면한 위기는 현장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의 50% 철강 수입관세가 부과된 이후 국내 강관 제조사들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포스코의 열연강판 판매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기존 고객사의 수출길이 막히자 내수 판매도 줄었다.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과 수요망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주를 이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희근 대표 체제 이후 포스코의 철강 본업은 실적 면에서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2025년 3분기 연결 매출은 17조2610억원, 영업이익은 6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OPM)은 3.7%로, 철강 부문만 놓고 보면 전분기 대비 0.7%포인트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철강 본업이 뚜렷한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철강 본업의 견조함이 명확해졌다”며 “비철강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철강 부문이 그룹 실적을 지탱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저품위 원료 활용 확대와 원자재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 개선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철강 부문 영업이익률은 6.4%까지 올라섰으며, 본사 기준 영업이익은 58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희근 대표가 강조해온 ‘설비강건화·조업 효율화·제조원가 혁신’ 기조가 단순한 경영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 재무 성과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철강 관세 문제를 둘러싼 뚜렷한 진전이 없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50%에 달하는 초고율 품목 관세를 적용받는 철강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호무역 기조가 유지되면서 한국 철강업계의 부담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여파는 대미(對美) 철강 수출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7억8958만달러(약 4조42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6% 감소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대미 철강 수출이 최대 36%까지 줄어들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한국 철강업계에 가장 중요한 단일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철강(MTI 61) 품목 수출액이 43억5000만달러(약 6조3050억원)에 달하며, 국가별로는 부동의 1위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의 참여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주 개발사인 글렌파른(Glenfarne)과 연간 100만톤 규모의 LNG를 20년간 공급받는 내용의 예비계약(LOI)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해당 프로젝트에 필요한 가스관용 강관을 포스코가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부 가스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남부 니키스키 액화시설로 이송하기 위해 총연장 1297km, 지름 42인치(약 1067cm)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해당 구간에 필요한 파이프 수요는 약 80만톤, 원재료인 열연강판 비용만 7억달러(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철강업계는 최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수입관세(50%) 강화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번 LNG 프로젝트가 국내 철강 수요 회복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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