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GPU 26만장과 AI발 일자리 감소 바람 [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그래픽 처리 장치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컴퓨터의 영상 정보를 처리해 모니터에 뿌려주는 부품으로 게이머들이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 처리 장치)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습니다. 복잡한 계산을 순서대로(직렬) 하는 CPU와 달리, 단순한 계산 수천 개를 동시에(병렬) 처리할 수 있어 수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학습하고 패턴을 찾아야 하는 AI 딥러닝에 GPU만 한 게 없어서입니다. GPU가 AI 훈련의 속도·규모·비용을 결정지어 AI의 두뇌이자 엔진으로 불릴 정도로 핵심 하드웨어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AI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각국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상대로 한 GPU 확보전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닌데, 최근 희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경주 APEC’ 기간에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최신 GPU 26만장을 한국에 우선 할당하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2030년까지 GPU 20만장을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훌쩍 넘는 수량입니다. 젠슨 황의 약속이 지켜진다면 한국은 미국(약 2000만장)과 중국(약 150만장)에 이어 세계 3위 GPU 보유국(기존 4만5000장 포함 30만장)이 되면서 의심 가득했던 AI 3대 강국의 꿈이 잘하면 가능하겠다는 실현 가능한 꿈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는 여기에 예산을 뒷받침할 예정인데요, 내년도 AI 예산을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0조1000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2026년 예산안은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정부가 AI 산업 육성에 진심인 데다가 GPU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진 만큼 AI가 전 산업계로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선도국이 되겠다는 계획이어서 제조 강국인 한국의 ‘AI로의 대전환’이 어느 나라보다 빠를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 도입으로 세계적인 디지털 사회로 전환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는데요, AI 시대가 빨라지는 만큼 일자리도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AI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물류·항공 기업도 직원들을 대거 해고하거나 계획하고 있는데, 아마존 1만4000명, MS 1만5000명, 인텔 2만2000명, UPS 4만8000명 등입니다. AI발 일자리 감소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도 예외일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논의도, 대비도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AI 산업을 육성하면서 동시에 일자리 감소 문제도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피하거나 늦출 수도 없습니다. 정부도, 기업도, 노동자도 이 고차 방정식을 푸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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