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스포츠 의류업체 안다르의 전 이사이자 창업자 신애련 씨의 남편인 오대현 씨가 북한 해커 조직과의 불법 거래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과거 ‘운전기사 갑질’ 등 각종 논란에 이어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까지 드러나면서 안다르 창업자 일가를 둘러싼 ‘오너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는 전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씨의 범행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한다”며 즉각 법정구속을 명령했다.

오씨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온라인 게임 ‘리니지’ 사설 서버 운영 과정에서 보안 프로그램을 무력화하기 위해 북한 해커 ‘에릭’(북한명 오성혁)과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중국 메신저 QQ를 통해 해킹 프로그램을 전달받았으며, 대가로 에릭이 지정한 중국 공상은행 계좌에 6차례에 걸쳐 총 2380만원을 송금했다.

에릭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선릉라도무역총회사 릉라도정보센터 개발팀장으로, 디도스 공격과 사이버 테러 기능을 보유한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재판부는 “릉라도정보센터는 불법 프로그램을 판매해 북한 통치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오씨가 송금한 돈이 김정은 정권으로 흘러갔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오씨는 경쟁 사설 서버에 대한 해킹·디도스 공격을 직접 의뢰한 정황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북한 체제나 사상에 동조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북한 해커 조직과 반복적으로 접촉하고 금품을 제공한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오씨는 사기·상해·명예훼손 등 전과가 있으며, 일부 범행은 과거 판결 직후부터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으로 과거 안다르 경영진 논란도 재조명되고 있다. 오씨는 신애련 전 대표와 함께 안다르 성장기에 핵심 역할을 했으나, 2021년 ‘운전기사 갑질’, ‘레깅스 룸살롱’ 촬영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며 두 사람은 대표직을 사퇴했다. 당시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고객 이탈로 시장 내 점유율도 크게 흔들린 바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단순 도덕적 논란을 넘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중대 범죄가 포함되면서 브랜드에 미칠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씨는 2015년 요가 강사에서 창업자로 변신하며 안다르의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했으나, 창업자 리스크가 반복되며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안다르는 2021년 에코마케팅에 인수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신애련·오대현 부부는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안은 개인의 과거 행위일 뿐, 현 경영 상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에코마케팅은 안다르 지분 52.8%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5.4%는 기타 주주가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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