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스타트업 ‘돈 걱정’, 이젠 핀다가 맡겠습니다” [이코노 인터뷰]
- 박홍민 핀다 대표 인터뷰
창립 10년 맞은 핀다의 새 승부수 ‘핀다유니콘·AI CFO’
대출비교 1세대에서 스타트업 금융의 새 기준으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1세대 핀테크 핀다가 창립 10주년을 맞은 올해, 또 한 번의 성장 기로에 섰다. 대출비교 시장을 개척하며 ‘대출 정보 비대칭’ 문제를 앞장서 풀어온 핀다는 이제 시선을 스타트업의 ‘돈 걱정’을 줄이는 금융 솔루션으로 돌렸다. 핀다가 최근 선보인 ‘핀다유니콘’과 ‘AI CFO’는 기존 금융사와 회계 솔루션이 미처 채우지 못한 공백을 정조준한다.
지난 11월 12일 서울 강남구 핀다 본사에서 만난 박홍민 핀다 대표는 “핀다의 미션은 줄곧 ‘사람들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며 “그 미션을 스타트업이라는 가장 ‘돈 걱정’이 많은 집단으로 확장해 보고 싶어 최근에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핀테크가 ‘마통’ 서비스를…어떻게 가능했을까
최근 핀다는 기업 뱅킹 솔루션 ‘핀다유니콘’을 선보였다. 핀테크가 어떻게 ‘뱅킹’ 서비스를 할 수 있었는지 배경에는 전북은행과의 협업이 숨어있다. 핀다는 전략적 투자자인 전북은행과 손잡고 국내 최초 스타트업 전용 마이너스통장인 핀다유니콘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경 서비스를 기획한 뒤, 올해 5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를 받았다.
핀다는 전북은행과 함께 11월부터 해당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개인별로 다르지만 우대 금리가 무조건 반영되는 구조로 설계했다. 기존 마이너스통장이 1년 주기 갱신 구조라면, 핀다유니콘은 3년 만기 갱신 구조로 설계했다. 스타트업이 고비를 맞는 ‘데스밸리’(Death Valley)가 초기 3년인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선착순 100개 기업에 이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핀다유니콘 서비스를 이용 중인 창업가 중 전북은행 자체 신용평가 조건을 충족한 창업가는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스타트업은 핀다유니콘을 통해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할 수 있고, 이에 더해 기존에 갖고 있는 계좌·카드·세금계산서 등의 정보도 한번에 관리 가능하다. 실물 OTP 없이 모바일 OTP만으로 이체가 가능한 기능 또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회사 실적 변동성이 크지만 그게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고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집단”이라고 했다. 이어 “은행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이 중요한 고객은 아닌데, 핀다는 스타트업을 대접해 주는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AI CFO, ‘숫자 정리’ 아닌 ‘미래 예측’을 맡다
핀다유니콘이 뱅킹 플랫폼을 재설계했다면, 함께 출시한 ‘AI CFO’는 스타트업 재무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도구다. 기업의 거래 내역·매출·비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런웨이’를 관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런웨이란 스타트업이 추가 투자 없이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자금이 현재 얼마나 있고 이 자금으로 몇 달을 버틸 수 있으냐가 중요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신경을 쓰기가 힘들다”며 “스타트업은 계획을 세워도 변수가 많기에 이런 것들을 자동으로 관리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AI CFO의 핵심 기술은 온톨로지(ontology) 기반 구조화다. 온톨로지는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구조화해 놓은 일종의 지식 지도를 뜻한다. AI가 단순 매출·비용 항목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매출이 어떤 마케팅 비용과 연결되는지, 인프라 비용이 어떤 성장 단계와 함께 움직이는지 등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이해한 뒤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숫자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회계 솔루션은 이미 많지만 AI를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고 의사결정까지 도와주는 서비스는 없다”며 “온톨로지를 잘 구축하면 AI가 회사에 대해 학습하고, 시간이 갈수록 예측과 조언의 정밀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AI CFO 베타서비스를 이용 중인 스타트업들은 추가 기능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가장 뜨거운 반응은 벤처캐피털(VC)에서 나왔다. 박 대표는 “한 VC가 ‘투자계약서에 AI CFO 사용을 조건으로 넣고 싶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더라”며 “결국 스타트업이 재무 예측을 잘해줘야 투자자도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핀다 유니콘과 AI CFO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새로운 표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회사 관점에서도 기존과는 새로운 고객층과 비즈니스 모델을 다루는 만큼, 기존 대출비교 서비스에 이은 또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내다본다.
박 대표는 “핀다유니콘과 AI CFO를 사용하는 스타트업이 많아질수록, ‘스타트업이라면 당연히 핀다유니콘 계좌를 쓰고 재무 관리를 맡긴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이 서비스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훨씬 적은 리소스와 비용으로도 더 높은 수준의 재무 관리를 경험할 수 있고, 그 기반 위에서 더 빠르게 성장해 결국 유니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고객 리뷰 한 줄에 울컥…시행착오가 만든 ‘오리지널리티’
박 대표는 핀다 창립 이후 현재까지 프로덕트마켓핏(PMF)을 찾기 위한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PMF란 서비스가 고객의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단계를 뜻한다. 핀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박 대표가 가장 먼저 떠올린 장면은, 압도적인 성장 그래프도 투자 유치 순간도 아니었다.
그는 “초창기 고객 리뷰 하나 때문에 울컥했던 적이 있다”면서 “한 고객이 ‘죽을 것 같았는데 핀다 덕분에 살았다’고 리뷰를 남긴 적이 있는데, 그 한 줄이 너무 큰 울림이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고객의 한마디”라며 “핀다의 원칙 1번이 ‘땡큐 핀다’(Thank you Finda)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간의 아쉬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2015년 창업 후 약 5년간 PMF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2019년 국내 최초 대출비교 서비스 런칭 후에야 본격적인 시장 성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 시장에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박 대표는 “대출비교 시장을 가장 먼저 고민하고 만들었지만, 더 큰 트래픽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나중에 들어와 시장의 판을 가져갔다”며 “핀다가 압도적인 격차를 만들어내지 못한 점은 지금도 아쉽다”고 회상했다.
박 대표가 10주년을 맞아 강조하는 단어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다. 박 대표는 “우리는 누군가를 따라 하는 회사가 아니라, 문제 정의부터 해결 방식까지 ‘핀다식 접근’을 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며 “대출비교 시장의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스타트업 금융의 기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향후 3~5년 간 핀다는 글로벌 시장 확장과 코스피 상장 등을 목표로 성장해나간다는 복안이다. 박 대표는 “클라우드와 AI 발전이 해외진출을 용이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은 아직 리서치 단계지만,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년 내에는 규모 있는 성장을 이룬 뒤, 코스피 상장을 위한 최적의 시점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핀다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며 “특히 핀다유니콘과 AI CFO는 막 시작한 서비스라, 빨리 경험해볼수록 더 많은 혜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겠다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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