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5세대 실손보험 온다...골칫덩이된 ‘국민보험’ 생명줄 연장되나
- [5세대 실손, ‘구원투수’ 될까]①
5세대 상품, 내년 출시 유력...비급여 자기부담률 상승이 핵심
3~4세대 실패 전례..."상품 되살릴 사실상 마지막 기회"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다시 한 번 대수술대에 오른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르면 내년 중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5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관련해 도입 취지를 분명히했다. 만성적인 손해율 악화를 초래하는 구조적 결함을 고치고, 누수에 가까운 비급여 진료 청구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3·4세대 실손보험 개편이 사실상 실패로 평가받는 만큼, 5세대 역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시선이 공존한다.
보험금 80%는 특정 가입자 몫…구조부터 비틀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월 18일 실손보험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 자리에서 “도덕적 해이, 과잉진료 등 비급여 버블을 폭증시키는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인 제3자 리스크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5세대 실손보험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세부 내용 확정이 늦어지며 내년 1~2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5세대 실손보험은 비중증·비급여 치료의 자기부담률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하고 도수치료·비급여 주사 등은 보장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약 9%가 전체 보험금 지급액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의 상당수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다. 해당 상품들은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10% 수준으로 낮고, 비급여 항목까지 폭넓게 보장한다. 사실상 병원비 대부분을 보험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현행 실손보험 상품의 자기부담률은 ▲1세대(2009년 이전 판매)가 0% ▲2세대(2009~2017년 판매) 0~10% ▲3세대(2017~2021년 판매) 20% 이상 ▲4세대(2021년 이후 판매) 급여 20%, 비급여 30%다.
1·2세대 상품으로 보험사 부담이 심화되자 당국은 자기부담률을 조금씩 높인 실손보험 상품을 꾸준히 내왔다. 5세대 상품은 4세대보다 자기부담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안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 이른바 ‘과잉 진료 논란이 많은 항목’은 기본형 보장에서 제외되거나, 별도의 특약 형태로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보장 구조 자체도 바뀐다. 급여 항목은 보장하되 자기부담금을 확대하고, 비급여는 개인 의료이용 성향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는 구조가 유력하다. 쉽게 말해 “많이 쓰는 사람은 더 내고, 덜 쓰는 사람은 덜 내는” 방식이다.
보험업계는 비급여만 통제해도 손해율 개선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전체 보험금 지급 중 비급여 비중은 약 35~40%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도수치료 등 반복 진료성 비급여 항목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의료쇼핑’하듯 찾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치료 통제만으로도 손해율이 20~30%포인트 이상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엔 다를까…3·4세대 실패의 그림자
2017년 도입된 3세대 역시 비급여 특약을 분리했지만 강제성이 없었고, 기존 가입자의 대규모 이동도 없었다. 2021년 출범한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인상하는 구조를 도입했지만, 가입자의 체감 효과는 미미했다. 4세대 도입 당시 구세대 상품에서 신상품으로 이동할 경우 보험료 할인, 갱신 시 인상 자제 등 각종 유인책이 쏟아졌다. 보험사 역시 1·2세대 상품의 보험료를 매년 큰 폭으로 인상하며 압박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세대 전환율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기존 고손해 가입자는 여전히 1·2세대에 머물렀다.
5세대는 이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단순한 상품 개편이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시도다. 비급여를 통제하지 못하면 실손의 존속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강제 전환이 없는 한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회의론도 크다.
5세대 실손의 최대 관건은 소비자 수용성이다. 비급여 보장이 줄고 자기부담률이 높아질 경우, ‘보험의 효용’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국민 3900만명이 이용하는 실손보험은 사실상 건강보험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반쪽 보험'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공감대는 비교적 명확하다.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보험료 인상→이탈 가속→손해율 악화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5세대가 실패할 경우, 실손보험은 더 이상 민영보험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5세대가 실패하면 실손보험은 사실상 공적 보험 논의까지 갈 수 있다”며 “이번이 마지막 구조개편이라는 각오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갓 잡은 갈치를 입속에... 현대판 ‘나는 자연인이다’ 준아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1/21/isp20251121000010.400.0.jpg)
![딱 1분… 숏폼 드라마계 다크호스 ‘야자캠프’를 아시나요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5/11/09/isp20251109000035.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FDA 1상 앞둔 파이메드바이오 “암·섬유증 공통 스위치 찾아…혁신 도전"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홍명보호, 2026 WC '이 팀들'과 A조 편성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李대통령-손정의 회동…한국에 ‘ARM 스쿨’ 설립 본격화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예산 남았다” 착시에 모태 예산 3천억 증발…출자시장 ‘조기 경색’ 우려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월가 5대 IB, 에이프릴파바이오 美파트너사에 일제히 '매수' 제시한 이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