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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사망자 중 연명치료율 67%"…본인도 원치 않고 가족 경제적 부담도 증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치료가 불가능한 생애 말기 환자의 연명의료 시술에 드는 건강보험 지출이 현재 추세로 이어진다면 2070년에 약 17조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1일 '연명의료, 누구의 선택인가:환자선호와 의료현실의 괴리, 그리고 보완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의료 시술을 경험하는 환자 수와 고령 사망자 대비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연명의료결정법'이 2018년 시행됐지만,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사망자 중 67%는 연명의료 시술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한 비율은 16.7%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고령층 상당수가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의견을 표한것과 대비된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 84.1%는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연명의료 시술이 대부분 환자의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시각적 통증 척도'(VAS)를 활용해 측정한 결과 연명의료 시술을 받는 환자들이 느끼는 평균 고통지수는 35점으로, 심폐소생술(8.5점)이나 삼차신경통(10점)의 3∼4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기 착용 등 고강도 시술을 집중적으로 받은 일부 환자의 경우 고통 지수가 127.2점에 달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인로 한은 경제연구원 임금노동실 차장은 "생명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필연적이지만, 연명의료 환자가 겪는 고통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피할 수 있던 고통"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연명의료로 인해 환자 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경제적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명의료 환자가 임종 전 1년간 지출하는 생애 말기 의료비 평균은 2013년 547만원에서 2023년 1088만원으로 늘어났다. 10년간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65세 이상 가구 중위소득의 약 40% 수준이다.
연구진은 현재처럼 고령 사망자 중 연명의료 시술을 받는 비율이 70% 가까이 유지될 경우 건강보험이 지불하는 연명의료비 지출은 2030년 3조원 수준이지만, 2070년에는 16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연명의료 시술 비율이 고령층 설문 결과를 반영한 15% 수준까지 떨어진다면 비용은 3조6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차장은 "이렇게 절감한 비용을 호스피스 등 생애 말기 돌봄 시설 등 필요한 곳에 재배치를 한다면 환자의 생애 말기 삶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가 3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연명의료에 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죽음에 관한 논의를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지방 중소·요양병원 내 연명의료 중단을 위한 윤리위원회 부재, 임종기 판정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한은은 이 보고서를 이날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생애말기 의료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연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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