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가능성 높은 중동 시장 공략 속도
내년부터 치열한 경쟁...정부도 지원사격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중동 지역 여성들은 부르카·히잡 등으로 신체 일부만 노출한다. 이에 노출 부위 관리 제품이 인기다. 특히 눈썹·속눈썹 제품을 바르지 않고는 외출을 꺼릴 정도다. 중동 지역은 전통 의복 변화와 함께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뷰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뷰티 기업의 중동 지역 담당자들이 한 현지 시장 평가다.
한국 기업들이 기회의 땅으로 중동 뷰티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매출 효자로 불리던 중국 시장의 분위기는 자국 브랜드 선호도 증가로 예년 같지 않다. 반면 중동은 K-뷰티 선호도 증가와 높은 성장 가능성 등으로 기대감이 높아진다. 올해는 중동 공략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내년에는 중동 내에서 K-뷰티 간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돈 되는 시장...중동 붐 올라탄다
국내 주요 뷰티 기업들은 최근 중동 시장 안착을 위한 사전 준비로 분주하다. 에이피알은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인력 채용에 한창이다. 회사는 내년 초 채용을 목표로 중동 등에서 활동할 해외 기업 간 거래(B2B) 영업 담당자를 채용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중동 지역 담당 마케터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핵심 시장 중 하나로 중동을 선정하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각 지역의 고객 특성에 맞춘 상품과 콘텐츠를 개발함과 동시에 글로벌 유통사와의 협업 체계를 강화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 중심으로 브랜드 쇼케이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회사는 쇼케이스 참여 업체로부터 받은 제안서를 검토해 최종 파트너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향후 2~3년 간 다양한 브랜드 전개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도 수출 다변화를 위한 교두보 마련 목적으로 중동 시장에 첫 발을 내딛고자 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10월 중동 최대 규모 뷰티·웰니스 박람회 ‘두바이 뷰티 월드’에 참가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중동 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인접 국가 및 채널 확대를 위함”이라며 “중동 내 시장 개발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을 앞세워 내년부터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이미 회사는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할랄 화장품 인증 등의 인허가와 각종 제반 사항에 대한 준비도 끝마쳤다.
지난 2006년부터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린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과 현지화 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현지 특성을 반영해 출시한 ‘더페이스샵 올오버 퍼퓸미스트’의 올해 상반기 사우디·UAE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UAE 아부다비에서 현지 헬스케어 유통기업 라이프헬스케어그룹(LHG)과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양사는 LHG의 드럭스토어 체인 브랜드 라이프머시를 활용해 국내 유망 K-뷰티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정부도 K-뷰티의 중동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할랄 요건을 갖춘 원료 등 제조사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함께 인증 컨설팅 및 인증 기관 간 상호인정 등 국제협력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픈손가락’ 중국서 벗어날 기회
기업들이 중동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데이터포케스트에 따르면 중동 뷰티 시장은 2033년 254억4700만달러(약 37조3700억원) 규모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2024년부터 2033년까지 중동 뷰티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56%로 추산된다.
중동 지역 소비자들의 K-뷰티 관심도 증가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화장품(비누·치약 포함)의 올해 3분기 GCC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4% 증가한 1억149만7000달러로 집계됐다. 한류 열풍이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K-뷰티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호재다. 정부는 지난 2023년 GCC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화장품 무관세 혜택이 기대된다. 산업통상부가 올해 초 공개한 GCC FTA 협정문에 따르면 화장품 등 한국 제품 약 90%가 관세 철폐 대상이다.
기업들은 중동 시장 안착을 통한 중국 의존도 완화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과거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 등 주요 기업이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시장의 성공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점차 높아졌다. 한때 이들 기업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50~60%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최근 흐름은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기업들의 중국 매출 비중이 10%를 밑돌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K-뷰티 대중국 수출액도 지난 4년 간 계속 줄었다. 지난 2021년 48억달러를 넘겼던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24억달러대에 머물렀다. 중국 뷰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자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높아진 탓이다. 중국향료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중국 뷰티 시장 내 자국 브랜드 점유율은 2023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지난해 55%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글로벌 다각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많이 낮추며 실적 회복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기업은 과거 중국에서의 영광에 취해 허우적거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기업들이 중국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현지 뷰티 시장의 규모가 200조원을 웃돌 정도로 큰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은 앞으로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중동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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