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람을 뽑는 순간, 리더의 책임이 시작된다 [CEO의 서재]
-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의 추천 도서
직감과 확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프로세스의 필요성
핵심 인재 선발에 직접 나서는 리더의 역할 강조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채용은 인사 조직에 맡길 사안이 아니라, 리더가 직접 책임져야 할 핵심 책무라고 봅니다.”
전자서명 스타트업 모두싸인(Modusign)을 창업해 10년 만에 32만개 기업·기관 고객을 확보한 이영준 대표는 최근 조직 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채용’을 다시 꺼내 들었다. 모두싸인이 전자서명 서비스를 넘어 계약의 작성–협의–승인–체결–사후관리까지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AI 계약관리(CLM)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국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기술’보다 ‘사람’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가 임원진과 리더들에게 추천한 책은 제프 스마트와 랜디 스트리트가 쓴 ‘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사람을 뽑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들은 오랜 기간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컨설팅과 교육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채용을 둘러싼 막연한 직감과 관행을 데이터로 해부한다.
책의 기반이 된 자료는 방대하다. 20명의 억만장자와 300여명의 CEO를 대상으로 진행한 1300시간 이상의 인터뷰를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캐플런 박사팀이 통계적으로 분석해 하나의 채용 기법으로 정리했다. 단순한 성공담 모음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반복 검증된 질문과 평가 방식, 의사결정 구조를 체계화한 것이 특징이다.
‘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는 이력서 검토 단계부터 인재 발굴, 구조화된 면접 질문 설계, 면접 평가표 작성, 최종 선발 이후 입사 설득까지 채용의 전 과정을 세밀하게 다룬다. 신입 사원부터 경력직,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조직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실제로 미국 식품기업 크래프트 하인즈,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 책에서 제시한 채용 방식을 도입해 성과를 냈다는 사례도 소개된다.
이영준 대표가 이 책에서 가장 크게 공감한 대목은 “리더 본인의 직감과 확신이 오히려 채용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창업자는 자기 확신이 강한 존재이고, 사람을 볼 때 ‘내가 저 사람의 잠재력을 알아봤다’는 감각에 기대기 쉽다”며 “이 책은 그런 방식을 ‘맹목적 채용’이라고 명확히 규정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과거 직감에 의존해 채용을 결정했던 경험을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데이터와 질문, 레퍼런스로 검증되지 않은 확신은 단기적으로는 빠른 결정을 가능하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비용과 리스크를 키운다는 점을 이 책이 구조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이후로는 ‘내 눈을 믿자’가 아니라,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프로세스를 만들자’는 쪽으로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문장으로 그는 “채용은 인사팀의 일이 아니라, 리더 자신의 일이다”라는 메시지를 꼽았다. 회사가 커질수록 채용이 인적자원(HR) 조직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리더는 지원자 풀을 검토하는 역할에만 머무르기 쉽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책을 읽고 난 뒤 핵심 포지션과 핵심 인재만큼은 반드시 대표가 직접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핵심 직무 채용 과정에서 공고 작성, 후보 발굴, 최종 인터뷰, 오퍼 단계에서의 설득까지 직접 개입하는 비중을 크게 늘렸다. 그 결과 채용 실패가 줄었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사람이 문제다’라는 결론 대신 ‘채용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놓쳤는가’를 먼저 점검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를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일수록 반드시 한 번은 정독해야 할 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채용은 단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반복적으로 설계하는 일”이라며 “감각이 아니라 구조로 사람을 뽑고 싶은 리더라면 이 책이 좋은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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