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가 글로벌 차세대 경제 리더, 청소년 기자단 영 저널리스트와 함께합니다. 영 저널리스트 기자단은 프리미엄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논술 전문 기관 Ni 에듀케이션과 함께 주요 시사 이슈를 팔로우업하고 직접 기획, 취재, 기사 작성 활동을 하며 사회적 문제를 고심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번 기사는 영 저널리스트 기자단이 현 사회현상에 대해 학생들 시선에서 ‘왜’라는 질문을 갖고 직접 취재해 작성한 기획기사입니다. 영 저널리스트 기자단의 기획기사는 영문과 국문, 두 형태로 게재합니다.
[이준희 영 저널리스트] 만약 당신의 DNA를 조작해서 불치병을 고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과거에는 치료가 불가능 했던 불치병들도 완치시킬 수 있는 의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 중 각광받고 있는 의술 중 하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희귀병 치료한 유전자 편집기술 ‘CRISPR’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은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크리스퍼)이다. 지난해 미국 연구진이 이 기술을 통해 희소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기의 생명을 구해 화제를 일으켰다. CRISPR 기술은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잘라낼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로 2020년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CRISPR은 한마디로 유전자의 원하는 부분만 골라서 자르고, 고치고, 바꾸는 기술이다. CRISPR기술에서 어디를 자를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가이드RNA(리보핵산, ribonucleic acid)다. 가이드RNA가 특정 DNA의 위치를 찾으면 Cas9단백질이 그 지점의 DNA를 잘라낸다.Cas9단백질이 실제로 DNA를 자르는 가위역할을 하는 것이다.
DNA가 잘리면 세포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려고 한다. 세포가 DNA를 복구시키는 방식은 2가지로 나뉜다. 첫번째 방식은 잘린 DNA의 양 끝을 다듬어 이어붙이는 비상동말단연결이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 작은 서열이 삽입되거나 결실되어 유전자가 기능을 잃을 수 있다. 두번째 방식은 동형방식수선으로 원하는 서열의 DNA를 붙여 잘린 DNA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분열하지 않는 세포에는 작용하지 않고 유전자 교정 효율이 낮다.
이렇게 DNA복구 과정에서 유전자를 삭제, 수정하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해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하거나 원하는 유전자를 도입할 수 있다.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없애거나 새로운 유전자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유전병 치료, 암 치료 연구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출생 직후 130만 명 중 1명이 걸리는 희귀병, CPS1 결핍증을 진단받은 아기, KJ멀둔. 멀둔은 지난해 유전자 속 문제가 되는 DNA를 정확하게 잘라내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로 세 차례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별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을 회복했다. [사진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홈페이지]
CRISPR 기술을 사용한 첫 사례는 2025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KJ 멀둔이라는 10개월 영아의 중증 CPS 결핍증을 치료한 것이다. ‘중증 CPS 결핍증'은 암모니아가 체내에 축적돼 주요 장기를 훼손할 위험이 있는 치명적인 병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멀둔은 간이식을 통해서도 치료할 수 있지만 결국 유전자 치료를 선택했다.
의료진들은 6개월간의 연구 끝에 CRISPR를 바탕으로 한 DNA의 염기서열을 집어 교정하는 염기 편집 기법을 사용했다. 2025년 2월, 3월, 4월 총 3차례에 걸쳐 약을 투여받은 멀둔은 건강한 상태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전자 치료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관찰이 더 필요하지만 이 사례를 통해 CRISPR가 성공적으로 치명적인 병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윤리적, 도덕적 문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유전자 편집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복원하고 유전병이나 암같은 다양한 질병의 새롭고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를 편집하면 인류와 자연에 광범위하고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윤리적, 도덕적 문제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우선 유전자 편집의 주 목적인 병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를 편집해야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CRISPR로 목표한 유전자 부위만을 자른다고 하지만, 편집의 오류를 배제할 순 없다. 편집 후 잘린 부분을 수정하는 과정에서의 오류도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배아 세포 편집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없다. 또한 문제가 생긴 유전자는 계속해서 유전될 것이기 때문에 되돌릴 방법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비 부모만의 동의로 유전자 편집이 진행되는 것은 윤리적으로 어긋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만일 배아상태에서의 편집이 가능해진다하더라도 이는 더욱 큰 사회적 문제를 낳을 것이다. 부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자식들의 유전자를 편집해서 가장 좋은 유전자만을 물려줄 것이다. 한마디로 부자들의 자녀들은 가능한 한 가장 완벽한 외모와 지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선택의 기회조차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특정 집단은 날 때부터 다른 이들을 압도하게 될 것이고, 이는 인간은 모두 평등하게 태어난다는 통념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
명확하고 올바른 국제적 협약, 규제 필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안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약과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 가장 실행 가능하고 이상적인 가이드라인을 위해서는 각국의 과학자들과 윤리학자들, 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깊고 실용적인 회의가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한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저마다 다른 문화와 이념을 갖고 있기에 모두가 동의하는 정확한 선을 정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사회적 규범이기에 이를 과학에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현대 시대에 인류가 평화를 유지하고 기술들을 감당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우리에게 많은 득을 가져올 새로운 발명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것이 불러올 윤리적 갈등에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비윤리적부분은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올바른 유전자 편집 기술이 가져다 줄 미래의 의학 시스템의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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