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CIA 국장이 애플·엔비디아 CEO 부른 이유[한세희 테크&라이프]
- 대만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TSMC 의존도 줄이려는 미국
삼성전자에 러브콜 보내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
[한세희 IT 칼럼니스트]테슬라는 지난해 7월 차세대 AI 반도체 ‘A16’ 생산을 삼성전자와 협력해 만들 계획이라고 밝혀 수많은 삼성 주주들을 기쁘게 했다. 계약 규모는 165억달러, 우리 돈 약 23조원에 이른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삼성전자 테일러 팹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어 10월엔 대만 TSMC와 만들려던 A15 칩에 삼성전자도 참여한다고 밝히는 등 우리나라와 협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코리아의 AI 칩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태극기 이모티콘 16개를 함께 올리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머스크의 관심은 기존 반도체 위탁생산 핵심 파트너 TSMC가 있는 대만이 조만간 중국에 공격당해 반도체 공급이 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는 미국 정부와 빅테크 기업들에 관한 기사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 일에서 손을 뗀 후, 대만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걱정해 삼성전자와 계약을 적극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월가 애널리스트와 대화하며 “사람들이 수년 안에 주요한 결정 요소가 될 몇몇 지정학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만 반도체 끊기면 세계 경제 마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리라는 우려는 트럼프 행정부만의 생각이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23년 조 바이든 재임 시절 지나 레이몬도 당시 미국 상무부 장관 요청으로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에이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직접 실리콘밸리에서 미국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 대표들에게 기밀 브리핑을 했다.
이 자리엔 팀 쿡 애플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등이 함께 했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미국 양대 정보 기관의 수장은 중국의 군비 지출 등을 볼 때 2027년 대만에서 변고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들은 쿡 CEO는 후에 정부 관료들에게 “(걱정으로) 한눈을 뜨고 잠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휘두르고,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는 등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 회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 목표는 민주당과 공화당을 가리지 않는다. 반도체지원법(CHIPS)을 제정해 반도체 기업의 국내 투자에 막대한 지원금을 쏟아붓느냐, 해외에서 수입되는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물려 국내 생산을 유도하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바이든 행정부의 권고로 2022년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의뢰해 작성한 기밀 보고서엔 대만산 반도체 공급이 끊길 경우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이란 경고가 담겼다.
미국의 경제 생산은 1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금융위기 때의 2배에 달한다. 중국은 더 타격을 입어 16% 위축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2조5000억달러(약 3600조원) 및 2조8000억 달러(약 4030조원)의 타격을 입으리라는 추산이다. 대만 반도체가 만들어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10조달러, 1경원 이상이 허공에 사라진다.
미국이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간주하는 고성능 AI 반도체 등 주요 첨단 반도체 제품의 90% 이상이 대만에 집중돼 있다.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은 수개월 어치 반도체 재고만 쌓아 둔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현재 미국의 주요 취약점 중 하나로 꼽힌다.
정권 가리지 않는 반도체 제조 역량 확보 욕심
최근 수년 간 민주당과 공화당 정권이 줄곧 반도체 리스크를 경고해 왔지만 미국 기업들 반응은 소극적이었다. 이미 앞선 기술과 제조 생태계를 구축한 대만을 두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면 비용은 25% 이상 비싸질 것이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급 ▲인건비 ▲인허가 등 모든 비용이 더 높아진다. 중국이 자국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대만 공격을 실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도 ‘탈대만’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였다.
정부로선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에 따라 영토를 얻기 위해 군사 공격을 감행하는 옛날식 국제 관계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졌을 터다. ‘맥도날드가 있는 나라들 간의 평화와 협력’이 있는 시절이 저물어가고 중국이나 러시아 같이 큰 군사력과 자원을 가진 권위주의 대국의 행태를 걱정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정부는 AI 기술 패권을 위해 반도체 자체 생산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 역시 AI 시장 주도를 노린다는 점에선 정부와 목표가 같지만,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느라 한 푼이라도 반도체 비용이 올라가는 것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TSMC나 삼성전자 같은 기업의 팔을 비틀어 미국에 생산 시설을 건설하도록 하는 것은 차라리 쉬운 일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TSMC는 미국 아리조나 주에 1000억달러 이상 투자를 약속했다. 이들 미국 내 팹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애플이나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가 주문 물량을 충분히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TSMC는 최첨단 제조 공정은 대만에서 운용한다는 암묵적 방침이 있다. 최첨단 제품에 비해 1-2세대 늦고, 조직문화나 인건비 문제로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 기술 기업의 반도체 수요 절반을 국내 생산 제품으로 채우길 바라는 정부 목표가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구나 미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는 패키징 등 후공정 작업을 위해 다시 대만에 갖다 와야 하는 상황이다.
TSMC 의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가진 우리 나라 입장에선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더 생각할 문제도 있다. 미국이 충분한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갖추는 시점이 되면, 대만은 어떻게 될 것인가?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 실제 중국과 이웃해 살아갈 아시아 국가들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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