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전쟁 피크 지나도 오른다”…K건설·방산으로 이동하는 투자 흐름
- 종전 이후 재건·원전 수혜 기대에 건설주 급등
방산은 수출 모멘텀 지속…“전쟁 이후에도 사는 장세”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중동 전쟁과 관련한 종전 협상이 계속 진행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전쟁 이후’로 이동하고 있다.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군사 충돌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전쟁 이후에도 건설과 방산 분야가 재건과 안보 수요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KRX 건설지수, 전쟁 중 23.8%↑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발생한 지난 3월 이후 건설 관련 주들이 급상승을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KRX 건설지수는 지난 3월 3일 1401.31에서 4월 14일 1735.77까지 높아지며 23.8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급등락을 이어갔지만 건설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우상향을 보였다.
개별 종목의 상승폭은 더욱 가팔랐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은 164.04% 급등했고 GS건설과 현대건설도 각각 80%대, 2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대우건설 508% ▲DL이앤씨 141% ▲삼성E&A +115% ▲현대건설 90% ▲GS건설 90% 등을 기록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4월 15일 하루에만 장중 25.32%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는 기술적 반등을 넘어 ‘재건 수혜’ 기대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중동 지역 인프라 복구 수요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전쟁 과정에서 훼손된 도로, 항만, 에너지 시설 등의 복구는 필수적인 데다,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국가들과 장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경험이 있는 만큼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서 수주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발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원전 관련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건설사의 추가 주가순자산비율(P/B)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한 글로벌 원전 발주 트렌드의 가속화,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미국 인프라 건설에 한국 건설사 참여 가능성, 이란 전쟁 이후의 중동 재건 수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산, 전쟁 일단락돼도 조정 폭은 제한적”
방산 업종 역시 단기 테마를 넘어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군비 확충 수요는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중동 군사 충돌에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의 위력이 재확인되면서 중동 국가들은 방공망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분위기다. 특히 특정 국가에 의존하던 기존 무기 도입 구조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의 존재감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체계 도입을 검토하거나 확대하려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가 한화와 LIG넥스원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M-SAM)’ 체계의 인도 일정 단축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LIG넥스원 주가는 4월 13일 장중 97만원대를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신고가 경신은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된 영향을 받았지만, 증권가에서는 각국의 국방비 증액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한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과 납기 대응 능력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 실적 가시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 27일부터 4월 8일 동안 주요 방산 4사 합산 시가총액은 16.5% 상승하며 코스피 대비 22.5%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며 “이대로 이란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조정 폭은 제한적일 전망으로, 러·우 전쟁의 불씨가 상존하고 전력 보충을 위한 재고 확보 및 신규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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