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한은 첫 출근’ 신현송 총재 “무거운 책임감…신중·유연한 통화정책 운영”
- 디지털 금융 추진·구조개혁 등 과제 제시
조직 운영방식 변화 예고…경계 허물고 유기적으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 4년 간의 포부에 대해 밝혔다. 이날 신현송 총재는 “오랜 기간 해외 학계와 국제기구에서 일해 오다 한국은행과 우리 경제에 헌신할 기회를 갖게 되어 무한한 영광이지만, 저에게 주어진 책무를 생각하면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신 총재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며 “정책변수간 복잡한 상충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재점검하고, 정부와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정책 공조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과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 총재는 금융안정에 대해 기존 틀을 넘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해외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자산시장과의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기존의 건전성지표와 함께 시장 가격지표의 움직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비은행 부문의 확대, 시장간 연계성 강화를 고려해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정보접근성을 제고하고 금융기관의 부외거래, 비전통 금융상품 등으로 분석의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화·디지털화 흐름 속에서 화폐 신뢰와 지급결제 안정성 확보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신 총재는 원화 국제화를 위해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외환거래 접근성과 안정성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선하고, 원화 기반 자본·실물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디지털 금융 대응도 병행한다.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해 CBDC와 예금토큰의 활용도를 높이고, 아고라 프로젝트 등 국제협력을 통해 디지털 지급결제 환경에서도 원화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구조개혁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신 총재는 “구조적 문제는 통화정책 운영의 여건을 이루는 핵심 변수”라며 “경제구조가 달라지면서 경제현실과 경제주체들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커질 경우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의 운영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신 총재는 “한국은행의 위상이 제고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개개인도 함께 성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조사연구와 정책, 현업과 관리 등 전 부문에 걸쳐 성장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 합당한 처우가 뒷받침되도록 조직문화와 내부경영의 개선에 꾸준히 힘쓰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행 안의 여러 부문이 경계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늘날 실물과 금융, 국내와 해외경제는 서로 맞물려 움직이기 때문에, 직원 각자가 자신의 영역에 깊은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영역에 대한 이해를 넓혀 종합적 시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울러 그는 “오늘날 한국은 K-컬처뿐 아니라 K-점도표 등 한국은행의 정책적 경험 면에서도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축적해 온 연구와 정책 경험이 BIS, IMF를 비롯한 국제 논의에서 의미 있는 기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내외 담론 형성에 적극 참여할 장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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