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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출신의 ‘센터상’ 임윤아 디티앤씨 바이오그룹 사장 “위기는 기회”
- 화려한 이력·글로벌 제약사 두루 거친 재원
척박한 국내 CRO의 글로벌 진출 전략 몰두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임윤아’. 낯설지 않은 이름부터 시선 집중이다. 약사 출신으로 글로벌 제약사 GSK·산도스·애보트·파마노비아·메디라마 등을 거친 이력은 더 화려하다. 영업부터 마케팅, 사업 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뒤 마침내 그룹의 핵인 ‘전략기획’의 수장을 맡게 됐다. 임윤아 디티앤씨 바이오그룹 전략기획사장(CSO)은 확실한 ‘센터상’을 무기로 미래 전략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약사 출신 다재다능한 ‘바이오업계의 센터’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브레인의 사무실이라 무거운 공기가 가득할 것 같았지만 ‘월드스타’ 손흥민의 경기 일정이 담긴 축구 캘린더를 보고 경계심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이처럼 임 사장은 무거운 직함과는 달리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다.
“바이오업계의 소녀시대입니다”라는 낯간지러운 멘트를 어색한 자리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활용한다고 했다. 그는 “이름이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와 같아서 지난 20년간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름 하나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편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좋은 전략”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약사를 시작으로 임 대표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만만치 않은 열정이 느껴진다. 신약 개발을 제외하곤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역량을 쌓아왔다. 특히 파마노비아 초대 한국지사장을 역임하는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약 30년의 경험을 쌓았다.
그는 “대형 약국에서 약사로 굉장히 좋은 경험을 했고, 고객들과 대인 커뮤니케이션 등을 하면서 영업의 기본을 배울 수 있었다”며 “당시 외국계 제약사로는 유일하게 제네릭(복제약) 마케팅을 펼쳤던 산도스에서 연 매출 7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신장시키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이에 산도스의 첫 베트남 지사 설립 멤버로 뽑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파마노비아의 초대 한국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조직의 수장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이어 메디라마에서는 신약 개발 전략을 컨설팅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커머셜 오퍼레이션 총괄(COO)을 지냈다.
디티앤씨 바이오그룹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임 사장에게 비임상과 임상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를 맡겼다. 바이오그룹의 글로벌 진출을 견인할 적임자로 박채규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인물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기업과 기업 사이의 연결·교감을 중시하는 임 사장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후발주자로서 고객사와 신뢰를 쌓는 것부터 차근차근 수행하고 있다. 당장의 회사 매출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관련해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FDA는 잘만 활용하면 되게 도움이 되는 규제 기관이다. 디티앤씨알오가 일종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할을 자처하면서 고객사에 FDA 컨설팅을 하고 있다. 또 미국의 파트너사인 래디우스 리서치와 연결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래디우스 리서치와 고객사가 직접 계약을 하는 시스템이라 당장은 디티앤씨알오가 돈을 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와 과정을 통해 내실을 쌓고 있고, 언젠가는 자력갱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격변기’ 어려울수록 베팅 필수
그룹 전략기획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는 홍보다. 무엇보다 고객사에 디티앤씨알오의 풀라인업 서비스를 알리는 게 급선무다. 바이오그룹은 ▲CRO를 담당하는 디티앤씨알오 ▲비임상·임상 검체분석 및 임상시험 지원을 수행하는 휴사이언스 ▲임상 및 비임상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업체 세이프소프트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다. 이를 위해 임 사장은 여전히 전통의 PR(Public Relations)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초창기 직장 생활을 할 때 PR은 ‘피터지게 알려라’의 줄임말로 통용됐다. 요즘 방식은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려라’로 바뀌었는데 현재 그룹의 기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최대한 널리 알려야 한다는 전략”이라고 피력했다.
최근 약가 인하 이슈로 CRO의 업황이 좋지 않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임상 3상 면제 현실화 등 글로벌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격변기이기도 하다.
바이오텍들이 약가 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부터 줄이면서 CRO 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그렇지만 어려운 상황일수록 내실을 다지며 기회를 엿본다는 입장이다. 디티앤씨알오가 지난해 가장 어려운 시기에 3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약동학(PK)·약력학(PD) 센터를 개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 사장은 “고객들이 요청할 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막상 준비하려면 돈도 시간도 사람도 들어가기 때문에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래도 미래의 기회를 위해 임상시험과 인허가 컨설팅까지 원스톱 통합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도 맺고 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일본·동유럽·태국 등에 파트너사를 두고 있다.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통해 최대한 효과적으로 비즈니스를 펼친다는 입장”이라며 “이후 어느 정도 준비가 됐을 때 지사 설립 등 직접적인 진출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디티앤씨알오는 임 사장의 합류 이후 비임상사업부의 수주 건수가 지난해 약 300건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또 최근 유한양행과 동아에스티에서 신약개발을 총괄했던 한태동 부회장을 영입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임 사장은 “임상과 비임상 분야의 베테랑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통합 연구 서비스 역량이 강화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CRO 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임 사장은 “초기 임상 수행을 포함해 우리의 성공 포트폴리오를 3년 내 만들어내는 게 전략기획실의 중대한 목표”라며 “능력 자체로 드러나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 된다는 일념으로 좋아하고 잘했던 전략을 구체화하겠다”며 굳센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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