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출혈 할인’ 접은 벤츠…RoF로 수입차 판 바꾼다 [벤츠의 승부수]②
- 직판제 전면 도입…업계·소비자 반응은 예상 밖 ‘긍정’
수입차 시장 전반으로 확산 여부 주목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4월 13일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이하 RoF)를 도입했다. RoF는 직판제 방식으로,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수입차 시장에서는 같은 차종이라도 전시장이나 딜러, 구매 시점에 따라 견적이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소비자로서는 여러 전시장을 방문하며 조건을 비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고, 가격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벤츠는 RoF를 통해 이러한 가격 불균형을 해소하고, 판매 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도의 실효성은 결국 소비자 반응에 달려 있다. 최근 서울의 한 벤츠 전시장에서 시승을 기다리던 고객과 대화를 나눠보니 현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RoF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고객 입장에서는 오히려 나은 것 같다”며 “여러 딜러를 찾아다니며 견적을 비교할 필요가 없어 훨씬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정해져 있으니, 협상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RoF, 뉴노멀 될까
업계에서는 벤츠의 RoF를 두고 실험적 시도라는 평가가 많다. 이미 ▲전국 단위 딜러망 ▲강력한 브랜드 파워 ▲안정적인 판매 규모를 갖춘 상황에서 기존 유통 구조를 스스로 바꾸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직판제로 출발한 브랜드가 아닌, 전통적인 딜러 중심 수입차 판매 구조의 핵심에 있던 1군 브랜드가 룰을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서 직판제를 운용 중인 수입차 브랜드로는 테슬라·폴스타·혼다 등이 있으며, 스텔란티스(지프)는 위탁판매 방식을 통해 유사한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벤츠의 RoF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도입 주체의 체급과 시장 내 영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판매 방식 변화가 아니라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의 RoF에 대한 업계 반응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대부분의 업체가 제도의 성패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RoF가 국내 시장에 안착할 경우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유사한 판매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oF는 그간 국내 수입차 시장의 고질적인 판매 구조와 정면으로 맞닿아 있다. 지금까지는 딜러 간 할인 경쟁이 일반적이었고, 같은 차량이라도 전시장이나 담당 딜러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소비자들은 ‘발품을 많이 팔수록 더 좋은 조건을 얻는다’는 인식 속에서 구매를 진행해 왔다. 이는 소비자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RoF를 두고 불투명한 가격 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한 벤츠 딜러는 “딜러 간 과도한 할인 경쟁이나 에이전시를 통한 왜곡된 판매 관행을 줄이려는 조치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 입장에서도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분명하다. 가격과 프로모션, 재고 운영을 본사 중심으로 일원화할 수 있어 브랜드 통제력이 강화된다.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제품 성능뿐 아니라 구매 과정 전반의 일관성이 중요한 만큼, RoF는 고급 브랜드 경험을 더욱 정교하게 구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고객 접점에서의 서비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벤츠, 1위 탈환 정조준
벤츠가 RoF를 도입한 배경에는 판매 1위 탈환이라는 과제도 자리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는 7만7127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고, 벤츠는 6만8467대로 뒤를 이었다. 오랜 기간 선두를 다퉈온 벤츠로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올해는 아우디의 반등 움직임도 변수로 꼽힌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 완전변경 A6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A6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경쟁하는 핵심 세단으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을 더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독일 3사 간 경쟁이 다시 본격화되는 국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RoF의 성패는 ‘공정한 가격 체계’라는 명분을 넘어 실제 판매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BMW에 이어 테슬라까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벤츠가 직판제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한 판매 체계의 성과와 과제가 함께 확인되고 있다. 벤츠의 2024년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RoF 모델은 유럽 판매 물량의 50% 이상, 유럽 외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23년 1월 도입 이후 민간 고객 인도 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섰고, 2024년 연간 등록 대수도 10만2757대로 증가했다. 독일에서도 2023년 5월 전국 도입 이후 판매 인력 보상 수준이 유지됐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호주에서는 제도 전환 과정에서 딜러 반발과 소송이 발생하는 등 진통을 겪은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소비자 편익과 딜러 조직의 안정적인 안착을 동시에 입증해야 제도가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국 단위 가격 통일은 긍정적인 결정”이라며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지역이나 딜러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격을 통일하면 불필요한 경쟁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직판제가 지나치게 경직될 경우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유연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혹시 밥 친구가 필요하세요?... 그렇다면 오늘은 ‘이자반’ [김지혜의 ★튜브]](https://img.edailystarin.co.kr/data/isp/image/2026/04/19/isp20260419000032.400.0.png)
!['2NE1' 맏얻니의 샤넬♥...셀럽의 출국룩 가격은? [얼마예요]](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6/04/18/ecn20260418000015.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K바이오, FDA허가 문턱서 막히는 이유는?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도영 연타석포·올러 완봉…KIA, 롯데 꺾고 5연패 탈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미, 위트코프·쿠슈너 파키스탄 급파…이란과 ‘직접 협상’ 재개 시도(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초대형 개발 '이오타 서울2', 결국 회생…대주단 전원 리파이낸싱 동의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리브스메드 "복강경 수술로봇 '스타크' 글로벌 게임체인저될 것"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