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80년대 복덕방"...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수첩 속' 빌딩 거래를 바꾸다
- 발로 뛴 10년...파편화된 상업용 부동산 정보를 데이터로
'레몬 마켓' 끝내나...민간 데이터로 국가 정책 자문도
[이코노미스트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대한민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정보를 가진 쪽이 없는 쪽을 구조적으로 압도하는 전형적인 '레몬 마켓'(정보 비대칭 시장)이었다. 거액이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은 중개사 개인의 수첩에 적힌 숫자로 움직였고, 임대차 조건은 구두로 전해졌다. 이같은 불투명한 관행은 임차 기업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자산 가치 산정을 왜곡해 왔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대한민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80년대 복덕방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일갈하며 인터뷰의 포문을 열었다.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이 오가는 거대한 자본 시장의 의사결정이 데이터나 객관적 지표가 아닌, 누군가의 막연한 직관이나 인맥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러한 구태를 벗어나기 위해 비정형 데이터를 표준화한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플랫폼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로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겠는 의지다.
이 대표가 사업을 시작했던 10여년 전만 해도 건물 정보 같은 데이터는 중개사의 수첩 속에 있었다. 그는 "데이터베이스라고 부를 만한 것이 아예 없던 시절, 가장 큰 난관은 수집한 데이터가 맞는지 검증할 기준 자체가 없다는 '신뢰성'의 문제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상업용 부동산 정보는 파편화돼 있었고, 실제 시장 가격이 수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왜곡 현상이 일상적이었다.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알스퀘어가 도입한 것이 ‘현장 조사원 제도’였다. 조사원들이 직접 건물을 방문해 관리자와 면담하고, 층별 현황과 임대 조건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집요한 과정을 10년 넘게 반복했다. 한 건물의 데이터를 완성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렸지만 그 과정에서 쌓인 현장 경험과 네트워크는 알스퀘어만의 독보적인 데이터 자산이 됐다.
특히 팬데믹 이후 오피스의 존재 이유가 '공간'에서 '사람과 협업'으로 이동했다. 이에 고정된 대형 오피스보다 유연한 하이브리드 환경을 선호하는 기업들에 알스퀘어의 데이터는 필수적인 나침반이 되고 있다. 그는 "이미 공간은 '매일 출근하는 곳'이 아니라 '협업이 필요할 때 찾는 곳'으로 그 기능이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스퀘어는 ▲임차 자문(RA) ▲임대차 데이터(DataHub) ▲인테리어(RD) ▲자산운용 등 거래·운영·투자 데이터를 통합한 '지능형 부동산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5년 뒤의 상업용 공간에 대해 그는 '스스로 인식하는 오피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건물이 실시간으로 에너지 효율·인원 밀도·환경 데이터를 관리하며 최적 상태를 스스로 찾아갈 것이다. 공간 개념도 바뀌어, 특정 기업이 전용으로 점유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간대와 용도에 따라 유연하게 재구성되는 공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원격근무와 현장근무의 혼합이 보편화되면서 오피스는 '매일 출근하는 곳'이 아니라 '협업이 필요할 때 찾는 곳'으로 기능이 이동할 것이라는 얘기다.
벤처 생태계의 낡은 규제 정조준
알스퀘어가 개척한 데이터의 가치는 이제 민간 시장을 넘어 공공의 표준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알스퀘어의 전수조사 데이터는 한국부동산원과의 협력을 통해 상업용 부동산 통계의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관리비 산정 기준이나 단지 정보를 투명하게 만드는 기초 토대가 되고 있다. 주거용에 비해 투명성이 현저히 낮았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민간의 기술력이 투입되면서 시장의 건전성이 한 단계 격상된 셈이다.
이에 민간 데이터가 국가 정책 수립에 기여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철학은 확고했다. 그는 "현재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 추진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실질적인 실행 주체로서 정책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활용하는 공공데이터는 시장의 변화를 포착하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알스퀘어의 실시간 거래 데이터를 정책 모니터링에 결합한다면 선제적인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등 '데이터 기반 행정'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 데이터로 시장을 바꾸려는 이 대표의 시도는 필연적으로 낡은 제도라는 벽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벤처 생태계 전반의 규제 가운데에서도, 특히 '인식의 규제'가 가장 무겁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시급한 문제는 벤처 투자를 여전히 고위험 도박으로 치부하는 낡은 인식"이라며 "지난 20년간 국내 벤처펀드의 수익률은 타 자산군 대비 상당히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편견이 퇴직연금 같은 대규모 자본의 유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수한 인재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스타트업에 합류했을 때, 행사 시점의 과도한 스톡옵션 과세도 보상의 본질을 훼손하니 혁신 성장의 동력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도 꼬집었다.
결국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규제는 위험을 원천 봉쇄하는 장치가 아니다. 검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감수한 도전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가 정부에 던지는 묵직한 화두다.
이러한 규제 개혁과 인식의 전환은 국내를 넘어 실리콘밸리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K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결합)의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데이터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한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이 대표의 말처럼, 불투명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이제 데이터라는 과학을 통해 투명한 자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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