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누리호가 쏘아 올린 K-우주, 도약과 정체 사이의 갈림길
- [지구 밖 머니게임]③
연간 발사 ‘190회 vs 1회’, 압도적 데이터 격차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벽
민간 주도 시장 열어야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시계가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자력 발사 능력을 증명한 ‘이벤트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냉혹한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산업의 시간’이 도래했다. 세계 우주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재사용 발사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들여다보면 화려한 발사체의 불꽃 뒤에 가려진 핵심 인재 고갈과 산업 생태계의 부실이라는 민낯이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한국 우주 산업이 ‘참가 자격’을 얻은 것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우주 경제의 병목 현상을 파고드는 정교한 생태계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중·일은 뛰는데…여전히 '추격자' 지위에 머문 K-우주
현재 글로벌 우주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가장 강력한 변수는 스페이스X로 대표되는 재사용 발사체 기술이다. 기존 발사체가 한 번 비행 후 폐기되는 ‘소모성 자산’이었다면 스페이스X는 이를 회수하고 정비해 다시 비행시키는 ‘반복 운용 자산’으로 전환하며 우주 수송의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발사 빈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납기의 예측 가능성을 개선함으로써 우주 수송의 서비스화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위성 수요는 연평균 34.5%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쏘아 올릴 발사체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 틈을 타 ‘팔콘9’ 로켓을 통해 압도적인 발사 횟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업스트림(발사체·위성체) 시장의 기준점을 형성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우주산업 관련 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은 글로벌 우주산업 중심지로서 위성 기반 응용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민간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기술 분야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미국은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우주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정부 역량을 심우주 탐사에 집중하는 한편, 우주 정거장은 민간 주도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어 다양한 우주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꽃 피울 전망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집중 투자를 통해 단기간 내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 강국 중 하나로 급부상했으며, 상업 우주 시장을 확대하고 신흥국과의 협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상업 우주 시장은 2018년부터 매년 연평균 25%씩 확대됐으며 2024년 기준 2.3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장기가 축적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서구권과의 협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일본의 우주산업은 발사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일본은 정밀 기술에서의 강점을 살려 국제 우주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임무를 수행하며 주요 우주 활동국과 적극적으로 협려해 나가고 있다.
반면 한국의 현주소는 여전히 ‘추격자’ 지위에 머물러 있다. 누리호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같은 민간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낸 성과는 분명하다. 그러나 운용 경험과 발사 빈도 면에서 미국, 중국은 물론 일본과도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연간 로켓 발사 횟수는 지난해 기준 190회 이상이며, 중국도 90회 이상이다. 일본 마저도 2024년 기준 7회 발사했다. 반면 한국의 로켓 발사 횟수는 1년에 1~2회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의 ‘미래를 여는 우주항공산업, 주요국 전략과 한국의 수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후발주자임에도 핵심 기술 자립을 목표로 정부 주도하에 국내 우주산업 기반을 구축해 왔으며, 현재 국제 우주 분야에서 중상위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산업 특성에 따른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민간 산업 기반이 충분히 성장하기 어려웠고, 이런 제약 속에서 교역 규모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수출 산업 성장 성숙도는 아직 낮은 상황이다. 강성은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주요국의 우주산업 육성 전략을 참고해 ▲정부조달 ▲국제협력 ▲민간 참여 등 시장 특성에 맞는 수단을 조합하고 비교우위를 보유한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적 진입 전략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예산에 갇힌 ‘하도급 생태계’ 벗어나야
특히 2024년 기준 약 3조5000억원 규모인 국내 우주 시장은 여전히 국가 연구개발(R&D)과 조달 중심의 프로젝트형 시장에 갇혀 있다. 민간 기업들이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보다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하도급 구조가 지속되면서, 산업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산업의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인재 생태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우주 산업은 고급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극히 높지만, 국내 전문 인력 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경남 사천을 비롯한 지방 거점 클러스터로의 인력 유입은 사실상 정체된 상태다. 젊은 연구자들이 사명감만으로 지역에 머물기에는 ▲주거 ▲교육 ▲의료 등 정주 여건과 산업 연계 정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청년 인재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우주 인재 요람’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되면서, 어렵게 키운 인재들이 수도권의 IT 대기업이나 해외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우주산업은 높은 공공 수요 의존도와 우주수송의 병목이 상업화를 제한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우주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은 발사체와 위성 제작 등 ‘업스트림’ 영역에서 시작해 위성 운용과 데이터 서비스 중심의 ‘다운스트림’ 시장으로 확장되는 구조를 보인다.
문제는 국내 우주 시장 규모의 상당 부분이 정부 예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은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보다 정부 발주 사업 수행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초소형 위성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적기에 쏘아 올릴 국내 발사수단이 부족해 해외 발사체에 의존함에 따라 전반적인 비용 상승 및 일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종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우주산업은 고정비가 높고 프로젝트의 리드타임이 장기간 소요되며 규제 접점이 높아 ▲기술력 ▲시장성 ▲정책지원 ▲금융여건 등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우주산업에서 정책의 역할은 단순 보조금 지원을 넘어 수요·규제·조달 등 시장 프레임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혹시 밥 친구가 필요하세요?... 그렇다면 오늘은 ‘이자반’ [김지혜의 ★튜브]](https://img.edailystarin.co.kr/data/isp/image/2026/04/19/isp20260419000032.400.0.png)
!['2NE1' 맏얻니의 샤넬♥...셀럽의 출국룩 가격은? [얼마예요]](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6/04/18/ecn20260418000015.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네오이뮨텍 '선택과 집중' 이면엔 자체 임상 축소…'ARS·CAR-T 병용'만 남았다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왓IS] “‘솔로지옥’ 방영되는 동안 지옥 살아,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출연자 학폭 의혹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까다로운 안전 기준, 부족한 인프라…韓中 플라잉카 격차 확 벌어졌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그게 돈이 되는 기가?”…블라인드 상장에 냉담한 시장[위클리IB]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로킷헬스케어 1.9조 수주 계약이라더니…구속력 無·매출 전환율 0.8%[only 이데일리]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