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K우주, 상징적 성공에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지구 밖 머니게임]④
- 韓 우주산업 핵심 과제 ‘선순환 구조’ 구축
국내 현실과 역량에 맞는 성장 경로 확보 해야
한국 우주는 이제 더 이상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단계가 아니다. 실제 성과를 증명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기술적 성공과 산업의 성숙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할 수 있는 나라’가 됐지만 아직 ‘계속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가진 나라이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지금 한국 우주산업의 핵심 과제는 기술의 유무가 아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반복할 수 있는 ▲수요 ▲시장 ▲서비스 ▲수출 구조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한국 우주산업의 한계는 기술개발의 부족보다 ▲기술개발과 국가 활용 ▲산업화와 수출을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하지 못한 데 있다. 그 현실은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단계적 판단 중요해진 韓 우주 항공
최신 국내 우주 항공 통합 실태조사를 보면 우주 항공 참여 기업은 832개로 늘었지만, 우주 항공 매출 10억원 미만 기업이 464개, 전체의 55.8%를 차지한다. 정부는 세계시장 점유율 1% 미만 수준의 한국 우주산업을 2045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구조가 유지된다면, 그 숫자는 전략이라기보다 상징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기업 수가 늘어난다고 산업의 체력이 함께 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 지원이 유행에 따른 단발성 사업으로 흐르거나, 실제 시장과 사업성에 연결되지 않는 과제를 늘리는 방식도 경계해야 한다. 지원 기업 숫자를 늘리는 형식적 성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만들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지원했느냐가 아니라 그 지원이 실제 ▲사업화 ▲매출 ▲수출 ▲후속 투자로 이어졌느냐이다.
우주산업은 원래 정부가 먼저 길을 열 수밖에 없는 분야다.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며 실패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든 정부가 초기 수요를 만들고 위험을 분담하며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야 산업이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은 한 번의 성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반복 가능한 수요와 후속 사업 ▲운영 경험 ▲활용 시장이 있어야 비로소 산업이 된다. 결국 산업의 성패는 무엇을 한 번 해냈느냐보다 그다음에도 계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단계에 대한 착각이다. 우리는 자주 미국의 뉴스페이스(민간 우주 개발)를 부러워하지만, 오늘의 미국 우주산업은 민간의 혁신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 뒤에는 ▲정부의 막대한 장기 예산 투입 ▲수십 년간 축적된 기반기술과 인프라 ▲반복적인 공공수요 ▲풍부한 인재,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두터운 생태계가 있다.
반면 한국은 산업 기반도, 시장 규모도, 인력과 자본의 축적 정도도 다르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선진국의 유행과 성숙 단계를 그대로 따라가며 상징적이고 단발적인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후발국일수록 유행보다 단계 판단이 중요하다.
정부는 물론 산업체도 선진국의 외형만 좇아 이를 흉내 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목표가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산업 경쟁력 확보보다 국내 입지 강화나 정부 사업 수주에 머문다면,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지속 가능 성장 경로 설계해야
지금 필요한 것은 남의 성공 방식을 모방하는 일이 아니라, 한국의 현실과 역량에 맞는 지속가능한 성장 경로를 설계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이 주도하는 국제 프로그램에 초기부터 역할과 책임을 확보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전략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동시에 제3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공동개발·공동운영 구조를 만들면 초기 시장을 키우고 비용을 분담하며 외교적 신뢰까지 함께 축적할 수 있다.
특히 우주산업은 단순한 제품 수출이 아니라 신뢰와 제도, 운영 경험이 함께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정부 간 협력 구조는 외교적 지원을 넘어 산업 성장의 경로로 작동할 수 있다. 내수만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어려운 한국으로서는 국가 간 협력(G2G) 구조를 통해 초기 해외시장을 열고, 그 안에서 산업의 반복 수요와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정책을 바라보는 틀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위성 ▲발사체 ▲탐사를 각각 다른 분야처럼 나누어 접근해 왔다. 그러나 실제 국가적 임무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통신 ▲감시정찰 ▲우주탐사는 하나의 플랫폼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여러 기술과 수단이 함께 맞물려야 국가 역량이 된다. 공공과 국방도 마찬가지다. 이를 나누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와 임무, 시장이다.
그럼에도 이를 지나치게 분리해 기획하고 예산을 나누면 중복 투자와 비효율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정된 재원을 가진 나라일수록 국가 임무 중심의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우주는 더 이상 ▲위성 ▲발사체 ▲탐사라는 기술 분야의 집합이 아니다. 앞으로 우주는 ▲통신 ▲데이터 ▲안보는 물론 ▲첨단 제조 ▲바이오 같은 분야까지 산업과 국가 기능이 함께 확장되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 정책은 기술 로드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주를 국가 운영과 산업 경쟁력, 외교와 서비스로 연결하는 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할 사람과 조직, 그리고 장기적으로 축적되는 핵심 인재가 있어야 한다.
산업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가 초기 시장을 열고 위험을 분담하는 것은 맞지만 산업체까지 정부 사업 수주에만 머물러서는 산업이 자랄 수 없다. 해외 협력 역시 국내 사업 확보를 위한 수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내와 해외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는 확장 전략이어야 한다. 우주산업은 이제 하드웨어 중심에서 데이터와 AI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제 우주산업의 경쟁력은 무엇을 만들었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연결하고 운영해 지속적인 국가적·산업적 가치로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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