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단독인터뷰①]상장 앞둔 '마르디 메크르디' 박화목 대표 “가품 막으려 네이버·쿠팡 직진출”
- 박화목 피스피스스튜디오 대표, 자녀 지분·구주 매출 논란 직접 설명
병행수입·가품 대응 위해 플랫폼 입점
중국 직진출·알리바바 공식몰 오픈…“한국·중국·일본 본진 확대”
14~20일 기관 수요예측, 26~27일 일반청약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네이버와 쿠팡에 정품 판매처가 공식 입점해 가품과 병행수입 제품을 막고자 했습니다.”
다음 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K-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 운영사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박화목 대표는 최근 네이버·쿠팡 입점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병행수입과 가품 문제를 정리하기 위한 전략적 직진출이었다”고 설명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와 함께 이른바 K-패션계의 ‘3마’로 불린다. 여성스러운 꽃 그래픽과 프렌치 감성으로 급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토종 한국 브랜드로서 이정표를 세울 날도 다가오고 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오는 14~20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6~27일 일반청약을 거쳐 6월 초 코스닥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희망 공모가는 1만9000~2만1500원, 공모 주식 수는 227만2637주다. 총 공모금액은 432억~489억원 규모다.
다만 상장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미성년 자녀 지분 구조와 특수관계인의 구주 매출, 최근 불거진 화보 이미지 유사성 논란 등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고 있다. 중국 직진출 준비 과정에서 피스피스스튜디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 감소하면서 이른바 ‘리스크’라는 단어를 꺼내는 곳도 있다.
마르디 메크르디라는 IP를 키워낸 박화목 대표가 [이코노미스트]에 상장을 앞두고 제기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전했다. 거대 플랫폼의 지원 없이 온전히 마르디 메크르디라는 이름으로 자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예상치 못한 실수까지 시종 진솔한 태도로 설명했다.
쿠팡·네이버 입점은 가품 대응 위한 선택
한동안 자사몰 중심 경영을 펼쳐오던 마르디 메크르디는 최근 네이버와 쿠팡에 공식 입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감도 높은 브랜드인 마르디 메크르디가 대중 플랫폼에 직진출하면서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 대표는 최근 플랫폼 입점 이유에 대해 ‘가품’ 이야기부터 꺼냈다. 마르디 메크르디가 큰 인기를 끌면서 병행수입 상품과 비공식 유통 제품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브랜드 통제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네이버와 쿠팡 공식 입점이 필요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과 중국 등에서 병행수입 업자들이 들어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품인지 아닌지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며 “정품 판매처가 네이버와 쿠팡에 공식적으로 들어가면 플랫폼 알고리즘상 소비자들이 공식 채널로 먼저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마르디 메크르디의 타깃층은 3040 여성으로, 가격대가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급 원단을 사용한 세련된 카디건이 10만원대에 형성돼 직장인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박 대표는 “기존에도 쿠팡이나 네이버에서 우리 제품의 병행수입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공식 상품과 가격 차이도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차라리 우리가 플랫폼에 공식 입점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정확히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공식 입점사가 상단에 노출되면서 고객들의 정품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중국 사업 역시 라이선스 방식에서 직진출 구조로 전환했다. 이어 알리바바에 공식몰을 열고 오는 6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상하이에는 약 300평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라이선스 방식을 택했을 때는 브랜드가 보여주고 싶은 방향과 실제 유통 상품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며 “직접 운영해야 브랜드 정체성을 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사업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재고 소진 영향이 지난 1분기 실적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중국 라이선스 종료 이후 현지 재고가 대량 할인 판매됐고, 이 상품들이 병행수입 형태로 한국과 일본 시장까지 유입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직진출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매출 공백과 재고 정리 이슈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통제력과 수익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중국·일본을 하나의 핵심 시장으로 보고 운영 체계를 다시 세우고 있다”며 “상장 이후에는 피스피스스튜디오의 실적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예상 못했던 IPO…지분 구조와 구주 매출 논란도 해명
이번 상장을 앞두고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미성년 자녀 지분과 친족 중심 지분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박 대표의 2017년생 자녀는 상장 전 기준 8%대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배우자인 이수현 이사와 처제인 이수인 씨 등 친족 지분까지 포함하면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0%를 웃돈다. 일부에서는 상장 이후 지분 매각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2020년 법인 전환 당시만 해도 연매출이 10억원 수준이었다”며 “그때는 IPO는커녕 회사가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사업자를 가족 법인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실무 조언에 따라 자녀에게 일부 지분을 증여했던 것”이라며 “당시에는 브랜드를 수십 년 운영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시장에서 왜 문제 제기가 나오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예비심사 과정에서도 관련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돌이켜보면 훨씬 신중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에서 민감하게 바라보는 구주 매출 논란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히 입장을 밝혔다. 이번 공모 과정에서 처제인 이수인 씨가 일부 구주 매출에 참여하면서 시장에서는 ‘가족 현금화’라는 해석도 나왔다.
박 대표는 “실제 구주 매출은 처제와 일부 경영진 수준에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가족 전체가 상장을 통해 대규모 현금화를 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처제는 단순 친족이 아니라 초창기 스포츠·키즈·펫 라인 등을 함께 만든 공동 창업자에 가까운 인물”이라며 “당시 별도 사업체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현재 지분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내부에서는 상장 이후 발생할 세금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더 큰 고민”이라며 “보호예수도 장기간 설정했고, 당장 회사를 떠날 생각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희망 공모가가 일부 투자자와 주관사 취득 단가보다 낮게 설정된 점도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투자기관의 매입 단가 대비 할인된 수준에서 공모가 밴드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처음부터 1조원 밸류를 이야기한 적은 없다”며 “당장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것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브랜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을 준비하면서 단기 실적이나 숫자에 신경 쓰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오히려 브랜드에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며 “단순히 흥행만 생각했다면 상장 시점을 늦추는 선택도 가능했겠지만, 우리가 충분히 준비됐다고 판단한 시점에 가자는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단독인터뷰②] “한국의 '랄프로렌' 목표”..박화목 대표가 말하는 마르디 메크르디의 다음 10년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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