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맛·건강 다 잡았다…‘지속 가능 식생활’ 위한 풀무원의 첫 시도 [해봤어요]
- 제품 홍보 없는 체험형 조리학교 ‘테이스티풀무원’
수강 신청 10분 만에 마감…1회차에만 3000명 몰려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맛’과 ‘건강’은 좀처럼 어우러지기 힘든 단어다. 풀무원은 ‘테이스티풀무원’(Tasty Pulmuone)을 통해 풀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풀무원만의 답을 내놨다.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개교한 테이스티풀무원은 국내 최초로 ‘지속 가능 식생활’을 체험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조리학교다. 단순한 요리 교육을 넘어 풀무원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 식생활 가치를 소비자가 직접 요리하고 맛보며 일상의 식습관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풀무원이 정의하는 지속 가능 식생활은 식물성 지향·동물 복지 중심의 지속 가능 식품을 넘어 개인의 건강과 지구환경을 함께 고려한 지속 가능 식단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수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회당 8명씩 월 2회 운영된다. 테이스티풀무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신청 가능하다.
채소·단백질·통곡물 섭취 유도…염도 0.8 이하 구성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풀무원 수서 본사 3층에서 열린 ‘테이스티풀무원’ 취재 현장에서 윤명랑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 총괄본부장은 “이제는 몇 끼를 얼마나 먹었는지보다 한 입을 행복하게 먹는 게 중요한 시대”라며 “테이스티풀무원은 제품과 브랜드를 홍보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들이 건강하게 잘 먹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작한 사회 기여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테이스티풀무원의 핵심은 ‘거꾸로 211 식사법’이다. 거꾸로 211 식사법은 ▲신선한 채소 ▲포화지방이 적은 단백질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을 2:1:1 비율로 먹는 방식을 뜻한다. 혈당 변화를 완만하게 하고, 식이섬유·단백질·파이토케미컬 등의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도록 유도한다.
테이스티풀무원은 ▲채소가 풍부한 식사 ▲영양을 담은 거친 통곡물 ▲포화지방은 낮고 담백한 단백질 요리 ▲유연한 채식법(지속 가능한 211 식사 만들기) 등 4개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정규 과정에서는 1회당 하루에 2시간씩 이틀에 걸쳐 총 4가지 음식의 요리법을 배운다. 이날은 한 시간 동안 ‘채소가 풍부한 식사’와 ‘유연한 채식법’을 주제로 ‘두유면 미나리롤’과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을 만들었다.
테이스티풀무원의 메뉴 개발과 조리 시연을 맡은 데니얼 최 셰프는 “최근 건강을 위해 짜게 먹지 않는 흐름을 반영해 전체 메뉴의 염도를 0.8 이하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두유면 미나리롤은 ▲현미밥 ▲메밀두유면 ▲당근라페 ▲미나리무침 등을 김으로 말아낸 요리다. 고소한 참기름 향과 상큼한 레몬 풍미가 담백한 메밀두유면과 잘 어우러져 풍부한 맛을 냈다.
정원·교육 대상 확대 계획…국제 학술지 등재 목표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은 한국식 채식주의의 한 형태인 이른바 ‘비덩주의’(비(非) 덩어리 주의) 음식이다. 비덩주의는 고기를 덩어리째 먹지 않는 채식 방법이다. 육수가 들어간 음식이 많은 한식의 특성을 반영해 덩어리 형태가 아닌 국물이나 양념, 다지거나 간 고기 등은 섭취를 허용한다.
최 셰프에 따르면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퀴노아 세척이다. 퀴노아를 제대로 씻지 않으면 쓴맛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최 셰프는 “퀴노아를 15분 정도 삶은 뒤 바로 찬물에 헹구지 말고 1~2분 정도 뜸을 들어야 한다”면서 “퀴노아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식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다진 닭고기를 볶고 ▲퀴노아 ▲냉이 ▲옥수수 ▲사과 ▲양파 ▲방울토마토 등과 양념을 섞기만 하면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이 완성된다. 닭고기를 넣어 든든하면서도 퀴노아·옥수수의 식감과 사과·방울토마토의 산뜻함이 조화로운 요리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제1회 테이스티풀무원은 지난 1일 신청자 모집을 시작한 지 10분 만에 마감됐다. 풀무원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며 테이스티풀무원 수강 신청에 약 3000명이 몰렸다”며 “첫 번째 회차 참가자는 대부분 3040 여성으로 연차를 내고 온 직장인이 30%가량”이라고 전했다.
풀무원은 향후 테이스티풀무원의 정원을 16명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실습 메뉴도 계절에 따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매달 새롭게 구성한다.
교육 대상도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과 요리 전문가, 외국인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다운증후군 가족 등을 위한 수업도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제 학술지에 지속 가능 식생활 요리법을 등재하는 게 목표다.
풀무원 관계자는 “테이스티풀무원 1회차 종료 후 참가자들이 ‘또 오고 싶다’ ‘아이들을 위한 수업도 생겼으면 좋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향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테이스티풀무원의 요리법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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