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중국 완성차 브랜드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당초 국내 시장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무기로 입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수입차 시장의 국가별 신차 등록 대수는 ▲유럽 1만6385대 ▲미국 1만3611대 ▲중국 2023대 ▲일본 1974대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산 자동차가 월간 판매 기준으로 일본산 자동차를 앞선 것은 지난 4월이 처음이다.
점유율에서도 중국은 6.0%를 기록하며 일본의 5.8%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단순한 판매량 증가를 넘어, 국내 수입차 시장 내 국가별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같은 기간 브랜드별 신차 등록 대수는 ▲BYD 2023대 ▲렉서스 1079대 ▲도요타 829대 ▲혼다 66대였다. 렉서스와 도요타, 혼다를 합친 일본 브랜드 판매량보다 BYD 한 브랜드의 등록 대수가 더 많았다.
BYD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수입 브랜드 판매 4위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한국 수입차 시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들에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시장 안착 가능성도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
올해는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 등 다른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뛰어들 경우, 수입차 시장 내 국가별 판매 구도에도 추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일본 브랜드의 입지가 줄어든 점도 중국차에는 기회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도요타와 렉서스를 제외한 일본 브랜드들이 모두 철수한 상태다. 이 틈을 중국 브랜드들이 얼마나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지가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YD는 가성비 차량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분명히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중국차와 일본차와의 국가별 경쟁 구도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토요타는 가성비 브랜드라기보다 대중성과 신뢰성을 앞세운 브랜드에 가깝고, 렉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며 “이번 결과의 결국 핵심은 국가가 아니라 가격대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원하고 있고, BYD는 그 지점을 잘 파고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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