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설탕 값 급등에도 세계 식량가격 5개월만에 하락…유지류 가격↓
-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 130.8포인트 기록…전월 대비 0.2% 감소
유지류 가격 4.6% 하락
국제유가 고공행진, 기상 이변 지속…식량안보 불안 불씨는 여전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세계 식량가격이 5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팜유를 비롯한 유지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8포인트(p)로 전월(131.0p) 대비 0.2% 하락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FAO가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의 국제가격 동향을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다.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가격이 오른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월 124.1p를 시작으로 2월 125.5p, 3월 128.7p, 4월 131.0p까지 4개월연속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난달에야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2.9%상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유지류였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85.0p로 전월 대비 4.6% 내렸다. 그동안 바이오연료(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연료)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5개월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던 팜유 가격이 세계 수입 수요의 둔화 전망과 원유시장 불확실성 여파로 꺾인 것이다. 대두유(콩기름) 역시 남미 지역의 수출 가능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
유제품 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0.5% 하락한 119.2p를 기록했다. 버터와 치즈 가격이 주요 수출국 간의 경쟁 심화와 공급 여건 개선의 영향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앞서 유럽연합(EU)·오세아니아의 풍부한 우유 공급량 증가로 유제품 가격이 소폭 하락했던 흐름이 5월에도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설탕·곡물은 상승세 지속…기상 악화·연료비 상승 탓
반면 설탕 가격은 큰 폭으로 치솟았다. 5월 설탕 가격지수는 95.1p로 전월 대비 7.5% 급등했다. 브라질의 주요 사탕수수 재배지에서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 우려가 커졌다. 국제유가 강세가 지속되자 바이오연료 수요 확대를 기대한 농가들 일부가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여기에 엘니뇨(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 현상으로 인도·태국의 차기 설탕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곡물 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2.6% 상승한 114.3p를 나타냈다.
육류 가격지수는 0.1% 상승한 130.5p로 집계됐다. 쇠고기는 중국·미국의 견조한 수입 수요 속에 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도축 가능 물량 제한으로 가격이 올랐고, 양고기와 가금육(닭·오리 등 가금류의 고기)도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돼지고기는 유럽연합(EU)의 공급 확대와 수입 수요 부진 영향으로 하락했다.
중동발 ‘먹거리 대란’ 우려 여전…장기 전망은 먹구름
5월 한 달간 식량가격지수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동 전쟁의 후유증과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장기적인 식량 위기 경고음은 계속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등 주요 국제기관들은 석유·가스·비료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물류 병목 현상이 결합해 대량 기아(飢餓)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비료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WFP는 중동·흑해 지역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최대 4500만명이 추가로 심각한 기아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식량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식량 물가 변동에 취약해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달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상승 수준에 그치며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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