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VAR 판독실에 ‘하이센스’ 떡하니…중국 공세 속 한국 TV 생존법 [월드컵 마케팅 방정식]①
- 가성비에서 ‘프리미엄 차이나’로
삼성·LG, 플랫폼·프로모션 전면에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6 FIFA 월드컵의 열기가 공동 개최국인 미국·캐나다·멕시코를 포함한 북중미 대륙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축제의 현장에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가전 브랜드는 삼성도 LG도 아닌 중국의 ‘하이센스’(Hisense)였다.
하이센스는 이번 대회까지 무려 3회 연속으로 FIFA 월드컵 공식 스폰서십 지위를 유지하며 마케팅 화력을 퍼붓고 있다. 이들의 브랜드 노출은 단순한 경기장 주변 A보드 광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점은 심판이 판정의 결정적 순간을 마주하는 ‘비디오 판독(VAR) 시스템’이다. 하이센스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FIFA 클럽 월드컵 2025’의 VAR 시스템에 통합되며 검증받았다. 이번 월드컵 기간에도 VAR 판독실 내부와 스크린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하고 있다. 올림픽이나 개별 명문 구단과의 파트너십 등 타깃형 마케팅에 집중해 온 국내 가전 투톱과 달리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의 ‘메인 무대 시스템’에 기술력을 녹여내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역대급 흥행 카드 탄 하이센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흥행 요인이 풍부해 메인 스폰서인 하이센스가 누릴 브랜드 마케팅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손흥민·네이마르·루카 모드리치 등 레전드들의 사실상 ‘라스트 댄스’(마지막 월드컵 출전)가 펼쳐지면서 글로벌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본선 참가 국가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그동안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던 신흥국들의 시청자까지 대거 유입됐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총칼 대신 둥근 축구공으로 맞붙는 ‘국제전’이라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 가전 소비 시장인 북중미에서 대회가 치러진다는 점은 글로벌 가전 브랜드들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국내 가전 업계가 이러한 중국 브랜드의 행보를 단순한 ‘돈 자랑’으로 치부하지 않고 긴장감 있게 바라보는 이유는 한국과 중국 간의 하드웨어 기술력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시장의 주류였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까지만 해도 LG전자를 필두로 한국 브랜드가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대형 OLED 패널 양산 기술과 화질 제어 능력에서 중국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 브랜드들은 막대한 LCD(액정표시장치) 물량 공세로 기초 체력을 키운 뒤 OLED 기술을 빠르게 추격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OLED의 뒤를 잇는 ‘RGB 미니LED’ 전장이다. 한국이 기술을 개발하면 중국이 한참 뒤에 따라오는 과거의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브랜드들이 다음 세대 TV를 한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 혹은 더 빠르게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RGB 미니LED 시장에서 중국의 TCL과 하이센스가 경쟁사 대비 먼저 신제품을 선보이며 트렌드를 이끌었다. 하이센스는 지난해 약 3만 달러의 116인치 플래그십 모델에만 적용됐던 초고화질 RGB 미니LED 기술을 올해부터 55~100인치 제품군으로 넓히며 프리미엄 기술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은 이미 로컬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국내 대기업들이 고전하는 이유가 중국 브랜드들이 완전히 따라붙었기 때문”이라며 “최고가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도 이미 존재하고, 이들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차이나’ 시장이 전 세계로 발을 뻗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가성비’ 맞서 타깃형·실속형 마케팅 전개
하드웨어 스펙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중국의 강력한 무기다. 쿠팡의 할인 적용 전 가격을 살펴보니 하이센스의 ‘4K ULED QD 미니 LED 스마트 TV’는 3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4K 네오 QLED TV’는 동일 크기 제품 가격이 300만원 중후반대다.
이처럼 플래그십 라인업에서도 발생하는 가격 격차가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026년 1분기 북미 미니LED TV 시장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점유율 40%를 기록하며 하이센스(27%)를 크게 따돌렸다. 월드컵 특수가 집중되는 현재 하이센스의 공격적인 출하량 확대와 가성비 공세가 맞물려 치열한 수성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월드컵 스폰서십 대신 전 세계 주요 거점 시장을 정밀 타격하는 ‘타깃형 스포츠 스폰서십’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실속형 마케팅’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축구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구단들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국가대표팀 및 대형 스포츠 연맹과의 협업을 지속해 왔다. 전 세계 시청자가 일 년 내내 시청하는 프로리그 현장에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또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칩셋과 독자 소프트웨어 역량을 스포츠 축제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탑재된 ‘AI 사커 모드’ 기능으로 축구 관련 연출과 화질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삼성은 자체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와 자체 칩, 자체 OS(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월드컵 기간 공식 후원 계약 대신 ‘삼성 TV 플러스’ 플랫폼 내에 FIFA+ 무료 콘텐츠를 입점시키는 실속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대중 마케팅보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스폰서십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 시장의 최고 인기 스포츠인 전미풋볼리그(NFL) 마케팅이나 예술·문화 영역과의 결합을 꾀하는 ‘OLED 아트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월드컵 시즌에도 무리한 글로벌 이벤트 경쟁 대신 실적을 직접 견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판촉에 무게를 뒀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이나 월드컵 연계 대형 이벤트보다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실질적인 판매 진작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별명은 타조, 남편은 바게트?... ‘담다미담’, 치명적인 웃수저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6/24/isp20260624000274.400.0.png)
![생닭 버무린 손으로 키보드를?... 조회수 1715만 터진 뇌절 요리사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5/25/isp20260525000055.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美정부 임상시험계획·1상 절차 간소화'...셀트리온, 신약 20종 가동력 커진다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18살 차’ 장기하♥윤가이, SNS서 티 내고 있었네… 맞팔+공연 응원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靑 오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삼성·SK 역대급 투자’ 뜬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금감원 나선 뒤에야…서진시스템, 분기 보고서 정정[마켓인]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남병호 헤링스 대표 "룩셈부르크 정부와 소프트웨어 협약...유럽 매출 나올 것"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