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관만 만들지 않는다"…AI로 미래 여는 뉴보텍 [이코노 인터뷰]
- 황희선 뉴보텍 대표
제조부터 진단·보수·유지관리까지 인프라 밸류체인 완성
"실적 완연한 개선 흐름…올해 체질 전환 원년"
황희선 뉴보텍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단기·중장기 청사진을 공개했다. 배관재 제조라는 본업은 더욱 강화하면서도 관로 진단부터 보수·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기술·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AI 관로 진단과 비굴착 갱생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은 배경에는 30년 넘게 축적한 제조·시공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AI 만난 관로 보수의 달인
변화를 도모 중인 뉴보텍이 가장 힘을 싣는 분야는 AI 기반 관로 진단이다. 기존 관로 점검은 사람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며 균열과 파손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황 대표는 이 과정을 AI로 바꾸려 한다. 로봇이나 촬영 장비가 확보한 관로 내부 영상을 AI가 분석해 ▲균열 ▲부식 ▲이음부 이탈 ▲침입수 ▲퇴적물 등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구조다.
최근 모핑아이와 체결한 업무협약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뉴보텍은 모핑아이가 보유한 AI 영상 인식·데이터 분석 기술과 자사의 상하수도 관로 제조·시공 경험을 결합할 계획이다. 단순히 AI로 관로를 들여다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진단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황 대표는 "뉴보텍이 수십 년간 축적한 상하수도 관로 제조·시공 경험과 모핑아이의 AI 영상 인식·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한국형 스마트 관로 진단 표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뉴보텍이 강조하는 차별점은 진단 이후에 있다. 단순히 이상 여부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손상 정도에 따라 ▲부분 보수 ▲전체 보수 ▲비굴착 갱생 ▲교체 등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고 실제 시공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이 같은 자신감은 비굴착 관로 보수·보강 분야에서 쌓아온 경쟁력에서 나온다. 비굴착 공법은 도로를 파헤치지 않고 기존 관로를 보수하거나 갱생하는 기술이다. 교통 통제와 민원, 공사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도심 인프라 유지관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보텍은 ▲엔피알(NPR) ▲오씨알(OCR) ▲이알에스(ERS) 등 다양한 비굴착 공법을 보유하고 있다. 노후 관 내부에 PVC 프로파일을 삽입한 뒤 특수 모르타르를 채워 복합 갱생관으로 만드는 기술부터 손상 부위만 보수하는 공법까지 갖췄다. 여기에 핵심 자재를 직접 생산하는 제조 역량까지 확보했다.
황 대표는 "제조업 기반이 있기 때문에 비굴착 사업에서도 원가와 품질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며 "현장에 맞는 자재를 직접 생산하고 공법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뉴보텍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실적으로 증명할 체질 전환
물론 AI 관로 관리 사업이 당장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황 대표도 이 부분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관마다 매설 연도와 노후 정도, 지반과 수분, 오염물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AI가 현장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에서 반복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황 대표는 "현재까지는 통제된 환경과 주요 시험 구간에서 기술 검증을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 주요 지자체와 현장 실증을 확대해 상용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인프라 사업은 장비를 들여와 곧바로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이 아니라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고 지자체가 신뢰할 수 있는 완성도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뉴보텍이 올해 가장 기대하는 분야는 자원순환 사업이다. 회사는 지난 7월 1일부터 1년간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하는 고상 지정폐기물 일부를 처리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고상 폐기물은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처리 허가와 환경·안전 관리 역량이 요구되는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황 대표는 "올해 실적에 가장 빠르게 기여할 분야는 자원순환 사업"이라며 "SK하이닉스 계약 물량이 매달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되면서 하반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폐기물 처리가 아니라 양질의 재생 원료를 생산·공급하는 고부가가치 자원순환 사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보텍은 앞으로 공공 인프라와 민간 자원순환 사업을 함께 키울 계획이다. 기존에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중심의 관급 자재 비중이 높았다면 앞으로는 대기업 대상 자원순환 사업을 확대해 공공과 민간 매출 비중을 균형 있게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공공사업이 정부 예산 집행 일정에 영향받는 만큼 민간사업을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전통 제조업은 원자재 가격과 건설 경기, 저가 입찰 경쟁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비굴착 시공과 AI 관로관리는 기술력과 데이터, 현장 경험이 경쟁력인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자원순환 사업 역시 재생 원료 수요 확대에 따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황 대표는 "최근 실적이 완연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뉴보텍 체질 전환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본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기업 레퍼런스를 꾸준히 확보하고, AI 관로 관리와 자원순환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워 인프라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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