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소비 넘어 플레이로”…‘2026 K포럼’서 확인한 K콘텐츠의 진화
- ‘Play K’ 주제로 확장되는 산업 생태계 조명
AI 기술부터 팬덤·전통·e스포츠까지…‘참여형 문화’로 진화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K-콘텐츠는 더 이상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즐기고 만들어가는 문화가 됐다.’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2026 K포럼’은 이러한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국내 최초 연예·스포츠 전문지 일간스포츠와 전통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K포럼은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올해 포럼은 ‘K를 플레이하라(Play K)’를 주제로 K-콘텐츠가 단순한 영상 콘텐츠를 넘어 ▲팬덤과 게임 ▲인공지능(AI) ▲지역문화 ▲브랜드를 아우르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조명했다.
이날 포럼을 관통한 화두는 분명했다. K-콘텐츠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경험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부터 팬들이 함께 만드는 ▲K팝 자체 콘텐츠 ▲게임과 e스포츠 ▲문화유산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까지 K-콘텐츠의 영역은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플레이어’로 진화하는 K콘텐츠
행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국악 공연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백제가야금연주단은 ‘백제 오악사’ 공연을 통해 백제금동대향로에 새겨진 다섯 악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공연에 이어 개회사를 맡은 곽혜은 이데일리M 대표는 K-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곽혜은 대표는 “K-콘텐츠의 미래는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직접 경험하고 함께 만드는 문화에 있다”며 “콘텐츠와 브랜드,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세계인이 K의 소비자를 넘어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속 가능한 문화이자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우 차승원과 하지원의 축사도 행사 열기를 더했다. 차승원은 “K-스토리는 이제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라며 “K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함께 플레이하는 생태계가 K-콘텐츠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원 역시 “K-콘텐츠는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성장해 왔다”며 “‘K를 플레이하라’는 K-콘텐츠의 본질을 담은 주제이며, K-콘텐츠의 미래는 새로운 상상과 도전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가장 한국적인 놀이가 세계인의 콘텐츠로”
본격적인 포럼의 첫 무대는 방송인 전현무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기조 대담이었다. 두 사람은 ‘K-콘텐츠, 플레이어들의 놀이터가 되다’를 주제로 K-콘텐츠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중계를 위해 현지를 다녀온 전현무는 “멕시코의 한 로컬 식당에서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현지에서 체감한 K-푸드와 K-콘텐츠의 위상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잘하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글로벌에서도 통한다”고 말했다.황동혁 감독도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흥행 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이후 전 세계 사람들이 달고나를 만들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따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가장 한국적인 놀이가 이제는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콘텐츠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나라에 가도 오징어 게임을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K-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한다”며 K-콘텐츠가 글로벌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기조 대담 이후에는 4개 스테이지와 특별 세션이 이어졌다.스테이지1에서는 ‘황찬성을 플레이하라: AI 시대 K-스타 IP의 새로운 문법’을 주제로 2PM 멤버 겸 배우 황찬성과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재규 감독이 AI 시대 콘텐츠 제작의 방향을 논의했다.
두 연사는 기술과 인간 창작의 공존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황찬성은 “AI라는 거대한 흐름을 적극 활용하되 배우만의 현장 에너지와 인간적 감성을 지킬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규 감독도 “AI는 제작 효율성을 높여주겠지만 콘텐츠의 생명력은 결국 인간이 만든 작품만의 체온과 창의성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아이돌 그룹 크래비티와 김효정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본부장, 방송인 박소현이 참여해 팬들이 직접 만들고 소비하는 ‘자체 콘텐츠’(자컨)의 성공 방정식을 공유했다. 김신영 CP는 ‘보이즈 플래닛’의 성공 전략을,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문화유산 굿즈 브랜드 ‘뮺즈’(MU:DS)를 통해 전통문화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확장되는 과정을 소개했다.전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도 주목받았다.
틱톡커 지또먹·정규연 백제세계유산센터장·방송인 타쿠야는 디지털 기술로 확장되는 ‘K-헤리티지’의 가능성을 논의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가수 겸 배우 남규리와 프로게이머 ‘무릎’ 배지민·양선일 DRX 대표·이승용 젠지 상무·게임 해설가 김정민 등이 참여해 세계 게임 시장을 이끄는 K-게이머의 경쟁력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포럼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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