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KT, 해킹 과징금 539억 폭탄…행정소송 선례 속 업계 "개인정보 잔혹사 시선 엄중"
- 펨토셀 관리 미흡·로그 삭제
'1300억' SKT 이어 중과징금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KT가 500억원대 과징금과 검찰 고발이라는 중처분을 받고 사과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향후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잇따르는 대형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악재를 바라보는 당국과 사회적 시선이 현격히 엄중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조사 방해 혐의로 고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KT에 대해 과징금 539억7900만원 부과와 함께 시정명령·개선권고·공표명령을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와 함께 조사 과정에서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조사 결과, 해커는 유실된 KT 펨토셀(초소형 기지국)에서 추출한 인증서를 이용해 KT 내부망에 약 11개월간 무단 접속했다. 이 과정에서 알뜰폰을 포함한 이용자 1만6647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탈취된 SMS·ARS 인증코드를 악용한 무단 소액결제로 368명이 약 2억4000만원의 금전 피해를 입었다.
개인정보위는 KT가 초소형 기지국인 펨토셀의 인증서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장기 설정하고 접속 IP 제한을 두지 않는 등 기본적인 접근 통제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또 2024년 3월 IT 서비스 서버 38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채 침해 발생 서버의 로그 일부를 삭제하고 뒤늦게 제출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KT "고개 숙여 사과…의결서 수령 후 대응"
KT는 즉각 사과의 뜻을 밝히며 향후 대응 방침을 공유했다.
KT 측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처분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지난 사고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불안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정보 보호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정비하고 있으며, 보안 투자를 확대하고 전사적 개인정보 보호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태 재발 방지와 고객 신뢰 회복에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행정소송 등 구체적인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향후 개인정보위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수령하는 대로 내용을 검토한 뒤 최종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이번 처분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앞서 가입자 2300만여 명의 개인정보 유출로 개인정보위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던 SK텔레콤은 처분에 불복해 올해 1월 서울행정법원에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1조2000억원 규모의 보안 투자 및 보상안을 제시하고 고의적 영리 목적이 없었음을 강조하며 법원 판단을 구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KT에 부과된 과징금 액수가 SK텔레콤 사례에 비해 적어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타날 뿐, 수백억원대 과징금 역시 파격적인 중처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숫자의 크고 작음을 떠나 최근 연이어 터진 해킹 및 유출 사태를 계기로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바라보는 정부 당국과 사회적 시선 자체가 이전에 비해 훨씬 무겁고 엄중해졌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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