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환자 불법체류 땐 병원 영업정지?"… 낡은 규제에 묶인 K메디컬
- [‘K의료관광’ 12조 시대]②
병원선 '불법체류 리스크', 위험 국가선 환자 유치 포기
비자 발급 '4주' 소요, 세제 지원 끊겨 가격 경쟁력 잃어
비자 문턱에 막히고 불법체류 책임까지
현장에서 꼽는 가장 큰 걸림돌은 까다로운 비자 발급 절차다. 치료가 시급한 환자라도 불법체류율이 높은 국가 출신이라면 의료관광 비자를 받기 어렵다.
한국의료관광진흥협회(KMTPA)에 따르면 현재 의료비자는 단기 비자(C-3-3)와 장기 비자(G-1-10)로 나뉜다. 진료비 1000만원 사전 납부 등의 발급 기준은 초진이나 중저가 시술을 원하는 환자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재외공관에 따라 비자 처리 기간도 1주에서 4주까지 차이가 난다. 수술 일정을 확정한 뒤에도 비자가 나오지 않아 예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정부가 우수 유치기관을 대상으로 전자사증(e-Visa) 대리 신청을 확대했지만 지정받지 못한 중소 유치기관과 병원은 여전히 비자 발급 지연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외국인 환자의 불법체류 책임을 병원과 유치업체에 전가하는 행정 구조다. 현행 법령상 유치기관이 관리하는 외국인 환자의 불법체류 비율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해당 기관은 업무정지나 유치기관 지정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치료와 퇴원 절차를 마친 환자가 출국하지 않고 불법체류를 선택하더라도 병원과 유치업체가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A병원 관계자는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라도 불법체류율이 높은 국가 출신이면 의료관광 비자 심사가 엄격해 방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병원이 환자의 체류를 사실상 보증하는 역할까지 맡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 정상적으로 치료를 마치더라도 환자가 퇴원한 뒤 불법체류를 선택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어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일부 병원은 불법체류 위험이 높은 국가 환자의 유치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이는 진료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의 유치 의지를 꺾고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 고단가 중증 환자 비중이 높은 신흥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묵은 법적·제도적 모호성도 민간 생태계의 확장을 막고 있다. 현행 의료법 제27조 3항은 민간 플랫폼이나 여행사가 환자에게 병원을 안내하고 동행·통역·수납을 지원하는 행위를 불법 유인·알선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관광진흥법에도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융복합 여행상품의 명확한 등록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여행업과 외국인 환자 유치업 사이의 법적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비자 확대·세제 지원·컨트롤타워
전문가들은 K-의료관광이 일시적인 열풍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출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국가 차원의 법적·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의료 목적 방문객에게 7일간 단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거나 수요가 많은 중국 상하이·베이징 등 주요 도시부터 무비자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세제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외국인 환자는 국내에서 미용·성형 시술을 받으면 진료비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10%를 출국할 때 환급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관련 제도가 2025년 말 종료되면서 환자가 부담하는 시술 비용은 사실상 10% 늘었다.
이에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튀르키예와 독일 등 경쟁국이 비자 면제와 세제 혜택을 확대하며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가격 부담을 낮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K-의료관광의 성장은 민간의 의료 기술과 지자체·정부의 정책 지원이 결합한 결과”라면서도 “단순한 외연 확대보다 내국인의 의료 접근권과 조화를 이루는 수용 체계를 갖추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질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자 제도 개선과 세제 지원 등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정책과 함께 분쟁이 발생했을 때 환자와 의료기관을 보호할 법적 안전장치도 마련돼야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국부터 진료와 회복, 관광, 출국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하나로 연결할 공공 인프라와 컨시어지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각 단계가 부처와 기관별로 분절돼 있어 외국인 환자가 체감하는 편의성이 떨어진다.
B병원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에서 환자가 방문하는 만큼 국가별 상황에 맞는 의사소통 지원이 필요하다”며 “병원 내 환자의 10%가 외국인이어서 의학용어에 대응할 통역이 필수적이다. 현재는 자원봉사자를 자체적으로 교육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확대에 집중하는 사이 현장에서 필요한 통역과 안내 등 질적 인프라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진국 KMTPA 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입국부터 출국까지 이어지는 환자의 여정이 단계마다 끊겨 있다는 점”이라며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을 하나로 모을 민·관·학 상설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관광진흥법상 융복합 여행상품의 근거를 정비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며 “진료비 사전 납부 기준 완화와 비자 패스트트랙, 부가가치세 환급 재도입 등 글로벌 유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국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녕, ‘폭스클럽’... ‘기절쌈바리’하게 웃겼던 3년의 시절인연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7/22/isp20260722000107.400.0.png)
![별명은 타조, 남편은 바게트?... ‘담다미담’, 치명적인 웃수저 [김지혜의 ★튜브]](https://isp.edailystatic.com/data/isp/image/2026/06/24/isp20260624000274.400.0.pn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세노바메이트 성장에 SK바이오팜 ‘훨훨’…제네릭 약가 45% 시대 개막 [바이오 주간 결산]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너가 지독하게 엮이고 싶었을 뿐”…‘황정민 옹호’ 오랜 팬 등판, “적당히 해라” [왓IS]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나쁜 고용이 희소식"…S&P500 '사상 최고'·나스닥 1.3%↑[월스트리트in]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고금리 미끼로 개미에 부실채권 떠넘겨… BBB급 이하 투자 허들 높여야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환율은 CMO, 특허절벽은 바이오시밀러…불황 속 유망 업종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