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블루엘리펀트, 1000억 투자 유치.. '성장' 아닌 '시스템'에 베팅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아이웨어 브랜드 블루엘리펀트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거래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이다.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가 글로벌 PEF로부터 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드물다. 투자업계에서는 블루엘리펀트의 해외 확장성과 K-아이웨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평가한 거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루엘리펀트는 7일 어펄마캐피탈과 1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어펄마캐피탈은 우선 750억원을 투자해 구주와 신주를 인수한다. 이후 6개월 안에 250억원을 추가 납입하면 지분율은 최대 25.8%까지 확대된다.
2019년 출범한 블루엘리펀트가 약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으로는 빠른 외형 성장과 글로벌 사업 확장성이 꼽힌다.
블루엘리펀트는 지난해 매출 5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성장했다. 성수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기반으로 일본 하라주쿠와 신주쿠 등 핵심 상권에 진출했고, 올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첫 플래그십 매장 개설과 온라인 채널 확대를 추진 중이다.
투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된다. 지난해 말 307%였던 부채비율은 60% 이하로 낮아질 전망이다. 확보한 자금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확대와 조직 고도화에 투입된다.
투자업계는 이번 거래의 핵심을 단순한 자금 조달보다 경영 체계 고도화에서 찾는다.
어펄마캐피탈은 소비재 기업의 성장 전략과 지배구조 개선 경험을 보유한 글로벌 PEF다. 블루엘리펀트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사업 운영 체계와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최근 디자인랩을 신설하고 제품 개발 프로세스와 지식재산권(IP) 관리 체계를 재정비했다. 디자인 검증 절차를 강화해 조직 중심의 개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디자인 분쟁 이후 회사가 추진해온 체질 개선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단기 성장보다 자체 디자인 역량과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업계는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사업 모델이 통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루엘리펀트는 4만~6만원대 가격의 패션 아이웨어를 앞세워 젊은 소비층을 확보했고, 오프라인 경험형 매장과 온라인 판매를 결합한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패션 아이웨어 시장은 스마트글라스 등 웨어러블 기기 확산과 함께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고 있다. 안경이 시력 교정 도구를 넘어 패션과 기술을 결합한 소비재로 진화하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업계의 관심은 투자 규모보다 첫 글로벌 PEF의 선택에 쏠린다. K-뷰티에 이어 K-아이웨어 역시 글로벌 소비재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해외 자본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베팅에 나섰다는 의미에서다.
블루엘리펀트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거점을 확대하고 온라인 판매망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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