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대기업 제친 스타트업…업스테이지가 살아남은 비결은[AI 3강 이끌 개척자들]④
- 초거대 모델 대신 기업용 AI부터 공략…자체 LLM ‘솔라’로 확장
누적 투자 7300억원…‘국가대표 AI’ 경쟁까지
업스테이지는 처음부터 글로벌 빅테크와 자본 규모로 맞붙지 않았다. 기업이 돈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AI부터 만들었다. 문서 AI로 고객을 확보한 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로 사업을 넓혔다. 이 과정을 이끈 인물이 김성훈 대표다.
교수직 접고 창업까지
김 대표는 대구대 재학 시절 한글 검색엔진 ‘까치네’를 개발했다. 이후 인터넷 솔루션 벤처기업 나라비전을 공동 창업하고 이메일 서비스 ‘깨비메일’을 선보였다. 미국 UC샌타크루즈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소프트웨어공학과 머신러닝을 연구했다.
2017년에는 네이버에 합류해 AI 조직 ‘클로바’를 이끌었다. 이후 조직 규모를 150명 수준까지 키웠다. 2020년 네이버를 떠나면서 AI 산업이 ‘끓는 점’에 도달했다고 표현했다. 같은 해 10월 클로바에서 함께 일했던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은정 최고과학책임자(CSO)와 업스테이지를 설립했다.
교수직을 떠나 네이버로 향한 데 이어 대기업 AI 조직을 이끌던 자리도 내려놓고 창업을 택했다. 업스테이지라는 이름에는 기업을 AI를 활용할 수 있는 단계(stage)로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창업 이후 먼저 공략한 시장은 기업용 AI였다. 처음부터 대규모 LLM 개발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계약서와 보험 서류, 영수증 등 기업이 보유한 문서를 AI가 읽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문서 AI를 앞세웠다. 금융과 보험 등 문서 처리가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고객을 확보한 뒤 자체 AI 모델 개발로 영역을 넓혔다.
2023년에는 자체 LLM ‘솔라’를 공개했다. 같은 해 12월 107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솔라가 허깅페이스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당시 1위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로 높은 평가를 받은 점이 관심을 끌었다. 모델 규모도 키웠다. 지난 3월 공개한 ‘솔라 프로 3’는 1020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혼합전문가(MoE) 모델이다. 전체 매개변수 가운데 토큰당 120억개를 활성화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고객 먼저 잡고 투자 끌어들여
기업 고객이 늘면서 사업 규모도 커졌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미디어데이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200여개 기업이 업스테이지 AI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신규 계약 금액도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외부 자금도 따라왔다. 2021년 시리즈A에서 316억원을 유치했고 2024년에는 시리즈B를 통해 10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62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올해 4월에는 18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1차 투자를 마무리하면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국내 생성형 AI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투자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기금 1000억원을 포함해 지난 6월 기준 확보한 누적 투자금은 7300억원이다.
정부의 독파모 사업에서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정예팀으로 선정된 뒤 올해 1월 1차 단계평가를 통과했다. 당시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는 탈락했다. 이후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추가로 합류하면서 현재는 LG AI연구원·SK텔레콤·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2차 평가를 치르고 있다. 특히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2’는 2차 평가에 반영되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서 모티프테크놀로지스(47점)에 이어 2위(37점)를 차지해 다음 단계 진출에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정부는 8월 중 평가를 거쳐 3개 팀을 선정한다.
7300억원은 국내 AI 스타트업이 확보한 투자금으로는 큰 규모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AI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자본 경쟁을 벌이기는 어렵다. 자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갖춘 글로벌 기업들은 AI 인프라에 훨씬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업스테이지에는 확보한 기술과 투자금을 매출로 연결하는 일이 남아 있다. 모델 규모를 키울수록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구개발(R&D) 비용도 늘어난다. 기업 고객을 얼마나 더 확보하고 솔라와 문서 AI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느냐가 앞으로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유니콘 기업에 오른 뒤 “기업가치 1조를 넘어 매출 1조를 돌파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계속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업스테이지는 처음부터 초거대 모델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기업이 돈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문서 AI부터 시작했다”며 “고객을 먼저 확보한 뒤 자체 모델 개발로 사업을 넓힌 점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의 성장 방식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투자 규모보다 자체 AI 기술로 얼마나 매출을 키울 수 있는지가 업스테이지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훈(1972년생) 업스테이지 대표는
학력: 대구대학교 전자공학 졸업
미국 UC산타크루즈 컴퓨터과학 박사
경력: 업스테이지 공동창업자·대표
네이버 클로바 AI 조직 총괄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깨비메일 대표
까치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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