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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난인데 주차장 안 짓는다?…‘질문’부터 바꾼 이유[CEO의 서재]
- 조은비 로드맵 대표 추천 도서 ‘질문인간’
주차난 해법도 ‘주차장 부족’이라는 전제부터 의심
“좋은 질문에 검증과 실행 따라야 혁신으로 이어져”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인류의 역사는 위대한 질문에 의해 전진한다.”
조은비 로드맵 대표가 안병민 저자의 ‘질문인간’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문장이다. 인공지능(AI)이 수많은 답을 빠르게 내놓는 시대일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정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판단하는 힘이라는 의미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단국대학교에서 창업학을 가르치는 조 대표는 올해 초 이 책을 읽었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과 학생들이 문제를 충분히 들여다보기보다 정답부터 빨리 찾으려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 것이 책을 선택한 배경이다.
‘질문인간’은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이 답보다 질문에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교한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지 결정하고, AI가 내놓은 답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실행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책의 메시지가 자신이 창업과 경영에서 중요하게 여겨온 ‘문제 정의’와 닮았다고 봤다. 창업은 이미 정해진 답을 능숙하게 찾는 데서 시작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상에 “왜 그래야 하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물을 때 새로운 문제가 발견된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업과 혁신이 만들어진다.
로드맵이 AI 카메라와 라이다(LiDAR)를 활용해 만든 주차 관련 기술도 질문에서 출발했다. “주차장은 있는데 왜 사람들은 계속 주차할 곳이 없다고 느낄까”라는 물음이다. 현장을 살펴보니 특정 시간대에 차량이 몰리거나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정보를 알지 못해 배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기존의 답은 주차장을 더 짓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 대표에 따르면 주차면 한 칸을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은 과거 약 1억원에서 최근 2억원 안팎까지 높아졌다. 답은 분명했지만 한정된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졌다.
로드맵은 질문을 바꿨다. 주차장을 새로 조성하는 대신 기존 주차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차량을 분산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AI와 라이다는 현장의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확인한 뒤 탄생한 기술이다.
조 대표는 “이 책을 단순히 AI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창업과 경영, 그리고 교육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며 “질문하는 순간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게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과 혁신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경험이 쌓인 경영자일수록 질문이 필요하다. 과거의 성공 경험은 판단 속도를 높여주지만, 환경이 달라진 뒤에도 익숙한 방식을 정답처럼 고집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조 대표 역시 중요한 결정을 앞두면 “내가 이 문제를 너무 쉽게 판단한 것은 아닌가”, “과거에 성공한 방식이라는 이유로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자신에게 묻는다고 했다.
다만 좋은 질문만으로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질문하려면 해당 분야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고, 발견한 가설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고 실행하는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 특히 창업에서는 질문이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어렵다.
조 대표는 이를 ‘질문하고, 검증하고, 실행한 뒤 다시 질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앞으로 더 많은 답을 만들어낼수록 다른 관점은 없는지, 놓친 것은 없는지 묻는 힘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질문과 검증, 실행을 반복하는 것이 AI 시대에도 인간이 맡아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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