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중소돌의 기적’ 리센느, 뷰티 광고까지 꿰찼다..광고주들이 줄서는 이유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중소돌의 기적’ 리센느가 마침내 뷰티 광고 모델까지 올라섰다. 데뷔 2년 차인 리센느를 향한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편의점과 음료를 넘어 향수와 스킨케어, 헤어케어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단순히 떠오르는 아이돌을 모델로 세우는 수준을 넘어, 멤버들의 실제 일상과 콘텐츠를 제품 마케팅에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리센느의 광고계 질주는 음원 역주행에서 시작됐다. 2024년 데뷔한 리센느는 대표곡 ‘러브어택(Love Attack)’이 뒤늦게 주목받으며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음악방송 1위까지 거머쥐었다. 여기에 멤버들의 유튜브와 SNS 콘텐츠가 화제를 모으며 팬덤 밖으로 인지도를 넓혔다.
특히 광고주들이 주목하는 것은 리센느의 ‘친근함’이다. 무대에서는 아이돌다운 화려함을 보여주지만 콘텐츠에서는 멤버들의 취향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팬들이 멤버를 소비하는 방식과 브랜드가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의 간극이 작다는 얘기다.
리센느의 광고 포트폴리오는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CU는 지난 7월 리센느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K팝 아이돌 그룹을 브랜드 모델로 기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CU는 모델 계약에 그치지 않고 멤버들의 취향과 아이디어를 반영한 협업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 앨범 활동과 연계한 시즌 상품과 멤버들의 밈을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동아오츠카는 제로 탄산음료 ‘나랑드사이다’의 새 모델로 리센느를 낙점했다. 최근 공개한 광고에서는 멤버들이 차량을 타고 해안가를 달리며 CM송을 부르는 모습을 담았다. 나랑드사이다 특유의 청량한 이미지를 리센느의 밝고 편안한 분위기와 연결했다.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도 리센느와 전속 모델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THE 편한 교복’ 캠페인에서 리센느의 밝고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웠다.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높아지는 리센느의 인지도도 글로벌 시장 확대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향수 브랜드 랑방 역시 리센느를 모델로 기용했다. 패션 매거진과 함께 선보인 ‘에끌라 드 아르페쥬’ 화보에서 리센느의 청초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신제품 ‘에끌라 드 아르페쥬 화이트 티’의 감성과 연결했다.
뷰티업계에서도 리센느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바이오던스는 리센느의 리더 원이를 새로운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My First Collagen’ 캠페인을 전개한다.
바이오던스가 주목한 것은 원이의 스타성만이 아니다. 리센느의 리더로 팀의 성장을 이끌어온 꾸준함과 무대 밖에서 보여주는 솔직하고 친근한 모습에 주목했다. 2030 여성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캠페인에서 바이오던스는 원이의 실제 메이크업 루틴을 전면에 내세운다. 원이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아티스트가 메이크업 전 피부를 쫀쫀하게 정돈하고 밀착력 있는 피부 표현을 준비하기 위해 바이오던스 콜라겐 제품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콘텐츠에 담았다.
콜라겐을 중장년층의 안티에이징 성분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지금 좋은 피부 컨디션을 만드는 데일리 루틴’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특히 실제 아이돌 메이크업 현장에서 쓰인다는 점을 앞세워 이른바 ‘화잘먹 콜라겐’이라는 사용 맥락을 만든다.
바이오던스는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로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를 콜라겐 세럼을 비롯해 크림, 클렌징, 미스트, 토너 패드 등 데일리 스킨케어로 확장할 계획이다. 마스크팩 브랜드를 넘어 토털 스킨케어 브랜드로 외연을 넓히는 과정에서 리센느와 원이의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셈이다.
헤어케어 브랜드 에이페 역시 리센느를 새로운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대표 제품인 ‘스칼프 부스팅 앰플’을 비롯해 헤어 클리닉 트리트먼트 부스터, 프리즈 실키 스무딩 헤어 미스트 등을 리센느의 일상 콘텐츠와 연결하고 있다.
특히 ‘왓츠 인 마이 백(What's in My Bag)’ 콘텐츠를 통해 멤버들의 헤어케어 루틴과 제품 사용법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에이페가 두피 관리를 특정 문제가 생긴 뒤 시작하는 관리가 아니라 피부처럼 평소 꾸준히 챙기는 셀프케어 습관으로 제안하고 있는 만큼 리센느의 일상적인 이미지와 궁합이 좋다는 설명이다.
제품 자체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에이페의 스칼프 부스팅 앰플은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기록했다. 미국 틱톡샵에서는 최근 30일간 총거래액(GMV)을 기준으로 한 판매자 최고 등급인 ‘Tier 5(Premier)’를 달성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리센느가 광고계에서 빠르게 몸값을 높이는 배경에는 팬덤의 성장과 대중성의 확장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있다. 팬들이 좋아하는 멤버의 콘텐츠를 따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제품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 IP로 활용할 수 있다.
‘유명한 얼굴’을 빌리는 전통적인 아이돌 광고와도 결이 다르다. 리센느의 경우 멤버들이 평소 보여주던 말투와 취향, 메이크업과 헤어케어 루틴 자체가 광고 소재가 된다. 팬들에게는 익숙한 콘텐츠이고, 광고주에게는 제품을 녹여낼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공간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광고주들은 단순히 인지도가 높은 모델보다 팬덤과 대중성을 함께 확보하면서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아티스트를 선호한다”며 “리센느는 성장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멤버들의 친근한 이미지까지 갖추고 있어 소비재부터 뷰티까지 활용도가 높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화려하게 등장해 단숨에 시장을 장악한 스타는 많지만, 팬들과 함께 성장하며 광고주까지 끌어들이는 사례는 흔치 않다. 리센느가 지금 광고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광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광고주가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을 선택했다면 최근에는 팬덤의 충성도와 콘텐츠 확장성을 함께 본다”며 “리센느는 팬덤을 기반으로 대중성을 넓혀가는 과정에 있어 브랜드가 성장 서사를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광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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