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다시 찾아온 금리인상 충격파…저축은행 ‘연 5%’ 예금 다시 나올까
- [생존게임 저축은행]①
기준금리 인상에 수신금리 경쟁 격화…조달비용 상승 압박
1분기 순익 3338억원에도 비이자이익 의존…본업 회복은 ‘제자리’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2년간의 적자 터널을 빠져나온 저축은행업계에 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까지 나서면서 저축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어서다. 저축은행들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자이익보다 유가증권 운용 등 비이자이익과 대손충당금 감소에 기댄 측면이 커 금리 상승기를 버틸 수익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과 예금금리 격차 축소…고객 이탈 방어 ‘비상’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의 수익 개선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과 저축은행 간 수신금리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조달 방법이 마땅치 않은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출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수신금리 경쟁 격화가 ▲조달비용 증가 ▲대출금리 추가 인상 ▲차주의 상환 부담 확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저축은행업계의 실적을 뒷받침해온 유가증권 운용수익도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면서 물가 관리가 필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8월 27일에도 금리를 추가로 올려 기준금리는 3.00%까지 올라왔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에서는 곧바로 수신금리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은행은 지난달 한은의 7월 금리 인상 이후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렸다. KB국민은행은 7월 22일부터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0.3%p 인상했고 같은 시기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상품별 금리를 0.2~0.4%p 높였다.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에서는 iM뱅크의 ‘iM스마트예금’이 12개월 기준으로 기본금리 연 3.30%에서 최고 연 3.55%를 제공해 가장 높다. 인터넷은행에서는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가 별도 우대 조건 없이 1년 기준 연 3.60%에 달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75%다. 은행권이 높은 신뢰도와 접근성을 앞세우면서 저축은행과의 금리 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고금리 적금 상품까지 등장했다. KB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와 함께 카드 이용과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연 12.0%의 금리를 적용하는 ‘KB카드쓰담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2.0%지만 우대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10%p의 우대금리가 붙는다. 이 외에도 신한·하나·우리은행도 연 7~10%에 달하는 적금 상품을 운용 중이다.
결국 저축은행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올해 초 연 2%대 후반에서 최근 연 3%대 후반으로 뛰었고 정기적금 금리는 연 10%를 넘기 시작해 앞으로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후유증 겨우 탈출했지만…흑자 기반도 불안
문제는 예금금리 인상이 향후 저축은행 전체의 조달비용 증가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은행채 발행이나 저원가성 예금 등 조달 수단이 다양한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단순 수신 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다.
예금으로 확보한 자금을 대출로 운용하는 구조인 만큼 예금금리가 오르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이자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반면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대출금리를 조달비용 상승분만큼 올리기 어려워 갈수록 예대금리차 축소와 대출 연체율 상승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2022년 수신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당시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022년 11월 말 연 5.53%까지 치솟았다. 고금리로 끌어모은 예금은 이듬해부터 이자비용을 크게 늘렸고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악화시켰다.
이런 영향으로 저축은행업계는 ▲2023년 5758억원 ▲2024년 42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이후 2025년 417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2025년 말 연체율도 6.04%로 전년 말 8.52%보다 2.48%p 낮아지면서 업계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실적과 건전성 개선의 상당 부분은 부실채권 매각·상각과 충당금 부담 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출자산이 줄었지만 유가증권 운용수익이 늘고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줄어 전체 손익이 개선됐다.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440억원보다 2898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 이자이익은 1조3609억원으로 0.8%(12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유가증권·대출채권 관련 비이자손익은 267억원에서 2944억원으로 2677억원 급증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고금리 예금의 이자비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업계의 연체율까지 상승하면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압박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어렵게 되찾은 흑자지만 본격적인 생존게임의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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