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온라인 직구만으론 부족하다” K-패션뷰티, 美·동남아 ‘유통망’ 직접 뚫는다
- 어뮤즈, 미국 타겟·노드스트롬 잇달아 입점
K-뷰티 현지 접점 확대
무신사, 인도네시아 이어 말레이시아 진출
현지 최대 유통사 MAP와 손잡아
온라인 넘어 대형 유통망 확보
K-브랜드 해외 진출 전략 ‘2단계’로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한국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를 넘어 “현지 매장에서 직접 만나는 브랜드”로. K-뷰티와 K-패션이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넘어 대형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동시에 공략하고, 동남아에서는 현지 유통기업과 손잡는 방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 브랜드 어뮤즈는 다음 달 미국 프리미엄 백화점 노드스트롬 85개점과 대형 유통망 타겟 611개점에 잇달아 입점한다. 무신사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며 동남아 사업 영토를 넓힌다.
어뮤즈는 9월 6일 노드스트롬에 입점한 뒤 10일 타겟에 공식 론칭한다. 노드스트롬과 타겟은 소비층과 유통 성격이 다른 만큼 프리미엄 시장과 대중적인 리테일 시장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타겟에서는 올가을 새롭게 선보이는 뷰티 특화 공간 ‘타겟 뷰티 스튜디오’를 통해 제품을 선보인다. ‘듀 틴트’, ‘바나나 립 오일’ 등을 포함해 총 68개 SKU를 판매할 예정이다. 타겟 뷰티 스튜디오는 프리미엄 및 신진 뷰티 브랜드를 한데 모은 공간으로, 600개 이상 매장과 온라인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어뮤즈는 타겟 입점을 위해 약 2년간 현지 본사와 론칭을 논의해왔다. 지난해에는 타겟 경영진이 어뮤즈 본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장기간의 검토를 거쳐 입점을 성사시켰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미국 대형 유통망 안에 브랜드를 배치하는 데 공을 들인 셈이다.
미국은 K-뷰티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액은 약 22억 달러로 전체 국가 가운데 가장 많았다. K-뷰티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현지 대형 유통업체가 한국 브랜드를 직접 들여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
패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무신사는 지난 16일 인도네시아에서 파트너십을 맺은 미트라 아디페르카사(MAP)와 무신사 스탠다드의 말레이시아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현지 유통 역량을 갖춘 파트너와 손잡고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도 구매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쿠알라룸푸르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쇼핑몰과 리테일 인프라가 발달해 있고, 젊은 소비자들의 온라인 패션 소비도 활발하다. K-팝과 K-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국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도 무신사가 시장을 공략하는 배경이다.
실제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의 말레이시아 거래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6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늘었다. 무신사는 이를 기반으로 쿠알라룸푸르 등 주요 도시 핵심 상권에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두 기업 모두 ‘현지 유통망’ 자체를 글로벌 확장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어뮤즈는 미국의 대형 백화점과 리테일 체인을 통해 브랜드 접점을 넓히고, 무신사는 현지 유통기업과의 독점 계약을 통해 오프라인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이는 K-브랜드의 해외 진출 방식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확보한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외 온라인몰이나 역직구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현지 대형 유통망에 들어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K-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관심을 실제 구매와 브랜드 충성도로 전환하려면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브랜드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제는 단순히 해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현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대형 유통사와의 협업은 매출 확대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와 인지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K-뷰티와 패션 기업들의 해외 사업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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