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틀라스는 왜 억울할까⋯”노동갈등은 구조가 만든다” [새로나온 책]
- 노동정책 전문가가 현장에서 본 갈등의 조건 친절하게 해설
낡은 틀과 새 노동을 담지 못하는 제도가 문제라고 지적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는 신들과의 전쟁에서 패한 대가로 하늘을 떠받쳤다. 신간 '노동갈등, 아틀라스는 억울하다'는 오늘의 노동시장에도 아틀라스가 있다고 본다. 하청과 비정규직, 플랫폼과 특수고용 노동자처럼 시장을 움직이는 일을 하면서도 보호는 덜 받고 위험은 더 떠안는 사람들이다. 오늘의 아틀라스는 자신이 만들지 않은 규칙의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소외된 이들이다.
저자는 1993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및 기획조정실장을 지냈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4대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공인노무사이자 현재 성균관대 RISE사업단 교수다. 정책 수립과 분쟁 조정, 현장 감독을 두루 거치며 같은 제도가 위치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장면을 본 경험이 출발점이다.
저자는 한국 노동법이 안정된 고용관계와 명확한 사용자, 일정한 규모의 사업장을 전제로 설계됐다고 지적한다. 오늘의 노동은 다르다. 원청은 생산 방식과 납기, 단가를 정하지만 고용계약은 하청이 맺는다. 플랫폼은 일감과 보수 체계를 설계하면서 노동자를 독립 사업자로 분류하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영업 방식을 통제하되 고용 책임은 가맹점에 남긴다. 결정과 통제는 여러 주체에 연결돼 있는데 비용과 책임은 가장 약한 개인에게 분산되는 구조다. 저자는 "갈등은 새로운 노동 형태가 등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낡은 틀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한다.
이중구조 서술도 같은 틀에 놓인다. 대기업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내부노동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고 자리가 쉽게 비지 않는다. 과거에는 외곽에서 출발해 중심으로 옮겨갈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외부노동시장의 첫 일자리가 상향 이동의 출발점이 아니라 이동이 멈추는 지점이 되기 쉽다. 출발선의 격차도 짚는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미 내부노동시장에 있는 사람에게는 생산성 도구지만, 입구에 선 청년에게는 첫 발판을 없애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변화가 해고가 아니라 신규 채용 축소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임금과 직무, 근로시간, 전환 경로를 함께 조정하지 않고 숫자만 늘리면 그 부담이 청년의 입구로 전가된다고 적었다.
노동시간에서는 총량보다 배분을 묻는다. 내부노동시장에서는 숙련 인력에게 초과근로가 몰리고, 외부노동시장에서는 법적 경계선 아래로 시간이 쪼개진다. 성과 기준이 모호한 조직에서 '가짜 노동'은 비합리가 아니라 합리적 생존 전략으로 설명된다. 모두가 열심히 움직이지만 나아가지 못하는 '부지런한 정체'다.
책은 7개 부, 19개 장에 걸쳐 갈등이 반복되는 조건을 짚는다.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 어느 한편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대신 갈등을 변화가 필요한 지점을 알려주는 신호로 읽자고 제안한다. 에필로그의 문장이 책의 주제를 보여준다. "갈등을 이해한다는 것은 누가 옳은지 그른지를 재단하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무게를 견디며 그 자리에 서 있는지를 함께 바라보는 일이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윌 & 에어리얼 듀런트 부부가 50여 년에 걸쳐 인류 문명사를 집대성한 ‘문명 이야기’ 시리즈를 결산하면서 얻은 통찰을 담은 책이다. 인류의 역사를 지리∙생물∙심리∙경제∙정치∙전쟁 등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했다. 이 책으로 역사에서 되풀이되는 사건과 현상의 조건을 짚을 수 있다. 듀런트 부부는 1968년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고, 1977년에 미국 최고 권위의 민간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역할은 주어지지 않는다: 커리어, 자기 정의의 여정
기업 홍보팀 보조로 커리어를 시작해 에델만 코리아 임원을 거쳐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첫 커뮤니케이션 헤드가 된 홍보 전문가가 런던비즈니스스쿨 학생으로 돌아가 일과 직함 밖의 자신을 돌아본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커리어를 어떻게 쌓았는지에 관한 성공담이라기보다 ‘커리어 너머’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한다.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나노 벤처
58명이 일하던 곳은 어느 순간 두 대표를 포함해 7명의 임직원과 낡은 맥북만이 남았다. 그런데 조직이 작아진 뒤 매출은 58명 시절을 넘어섰고, 한 달 운영비는 10분의 1로 줄었다. 두 대표가 직접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고 조직 전체를 다시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AI가 있다. AI를 지휘하는 사람을 전제로 조직을 재편한 기업이 어떻게 반등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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