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서울의 대표 러닝 코스 남산의 '악명 높은 업힐' 뛰어보니
- 남산 1.5km 업힐 정상급 선수들 훈련 코스
뛰다 걷다 반복했지만 만능 운동인 이재윤도 도전 욕구 '뿜뿜'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러닝 코스로 꼽히는 남산. 국립극장 왼쪽 입구부터 남산서울타워 T1 광장까지의 업힐 코스는 러너들의 승부욕과 끈기를 자극하는 도전적인 장소이기도 했다.
심박수 176까지 오른 ‘악명 높은 업힐’
배우 이재윤을 비롯한 20여명의 일반 아마추어 러너들이 지난 5일 ‘악명 높은 업힐 코스’ 도전을 위해 남산서울타워 T1 광장에 모였다. 만능 운동인으로 알려진 이재윤은 게토레이 앰버서더로 참여했는데 남산 러닝은 처음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코스는 로드 러닝과 트레일(산악) 러닝의 중간 레벨쯤에 해당됐다.
올해 트레일 러닝에 입문했다는 이재윤은 “트레일 러닝은 지면이 고르지 않고 다칠 위험도 있으니까 내 몸에 대해 좀 더 깨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리막이나 오르막을 뛸 때 로드와는 다른 페이스가 필요한 것 같고, 다른 근육이 요구되기도 한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산 코스는 처음인데 다치지 않고 함께 즐겁게 뛰었으면 좋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당일 ‘게토레이 러닝 캠페인’에 참여한 기자도 남산 코스가 처음이라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마음가짐으로 러닝화 끈을 조여 맸다.
평평한 편이지만 그래도 산악 지형을 뛰는 코스라 다치지 않게 충분한 스트레칭을 한 뒤 출발했다. 남산서울타워 T1 광장에서 출발했기에 계단을 통해 다시 160m 가량을 내려가야 했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달리기를 지향한다”는 러닝 캠페인의 페이스 메이커의 지침 아래 대열에 맞춰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워밍업을 하는 개념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렇게 8분 정도 워밍업을 한 뒤 대열에 맞춰 내리막길을 뛰기 시작했다. 사람과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바닥 지형이 고르지 못하면 수신호로 서로 알려주면서 ‘평화로운 러닝’이 2km 지점까지는 이어졌다.
이후 나타난 1.5km 가량의 악명 높은 업힐 코스에서 러너들의 ‘각개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45도 이상의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됐고, 160m 고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막을 뛰었는데 5분이 지난 뒤 이탈자가 생겨나며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속도를 늦춰서라도 조금씩 뛰고 싶어지만 발걸음이 계속 무거워졌다.
이재윤도 “남산 코스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탄식하며 페이스를 조절했다. 결국 걷기, 뛰기를 반복했고, 수분 섭취를 위해 ‘게토레이 런’을 들이켜야 했다. 게토레이는 러닝 중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300ml 소용량 제품을 선보였는데 마침 러닝 베스트에 쏙 들어가는 크기였다.
심호흡을 고르면서 선두 그룹을 봤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최대 심박수 176bpm까지 올라갈 정도로 숨이 가빠왔다. 그렇게 1km 오르막을 오른 뒤에는 앞선 그룹마저 시야에서 사라졌다.
헐떡이며 무거운 한 발 한 발을 내디뎠고, 마침내 남산 타워 밑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이 눈에 보였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구나”는 생각에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그렇게 1.5km의 오르막이 끝나자 남산서울타워 T1 광장이 보였다. 3.5km의 랩타임은 34분02초.
남산타워 아래 절경, ‘정복의 참맛'
결승선에 도착한 뒤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그제야 남산 아래 펼쳐진 서울 도심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걸으면서 남산타워를 방문한 관광객들처럼 눈앞에 펼쳐진 서울의 절경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잠시나마 ‘남산 정복’의 느낌을 받기도 했다.
평소에도 남산 코스를 자주 뛴다는 여성 참가자는 “업힐 코스는 언제 뛰어도 힘들다. 마라토너나 선수들이 남산의 업힐 코스에서 오르막 훈련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모든 러너들이 서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마지막 참가자를 하이파이브로 맞으면서 이날 러닝 캠페인은 마무리됐다.
이재윤은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뛰면서 파이팅 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건강한 땀을 함께 흘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남산의 악명 높은 업힐에 대해서는 “즐거웠고, 즐거웠고”라며 애써 웃으며 넘겼다.
러너에게 1.5km는 비교적 짧은 코스다. 하지만 남산의 업힐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도전적 코스라는 걸 실감하면서 러닝 캠페인이 종료됐다. 기자는 다리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게토레이 런스탑’ 부스에 마련된 무동력 트레드밀로 300m를 추가로 달렸다. 무동력 트레드밀 300 챌린지에는 약 160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재윤은 캠페인을 마치면서 “세계를 돌아다니고 여행하면서 항상 뛰는데 한강만큼 뛰기 좋은 곳은 정말 없는 것 같다. 제가 사는 고양시 쪽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코스여서 굉장히 좋다”고 밝혔다.
한강은 러닝을 즐기는 이들에게 최고의 코스다. 한강의 로드 러닝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남산의 코스를 뛰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산을 내려오면서 마침 이재윤과 그 크루들이 다시 국립극장으로 내려와 악명 높은 업힐의 출발선에 다시 선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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