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삼성 따라 ‘여권형’으로 접은 애플…100만원 비싼 배짱 통할까 [정길준의 위클리 성지]
- 첫 폴더블 아이폰, 갤Z폴드8 닮은꼴
애플 감성으로 300만원 넘는 출고가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애플이 마침내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이 삼성전자가 먼저 선보인 ‘여권형’ 폼팩터와 유사한 규격을 채택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7세대에 걸쳐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하며 200g대 무게 장벽을 깨뜨린 삼성전자의 실용주의 전략과, 애플의 100만원 이상 높은 초고가 프리미엄 배짱 전략이 맞붙으면서 양사의 폴더블 대전이 본격화됐다.
주요 스펙은 박빙…팽팽한 맞대결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선보였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일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아이폰에 더 큰 디스플레이가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며 “동시에 주머니와 손안에 쏙 들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이패드처럼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디스플레이와 세심한 디자인, 혁신적인 엔지니어링이 폴더블폰 사용 경험을 새롭게 정의할 거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화면 크기는 애플과 삼성전자 제품이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아이폰 듀오는 펼쳤을 때 193㎜(7.6인치), 접었을 때 136㎜(5.4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갤럭시 Z 폴드8’ 역시 펼쳤을 때 193.2㎜(7.6인치), 접었을 때 138.4㎜(5.5인치) 화면을 탑재해 폼팩터 비율과 화면 면적에서 큰 차이가 없다.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AP)의 경우 반도체 제조 공정 면에서 애플 쪽이 조금 더 미세하다. 아이폰 듀오는 2나노 공정 기반의 ‘A20 프로’ 칩(6코어 CPU·7코어 GPU)을 탑재했으며, 갤럭시 Z 폴드8은 3나노 공정 기반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8코어 CPU·12코어 GPU)를 적용했다. 아이폰 듀오는 더 미세한 2나노 공정이라는 최첨단 작업장에서 6명의 정예 일꾼이 일하는 구조라면, 갤럭시 Z 폴드8은 3나노 공정 위에서 8명의 일꾼이 동시에 달려들어 멀티태스킹을 처리하는 형태다.
카메라 시스템은 두 제품 모두 실용적인 5000만 화소 안팎의 듀얼 카메라 구성을 갖췄다. 갤럭시 Z 폴드8은 후면에 5000만 화소 광각과 5000만 화소 초광각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8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아이폰 듀오는 4800만 화소 메인과 4800만 화소 초광각 듀얼 카메라로 맞서며 4K 120fps 돌비 비전 촬영에 집중했다.
무게와 휴대성 측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갤럭시 Z 폴드8은 펼쳤을 때 4.5㎜ 두께와 201g의 무게로 역대 가장 가벼운 폴더블 형태를 완성했다. 아이폰 듀오는 펼쳤을 때 5.2㎜, 접었을 때 11.3㎜ 두께에 254g으로 묵직한 편이다. 배터리와 충전의 경우 갤럭시 Z 폴드8이 4800㎃h 배터리에 45W 유선 충전을 지원하며, 아이폰 듀오는 20분 만에 50%를 충전하는 고속 충전과 25W 무선 맥세이프 충전을 뒷받침한다. 방수·방진 등급은 갤럭시 Z 폴드8이 IP48, 아이폰 듀오가 IP68이다.
AI·펜슬 지원이 변수
시장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단연 가격과 브랜드 가치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기본 모델 기준 329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갤럭시 Z 폴드8(227만8100원부터)과 비교했을 때 100만원가량 비싸다. 애플은 폴더블 시장 후발주자인데도 특유의 고가 프리미엄 정책을 고수한 셈이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서도 양사의 접근 방식은 갈린다. 애플은 듀얼 화면 동시 구동에 최적화된 개인용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바탕으로 한 화면에서 두 앱을 나란히 구동하는 분할 화면 멀티태스킹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제미나이 기반의 에이전트형 AI를 앞세워 40여 개 앱을 자동으로 연동하는 실용성을 내세운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의 스타일러스 펜 지원 여부가 향후 시장을 흔들 변수로 지목된다.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은 “아이폰 듀오가 연내 ‘애플 펜슬’ 입력을 지원하게 될 경우 갤럭시 Z 폴드8에 비해 강력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훨씬 얇은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스타일러스 펜 지원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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