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2500원 '반줄 김밥' 등장까지…고물가 시대, 변화된 밥상 풍경은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지역 김밥 한 줄의 평균 가격은 3,869원으로 1년 전(3,623원)보다 6.8%(246원)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칼국수(3.6%), 삼겹살(3.3%), 냉면(2.2%) 등 조사 대상 주요 외식 메뉴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김밥 평균가는 지난해 말 3,723원에서 꾸준히 우상향해 4,000원 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밥 가격이 치솟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일반 김밥 한 줄의 절반가량인 5조각을 은박지에 포장해 2,500원 안팎에 판매하는 이른바 '반줄 김밥'이 화제로 떠올랐다. 라면 등과 곁들여 먹거나 식사량이 적은 이들에게 실속 있는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단위당 가격으로 따지면 두 팩(10조각)에 5,000원에 달해 서울 평균가(3,869원)보다 1,100원 이상 비싸지는 착시 효과도 안고 있다. 당장의 결제 부담을 낮추려는 소비자와 원가 부담을 덜려는 자영업자의 셈법이 맞물려 나타난 '슈링크플레이션형' 다운사이징 현상인 셈이다.
식당들의 이 같은 고육지책 뒤에는 누적된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김밥 및 간이음식점의 5년간 매출은 70.3% 늘었으나, 재료비와 인건비 등 전체 외식업체의 영업비용 증가율(46.7%)이 매출 증가율(41.4%)을 웃돌면서 외식업 영업이익률은 2020년 12.1%에서 8.7%로 쪼그라들었다. 전체 비용 중 식재료비 비중만 40.7%에 달해 한 줄 가격을 무작정 올리기 어려운 분식집들이 '소용량 포장'으로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청년층의 초가성비 소비는 식음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점심 식사 후 4,000~5,000원대 프랜차이즈 대신 1,000원대 저가 커피를 찾고, 5,000~7,000원 선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햄버거 세트로 발길을 돌리는 추세다. 실제로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 가맹점 수가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배달 플랫폼 내 햄버거 주문량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국면에서 저가·소용량 먹거리가 청년층의 식비 부담을 더는 자구책이 될 수 있으나, 극단적인 가성비 추구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격과 포만감 위주로 끼니를 때우다 보면 필수 영양소 섭취가 부실해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 스스로 균형 잡힌 식단을 점검하고 외식업계 역시 가격 경쟁력과 영양을 고루 갖춘 메뉴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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