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높아진다지만 은행권은 ‘표정관리’…KB금융 분기 순익 2조 넘나
- 금리 상승에 NIM 개선 기대…대출금리,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반영
하나증권, KB금융 3분기 순익 2조600억원 전망…역대 최대 수준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와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예금금리 등 조달비용은 상대적으로 늦게 반영되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과 이자이익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연체율과 대손비용 증가가 부담이지만 당장 금융지주의 이익 증가세를 꺾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에 대출금리도 가파른 상승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주요국의 재정 불안, 통화긴축 우려가 맞물리면서 국내외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 제시한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은 연 3.25%로 현재 기준금리인 연 3.00%보다 0.25%포인트(p) 높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10월보다는 11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물가 불안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9월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 품목을 중심으로 기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기 전부터 채권금리는 가파르게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9월 18일 연 4.090%, 10년물 금리는 연 4.6%까지 상승했다. 기업에는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악재지만 은행에는 대출자산 수익률과 NIM이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이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변동금리 대출과 신규 대출 금리는 비교적 빠르게 오른다. 실제로 9월 대출금리 평균은 연 5.90%(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기준)로 매달 증가하고 있다. 대출자가 3억원을 빌렸을 경우 월 상환액은 178만원에 달한다. 연 3.11%였던 5년 전과 비교하면 50만원 증가한다.
반면 은행이 부담하는 예금금리와 조달비용은 만기 구조 등의 영향으로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대출에서 받는 이자와 예금 등에 지급하는 이자의 차이가 일시적으로 벌어지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준금리와 국채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올해 은행권 NIM이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KB금융 분기 최대 순익 눈앞…금융지주 실적 기대감↑
실적 기대가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이다. 하나증권은 KB금융의 올해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2조6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2%, 전 분기보다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동시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나증권은 이러한 전망을 토대로 KB금융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3만5000원으로 높였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이보다 보수적이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8303억원 수준이다. 하나증권의 예상대로 순이익이 2조원을 넘으면 시장의 눈높이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된다.
다른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도 견조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6111억원, 하나금융은 1조2380억원, 우리금융은 9871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성장과 NIM 개선, 비이자이익 확대가 맞물리면서 주요 금융지주가 기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금리 상승이 은행에 일방적인 호재인 것은 아닌 것으로도 평가된다.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가계와 자영업자, 한계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져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은행이 미래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면 NIM 개선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그동안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취약 차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온 만큼 건전성 악화가 당장 순이익 증가를 가로막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금융지주 실적은 금리 상승으로 얻는 이자이익과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사이의 줄다리기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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