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KT의 슬기로운 AI 활용법…연 10만 시간 아끼고 제작비 50% 줄였다
- BC카드·ENA·스튜디오지니 AX 사례 공개
SLM 스웜부터 AI 시네마 스튜디오까지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KT가 결제 데이터 분석부터 드라마·예능 제작 현장에 이르기까지 계열사 전반으로 인공지능 전환(AX)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자체 금융 LLM(거대언어모델)부터 AI 배우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까지 전방위로 AI 기술을 도입하며 통신사의 한계를 넘어선 플랫폼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KT는 21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금융·미디어 분야 계열사의 AX 사례를 발표했다. 이 행사는 지난 8월부터 5회에 걸쳐 진행된 ‘KT그룹 커넥트 위크’의 마지막 일정이다.
BC카드, SLM 스웜 방식 적용
BC카드는 LLM을 직접 구축하는 대신 업무별로 특화된 SLM(소형언어모델)을 분할 처리하는 ‘SLM 스웜’ 아키텍처와 추론 엔진 최적화 기술을 적용했다.
담당 인력 5명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KT그룹 차원의 인력과 오픈소스를 활용해 진행됐다. 개발된 범용 LLM ‘모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리더보드 평가에서 12위, 한국어 평가(KMMLU)에서 9위를 기록했다.
BC카드는 사내 AI 서비스인 모아이로 가맹점·기업 심사 프로세스를 단일화해 연간 10만 시간의 업무를 절감했으며, 자연어 입력 방식의 데이터 분석 체계도 구축했다. 한국어·금융 특화 AI 모델 49종과 데이터셋 12종을 글로벌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해 월평균 15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이태영 BC카드 AX팀장은 “BC카드의 AX는 업무 효율화를 넘어 AI 네이티브로의 전환 과정”이라며 “오픈소스 생태계 협력과 업무별 특화 SLM을 활용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 LLM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내부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며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kt ENA, 예능·다큐·역사 프로그램에 AI 접목
kt ENA는 메디컬 다큐멘터리 ‘하지 못한 말’에 배우 겸 가수 유리의 음성과 얼굴을 복제한 ‘클로닝 AI’를 도입해 시신·의사·관찰자 등 다양한 역할로 시각화했다. 역사 토크쇼 ‘결이 다른 전쟁사’는 기존 삽화나 자막 대신 베트남 구찌 땅굴 내부 전장을 ‘시네마틱 AI’로 재현했다. 예능 프로그램 ‘맡겨만 주십쇼’는 사진 한 장으로 2시간 만에 기획·생성·편집을 거쳐 지역 상점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김종래 kt ENA AI콘텐츠팀장은 “다큐멘터리에 국한되던 AI 적용 범위를 예능과 토크쇼까지 넓혔다”며 “기존 삽화 수준을 넘어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는 영상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kt 스튜디오지니, AI로 제작비 50% 절감
kt 스튜디오지니는 기획부터 제작, 품질 관리까지 AI를 적용하는 ‘AI 시네마 스튜디오’ 프로덕션 체계를 소개했다. ▲AI 슈퍼바이저 ▲최적화 촬영 시스템(시네마 스테이지) ▲대량 컷 관리 플랫폼(시네마 허브)으로 구성됐다.
시네마 스테이지의 ‘그리드월’은 격자무늬 벽을 통해 카메라 움직임·포커스·깊이감을 AI 모델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에서는 블루스크린 촬영분에 AI 전장 이미지를 결합해 폭발 장면을 구현했다.
연내 공개 예정인 무협 숏폼 드라마 ‘무신귀환록’에는 배우의 연기 데이터를 AI 캐릭터에 이식하는 ‘모션 트랜스퍼’ 기술과 풀 AI 액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배우의 연기력을 기반으로 기존 VFX(시각적 특수효과)나 CG(컴퓨터그래픽) 대비 제작 시간과 비용을 50% 이상 줄였다.
은재현 kt 스튜디오지니 AI사업추진팀장은 “배우의 연기와 창작자의 연출 의도를 AI로 구현해 기존 AI 영상의 어색함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AI 슈퍼바이저 역량을 내재화해 숏폼부터 롱폼 드라마, 영화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KT그룹은 전통적인 통신 사업을 넘어 결제 데이터망과 미디어 프로덕션 전반에 AI 기술을 이식하며 ‘AX 플랫폼 컴퍼니’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김동훈 KT 홍보실장은 “이번 그룹 커넥트 위크는 각 그룹사의 AX 성과를 공유하고 성장 가능성을 모색한 자리”라며 “앞으로도 그룹의 AX 사례를 지속 발굴해 AX 플랫폼 컴퍼니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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