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추석 지나면 연말 증시 ‘본게임’…증권가가 찍은 4분기 승부처는
- 추석 전 약세·연휴 후 강세…22년 통계로 본 ‘전약후강’
미·중 정상회담 첫 시험대…관세·반도체 규제 향방 촉각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통상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약세를 보인 뒤 연휴 이후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대신증권이 2004년부터 2025년까지 총 22차례 추석 연휴 전후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연휴 전 5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0.05%에 그쳤다. 상승한 경우도 22차례 가운데 11차례로 절반에 불과했다.
긴 연휴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감에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거래대금도 위축됐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0조1000억원으로 전주보다 3조7000억원가량 감소했다.
반면 연휴 이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같은 기간 추석 연휴 이후 5거래일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1.34%로, 22차례 가운데 15차례 상승했다. 특히 연휴 전 증시가 약세를 보였던 해에는 연휴 이후 5거래일 평균 수익률이 1.65%, 상승 확률은 73%로 높아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 기회라는 기존의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AI 주도주 이어갈까…외국인 수급·순환매가 관건
다만 명절 효과만으로 연말 증시의 방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올해는 특히 국내 증시가 문을 닫는 동안 대형 대외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연휴 직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첫 번째 승부처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휴전 연장과 상호관세 인하를 비롯해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지속 여부 등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 규제 향방은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기술 규제를 완화할 경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추격에 속도가 붙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에는 중장기 경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휴가 끝나면 시장의 시선은 곧바로 미국의 물가와 반도체 실적으로 옮겨간다. 오는 30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이어 미국 고용과 제조업 지표도 예정돼 있어 연말 금리 경로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가 재조정될 수 있다.
같은 날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도 국내 증시의 중요 분기점이다. AI 투자 확대가 실제 메모리 수요와 가격,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의 4분기 주도력 지속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압박했던 고금리·고유가·인공지능(AI) 속도조절 우려 가운데 적어도 AI 산업에서는 실제 사용량 증가와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근거가 계속 추가되는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지, 외국인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수가 연속성을 갖는지가 추가 상승의 핵심 포인트”라고 짚었다.
지수 측면에서는 코스피 6900~7100선 안착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최근 6500~6700선에서 지지력을 확인한 만큼 60일·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6900~7100선을 넘어설 경우 추가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AI가 여전히 4분기 주도주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할지도 주목된다. 최근 1개월 기준 자동차와 IT가전, 보험,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IT하드웨어 등은 실적 대비 상대적인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 미국 물가 안정으로 금리 부담까지 완화될 경우 성장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추석 이후 연말 증시의 방향은 ‘명절 효과’보다 미·중 갈등의 향방과 미국 통화정책, 반도체 실적과 외국인 수급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연휴 이후 반도체·AI가 다시 지수를 끌어올리고 비반도체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할 수 있을지가 4분기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와 AI 관련 산업은 AI 수요와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주도력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라며 “비반도체 업종에서도 순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익 성장 대비 저평가된 업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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