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일본 맥주인데 ‘메이드 인 코리아’…기린이 한국서 만드는 이유 [가봤어요]
- ‘맛·품질’ 완벽 재현…안정적 공급 체계 확보
“기린 매출 비중 8%…‘테라·켈리’와는 시장 달라”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4년부터 약 20년 동안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맛과 품질을 한국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한국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더욱 신선한 품질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지난 8일 경기 용인시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은 지난 20년 동안 기린과의 상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끌어온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술 협정은 단순한 생산 현장의 이전이 아니라 한층 더 발전된 기술과 품질을 만들어 가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린 맥주, 판매량 연평균 82.4% 증가
하이트진로는 지난 7일 일본 기린과 기술 제휴 협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캔 제품을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기린과 자본 관계가 없는 수입·유통사가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라이선스 생산하는 건 하이트진로가 아시아 최초다.
기린이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데는 한국에서 일본 맥주의 선호도가 높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4592만달러(617억8077만 원)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 2018년 3929만달러(528억6470만원)보다 16.9%가량 증가했다.
수입량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일본 맥주 수입량은 5만8305톤(t)으로 최근 10년 상반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18년(4만2962t)과 2019년(4만1535t)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일본 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판매량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기린 이치방 시보리 판매량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82.4%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가 지난해 달성한 역대 최대 판매량 기록을 올해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생산 대상이 캔 제품인 이유는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품목별 연평균 성장률은 ▲캔 97% ▲병 41% ▲생맥주 64% 등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4년 국내에 기린 이치방 시보리 병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인 뒤 2011년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2012년부터 캔맥주와 생맥주도 유통했다.
내년까지 국내 생산 비중 75% 목표
하이트진로가 목표하는 전주공장의 초도 생산 물량은 150만㎘가량이다. 500㎖ 캔으로 환산하면 300만개 정도다. 하이트진로는 내년까지 기린 이치방 시보리 전체 판매량의 약 75%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생산 제품은 이달 첫째 주부터 출고가 시작됐다. 각 유통사·점포에서 기존 수입 제품의 재고가 소진되면 국내 생산 제품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와 기린은 1년이 넘는 협의와 기술 교류를 거쳐 기술 협정 MOU를 체결했다. ‘이치방 시보리’는 일본어로 ‘첫 맥즙’을 뜻한다. 맥아의 첫 즙만 사용해 맥주를 만드는 공법으로 보리 원료 본연의 진한 맛과 깔끔한 풍미가 특징이다.
하이트진로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핵심 공법과 ‘기린 효모’를 직접 제공받아 고유의 맛과 품질을 구현한다. 일본 현지 기술진의 현장 참여로 원료부터 공정, 품질관리 기준 등을 전주공장 생산 설비에 적용했다.
일본 현지 제품과 동일한 맛·향 등을 충족하는지 반복 검증을 통해 품질 동등성을 확보하고, 생산 이후에도 양사 기술진의 정기적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을 관리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 국내 생산을 통해 제품 운송 기간이 최소 한 달 이상 단축되면서 소비자가 동일한 맛과 품질의 맥주를 더욱 신선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생산 체계를 갖추면서 물량 변동이나 관세, 천재지변 등의 위험 요소를 줄여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거라고 본다.
국내 주류 소비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기린 맥주가 테라·켈리 등 기존 하이트진로 대표 제품의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권역장은 “기린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에서 프리미엄 영역을 담당하는 브랜드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은 늘어나는 일본 맥주 수요에 대응하고 관련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권역장은 “기린 이치방 시보리 국내 생산의 최종 목표는 하이트진로와 기린이 지향하는 고품질의 프리미엄 맥주를 만드는 일”이라며 “기린과의 기술 협정을 전략적 파트너십의 발판으로 삼아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디시젠, 온코프리 대만 간다...수출선 다변화로 시장 가치 입증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약 실형’ 돈스파이크, 로또 당첨에 신났네…“대박사건” 자랑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한국에 알려주면 중국에 샌다?”…美가 정보공유 꺼리는 이유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뷰티 유통·B2B 솔루션 매물로…패션 대기업 인수 수요도[M&A 딜보드]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단독]월1회·최대 3개월 내세웠던 펩트론…특허 속 효능시험은 최대 2주 간격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