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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주)’에 미련 버려라

[Stock]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주)’에 미련 버려라


이종우의 마켓 워치 실적 기대 이하로 기존 주도주 힘 떨어질 듯
오바마 대통령은 4470억 달러에 이르는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증권선물거래소가 IFRS(국제회계기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유가증권시장 151개사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2분기 매출액은 361조944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5.7%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4조5258억원, 순이익은 20조1208억원으로 각각 15.5%, 11.4% 줄었다. 25개사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액이 709조1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1조4191억원으로 6.1% 줄었다. 순이익 역시 41조6726억원으로 7.5% 감소했다. 이익 20% 증가라는 애초 전망에 크게 미달하는 수치다. 3분기도 상황이 나아지기 어려울 듯하다. 선진국 금융시장이 요동친 데다 IT(정보기술)를 비롯한 주요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8월 유가증권시장 96개 기업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24조8000억원으로 7월 초에 비해 14.5% 떨어졌다.



2분기 실적·경제지표 모두 실망스러워경제지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선진국 경제지표 중 제조업지수나 소비자심리지표 같은 소프트데이터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표가 떨어지기 전에 심리지표가 악화됐던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당분간 경기둔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종 수요를 결정하는 미국의 고용지표는 8월 실업률이 7월과 같은 9.1%를 기록했지만, 비농업부문의 신규 고용 증가세가 11개월 만에 멈췄다. 금융시장 혼란과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대가 민간부문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기대에 부합하는 경제 수치는 연말께나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문제는 이런 변화도 경기가 좋아져서라기보다는 낮아진 전망치 때문이어서 개선에 대한 확신을 주기 힘들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 그러나 이는 경기둔화가 멈춘 후 상승이 조금 더 빨리 이뤄진다는 의미이지 경기둔화가 한창일 때 주가가 먼저 오른다는 얘기가 아니다. 아직은 경기회복에 따라 주가가 올라가는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4470억 달러에 이르는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시장이 예상한 3000억 달러보다 큰 규모지만 주가를 올리진 못했다. 이번 부양책은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와 고용부진 때문에 나왔다. 올 상반기 미국 경제는 0.7% 성장에 그쳤고 하반기에도 저성장이 예상된다. 이 와중에 올해 말이 되면 2010년 12월부터 시행한 경기부양책의 일부가 종료될 예정이다. JP모건은 추가 대책이 없을 경우 경기부양책 종료로 성장률이 1.5%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경기부양책은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규모가 문제다. 예상치인 3000억 달러보다 크기가 커졌지만, 그동안 미국의 재정적자가 연간 2조 달러 넘게 늘어나는 걸 감수하면서 부양책을 폈던 것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내용 면에서도 새로운 정책보다 기존에 시행되던 세금 감면을 연장하는 형태여서 위력이 약하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부양책이 있었지만 시장을 움직이지 못했다. 경기둔화가 한창 진행될 때 부양책이 나와 그 효과가 경제가 밑으로 내려가려는 힘에 압도당했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로 부양책 전후 주가는 정책이 발표되기 전에 올랐다 정책이 발표되면서 다시 떨어지는 형태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는 미국 경기둔화보다 시장을 더 압박하고 있다. 여전히 그리스가 문제다. 구제금융의 일부를 받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것이란 우려가 커져 독일 재무장관조차도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를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할 정도가 됐다.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국가의 채권을 많이 보유한 유로지역 금융기관의 신용 위험까지 올라가고 있다. 프랑스 대표 금융기관인 BNP파리바의 CDS(신용파산스와프)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은 혹시 모를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다. 이런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20억 유로에 이르는 부동산 특별세를 신설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8월 하순 이후 주가가 올랐다. 시장이 반등 국면이었던 덕분인데 반등이 끝나면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당분간 재료가 없는 상태에서 시장만의 힘으로 버텨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주식시장은 한(恨)을 남기지 않는다. 8월 초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에는 개별주가 한을 품고 있었다. 대세상승이 진행되는 동안,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유동성 장세에 종합주가지수는 올랐지만 개별주는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이 조정에 들어간 직후 개별주가 올랐다. 그 즈음에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는 반대로 떨어져 종합주가지수 1700선에서는 어떤 주식이 더 오르고, 덜 올랐는지 비교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가 됐다.

반등 과정에서는 기존 주도주가 한을 풀었다. LG화학이 주도력을 잃자마자 50% 가까이 떨어졌는데 8월 중순 이후 반발매가 형성되면서 크게 올랐다. 이번 반등이 끝나면 더 이상 기존 주도주가 시장을 이끄는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 미래 성장성이 주가에 모두 반영된 데다 실적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형주는 대세상승 재개될 때 뜰 듯시장이 지지부진할 경우 개별주의 재부상이 예상된다. 8월의 중소형주 강세가 대형주와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면 9월은 대안 부재 때문이다. 유동성이 많지만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장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또 대형주의 상당수가 아직 매력을 느낄 정도로 주가가 떨어진 것도 아니어서 대형주 움직임이 약할 수밖에 없다. 만일 중소형주가 상승한다면 계속 주자를 바꾸는 형태일 것이다. 본류가 되는 종목은 비교적 오랜 기간 상승을 유지하지만 아류는 동참과 탈락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대형주가 주도주로 나서는 건 대세상승이 다시 시작될 때부터다. 이 경우 기존 주도주와 성격이 다른 주식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화학 중 특히 화학이 미래 성장성을 반영했다면 새로운 주도주는 현재 실적을 반영하는 부류가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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