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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전세난에 다세대주택 볕 든다

[Real Estate] 전세난에 다세대주택 볕 든다

2년여 전 서울 강북구의 방 3개짜리 다세대주택을 2억3000만원에 매입한 김모(44)씨는 다세대주택 투자성적표에 만족하고 있다. 최근 김씨는 이 다세대주택을 보증금 8000만원, 월세 110만원에 세를 줬다. 보증금을 제외한 투자 원금 1억5000만원을 은행에 예금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수익이다. 게다가 다세대주택의 집값까지 최근 2억5000만원대로 뛰었다. 짭짤한 임대수익은 물론 적지 않은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크게 완화했기 때문에 세제 혜택까지 고려할 경우 다세대주택 투자가 더 유망할 것 같다”며 “추가로 다세대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물건을 물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의 다세대주택에 볕이 들기 시작했다. 재개발 대상 지역 외의 다세대주택은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찬밥 신세였다.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많게는 3배까지 집값이 올랐지만 재개발 대상지역 외의 다세대주택은 이런 상승세에서 소외됐었다. 개발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형 주택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방 2~3개짜리 다세대주택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동시에 쏠리고 있다. 다세대주택 집값의 80~90% 선까지 전셋값이 오르자 전셋값에 조금 더 돈을 보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와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다세대주택 전문업체인 다다디앤씨에 따르면 서울 강북지역의 대지 지분 33㎡짜리 다세대주택 시세는 2억5000만원 전후다. 공급면적 82㎡인 중소형 아파트 규모로 방 3개에 화장실·욕실과 주방 등을 갖춰 2~4인 가족이 거주하기에 좋다. 면목동과 수유·미아동 등지의 다세대주택은 약 2억2000만~2억5000만원 선. 홍제동 역시 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교통이 좀 더 좋은 합정동 역세권 다세대주택(대지 지분 33㎡)은 2억7000만원 전후다. 자양동(구의역)과 약수·청구역 주변의 같은 크기 다세대주택 시세는 3억원 선이다.

강북지역 다세대주택 전셋값은 집값의 80% 선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다세대주택 전셋값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강남지역 다세대주택 전셋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방배동, 그리고 송파구 석촌동 등 강남권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의 소형 다세대주택 전셋값은 최근 한 달 새 1000만원가량 뛰었다.



집값의 80%로 전셋값 급등다세대주택 8000여 가구가 몰려 있는 대치4동의 경우 올 4~5월까지만 해도 1억3000만원 수준이던 방 2개짜리 전용면적 50㎡ 다세대주택 전셋값이 최근 1억7000만원 선으로 뛰었다. 방 3개 전용면적 75㎡ 다세대주택도 같은 기간 5000만원 이상 올라 2억5000만~3억원이다. 대치동의 김모 공인중개사는 “급등한 아파트 전셋값을 대기는 어렵고 자녀 교육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은 30~40대 가장들이 다세대주택 전셋집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전세 반, 월세 반’인 이른바 반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세 물건은 더 귀해졌다. 대치동 신축 다세대주택의 경우 방 2개짜리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만원, 방 3개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50만원은 줘야 한다. 석촌동과 오금동의 다세대주택 전셋값도 최근 한 달 새 1000만원 올라 방 2개는 1억7000만원, 방 3개는 2억원 선이다. 강남지역 다세대주택 전셋값 역시 집값의 80% 안팎까지 오른 경우가 많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전셋값이 집값의 80%를 넘어서는 경우 전셋값이 집값을 떠받치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집값 하락 가능성은 작다”며 “5~6년간 꿈쩍도 안 하던 부산·광주 등 지방 대도시의 집값이 전셋값이 집값의 80% 이상으로 치고 올라오자 전셋값에 밀려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것처럼 서울·수도권의 다세대주택도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발 빠른 투자자는 대출을 끼고 다가구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는 소득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있지만 다가구주택은 이런 규제가 없다. 은행에서는 통상 감정가의 60~70%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집이 여러 채 있어도 한 채당 대출 규모는 차이가 없다. 다다디앤씨 채익종 대표는 “요즘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는 소액 투자자가 늘기 때문에 다세대주택 같은 소형 주택이 매력적”이라며 “다세대주택은 역세권과 비역세권 간에 가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준공된 지 10년 이내인 역세권 물건을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준공 10년 안팎의 역세권 물건 잡아야경매전문가들은 요즘이 경매를 통해 소형 다세대주택을 마련하기 좋은 때라고 말한다. 아직 다세대주택을 임대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수요가 적기 때문에 경매시장에서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란 이유다. 실제 최근 서울·수도권 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은 74%대로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감정가에서 낙찰가격이 차지하는 비율로 부동산 경매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저가 낙찰 사례도 잇따른다. 최근 경매에 부쳐진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전용 76㎡ 다세대주택은 감정가 2억5000만원의 66%인 1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강서구 화곡동의 전용 60㎡ 다세대주택 역시 감정가 2억원의 71%인 1억41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소형 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이 이처럼 낮아진 이유는 사업이 지지부진한 재개발 지역에서 경매물건이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한 달 동안 입찰에 부쳐지는 수도권 빌라 경매물량은 약 450건 정도여서 물량은 풍부한 편이다. 입찰 경쟁률은 3대 1로 아파트보다 현저하게 낮은 편이어서 낙찰 받을 확률은 높다.

경매정보제공업체 지지옥션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임대사업 목적의 투자자라면 낙찰가율이 크게 떨어진 서울·수도권 다세대주택을 경매시장에서 취득하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며 “다만 경매를 통해 주택을 취득하면 실제 그 집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일반 주택 매매보다 길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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