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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자녀 위한 노력 없으면 면접교섭권 제한

[Law] 자녀 위한 노력 없으면 면접교섭권 제한

한달 만에 이혼했다. 생부는 아들을 데리고 재혼했고, 아들은 현재 9살이 됐다. 아들은 현재 자신을 키우고 있는 계모를 생모로 알고 있다. 요즘 들어 갑자기 생모가 아들을 자꾸 만나려고 한다. 생부는 아들에게 정신적 혼란이 생길까 우려해 법원에 생모가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해달라고 청구했다. 법원은 생모가 아들을 만나는 걸 금지할 사유는 없지만 아들의 연령, 현재의 양육관계, 부모의 감정상태, 생활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한 결과 아들이 중학생이 되는 13세 이후부터 월 1회씩 만나는 게 합당하다고 판결했다. 아들의 나이가 어리고 생모와 이별한 이후 오랜 기간 생모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계모를 생모로 알고 생활해 왔다면 아들이 성장해서 분별력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면접교섭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혼 급증으로 면접교섭권 논란도 늘어급변하는 사회·경제·문화적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가족관념이 사라지고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가 있는 상황에서 이혼하고, 그 때문에 발생하는 결손 자녀의 문제가 국가적으로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이혼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문제에만 골몰하다 보니 이혼으로 상처받게 되는 미성년 자녀의 문제, 이혼 후에도 원만한 부모와 자녀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혼 후 친권자 또는 양육자가 아닌 부모 중의 일방이 미성년인 자녀와 면접, 교섭하는 권리’를 면접교섭권이라고 한다. 방문권, 면회권, 면접권, 교섭권, 교통권이라고도 한다. 우리 민법은 부모 중 일방이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더라도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가진다고 규정해 면접교섭권을 부모의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다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면접교섭권은 법률상 협의 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을 하는 경우, 혼인 취소의 경우 또는 혼인 외의 자가 인지된 경우에 현실적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있지 않은 부모 중의 일방에게 주어진 권한이다. 혼인관계가 파탄났더라도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별거 상태에 있는 경우에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이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 부모 이외의 친족 등 이해관계인 역시 면접교섭권을 주장할 수 없고, 자녀 자신이 부모에 대해 이를 주장할 수도 없다.

면접교섭권을 인정하거나 배제하고 이를 제한할 때 최우선적인 판단 기준은 ‘자녀의 복지와 이익’이라는 점에 이론은 없다. 자녀의 심리상태, 비양육친과의 면접교섭에 대한 자녀의 태도, 자녀의 양육상황, 비양육친의 자녀에 대한 태도와 애정, 면접교섭에 임하는 자세, 양육친의 의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면접교섭권이 부모의 권리인 이상 면접교섭이 자녀의 복지를 해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면 인정해야 한다. 면접교섭은 부모가 자식을 만난다는 그 자체의 목적을 위해 행해져야지 다른 분쟁의 해결수단으로 제공돼서는 안 된다. 부모의 이해 조정보다도 자녀의 이익 확보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면접교섭권이 허용되거나 제한 또는 배제되는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우선 부의 불륜으로 혼인생활이 파탄됐고 모가 부를 간통으로 고소한 사안에서 모가 비양육친으로서 면접교섭을 청구했다. 법원은 생모에게 면접교섭권이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그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모의 면접교섭 청구를 허용했다. 다음으로 부는 모가 처음부터 부의 재산을 노리고 부를 속여서 혼인했다고 주장하면서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중 모가 자를 출산하자 자신의 친자임을 믿을 수 없다며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사건에서도 법원은 생부가 자를 면접 교섭하는 게 자의 원만한 성장과 인격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생부의 면접교섭을 인정했다. 출산 후 정신 불안정 등의 이유로 별거 중인 처가 유아원에 있는 자녀의 면접교섭을 구한 사건에서 모자의 교류가 자녀의 건전한 발달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유아원 직원의 동석 하에 매월 1회의 면접교섭을 인정했다. 부가 13세된 장남과 9세된 장녀에 대한 면접교섭을 청구한 사안에서 법원은 부모 간의 대립이 심해서 양육친인 모가 비양육친인 부의 면접교섭에 강하게 반대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면접교섭을 회피하는 게 맞지만 자녀의 연령 등 자녀가 단독으로 부와 면접하는 게 가능할 때에는 모가 반대해도 원칙적으로 면접교섭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중학생인 장남과 매년 1회의 면접교섭을 인정했다.

면접교섭을 제한하는 사례도 있다. 비양육친인 부가 양육친인 모와 면접교섭 약속에 따라 자녀를 면접교섭하려 했다. 그러나 자녀가 아직 3세의 유아로 어머니로부터 떨어지려 하지 않고 다른 환경 속에서 부와 시간을 보내는 게 자녀에게 적지 않은 불안감을 준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인정하지 않았다. 부에게 자녀의 사진 등을 전하는 방법으로 자녀의 근황을 알려주는 정도로 부의 면접교섭권을 제한했다. 부가 자녀와 면접교섭한 후 1개월간 자녀를 양육친인 모에게 돌려주지 않아 모가 집 부근에서 자녀를 미리 준비한 자동차에 억지로 태워간 사안에서 모는 부가 늘 술에 취해 있고 폭언을 한다는 이유로 자녀의 면접교섭 금지를 구했다. 법원은 부가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원만하게 자녀를 면접하게 되면 양육비를 지급하겠다는 사정을 고려해 연 3회로 면접교섭을 제한했다. 이혼 당시 자녀의 면접교섭 합의가 있었지만 부가 환각제를 사용한 혐의로 두 번이나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한 예가 있는데다 출소 후에도 환각제를 복용하고, 모나 그 친족에게 폭행, 협박을 한 경우 부의 면접교섭권을 배제했다. 부와 자녀가 연 2회 면접교섭 하기로 한 조정이 성립됐지만 면접 후 장녀가 정서불안정으로 학습의욕이 감퇴하고 면접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고 장남도 불안감과 공포심을 갖고 있다고 인정된 경우 부의 면접교섭권을 배제했다.



미리 정한 면접교섭 일정 지켜야우리 민법은 이혼 부부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부모의 권리로 명시하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는 이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서구적 사고방식이 널리 퍼지면서 과거와 달리 많은 이혼 부부가 자녀와 면접교섭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자녀와 면접교섭을 원하는 부모도 많이 생겼지만 실제로 이를 원만하게 이행하는 부모는 적은 편이다. 이혼에 대해선 개방적이되 자녀의 문제에 관해서는 과거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자녀가 새로운 가정에 적응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비양육친과 단절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교섭권이 부모의 권리라고는 하나 자녀의 복지라는 측면이 간과돼선 곤란하다. 어느 경우에나 자녀의 복지와 이익이라는 대전제 아래 실시돼야 한다. 면접교섭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혼 부모가 면접교섭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고 당사자 쌍방의 편의가 아닌 자녀의 복리를 중심으로 면접교섭의 조건을 정하고, 미리 정한 면접교섭 일정을 성실히 따르겠다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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