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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펀드 어떻게 해야하나 - 중국펀드 1년만 더 들고가라

중국펀드 어떻게 해야하나 - 중국펀드 1년만 더 들고가라

12월 1일 중국 상하이의 한 투자자가 증시 전광판을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12월 5일 지급준비율을 내렸다. 중국의 긴축 우려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세계 경제에 한 가닥 희망의 불씨가 됐다. 중국 증시도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반짝 상승에 그쳤다. 다시 꺾이는 모습이었다. 한 번의 지급준비율 인하 이벤트보다 경기 경착륙과 자금 경색 위험이 커진 게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 수익률이 조금이나마 오를까 기대했던 중국펀드 투자자에게는 실망스런 일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만 해도 국내 투자자에게 ‘해외펀드’는 곧 ‘중국펀드’였다. 2005년 6월 1000포인트가 되지 않았던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2007년 6000선을 돌파하면서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중국펀드에 돈을 넣은 상태다. 현재 국내 투자자가 중국펀드에 넣은 돈은 15조원 안팎이다.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32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른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서가 아니라 손실이 커서 환매를 하지 못해 들고 있다는 것이다.

상해종합지수는 2007년 10월 6124.04를 고점으로 2009년에 반토막인 3000선, 2011년 현재 2300선 안팎에 머물러 있다. 적립식이 아닌 거치식으로 고점에 들어갔다면 무려 4년을 묵혀두고도 수익은커녕 원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할 지경이다.

더구나 손실이 크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이익이 난 사람은 중국펀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중국펀드에서 올 들어 2조 8000억원의 돈이 빠져 나갔다.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된 8월 이후 8000억원의 뭉칫돈이 흘러나왔다. 수익률이 나쁜데다, 돈도 빠져나오고 있다. 위기가 기회라고 지금이 투자기회일까, 아니면 이제는 손실을 잊고 중국펀드를 버려야 할 시점일까.

중국의 주요 8개 증권사가 내놓은 2012년 상해종합지수 전망은 평균 2200~3000선이다. 현재 상해종합지수는 2300선이다. 전망이 맞다면 지금이 바닥 수준이다. 중국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지금 환매하기보다는 좀 더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외펀드에 대한 손실상계 기간도 내년 연말까지로 연장된 만큼 세제상으로도 지금 환매하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다. 손실 폭이 큰 투자자라면 2500선 안팎까지 추가로 분할 매수해 매수 단가를 낮춰 놓는 방법도 쓸 만하다.



2012년에도 중국이 성장의 중심환매를 노릴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상반기에는 부진한 흐름을 좀 더 이어가다가 반등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도 중국 증시는 성장 둔화와 부동산경기 하강 등으로 오르기 어렵겠지만 2분기 저점 후 등락을 반복하는 완만한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글로벌 양적완화로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린다면 환매 기회는 좀 더 빨리 올 수 있다.

새로 해외펀드에 투자하려는 사람이라면 중국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유로존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고, 신흥국 중에서는 단연 중국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 브라질은 성장성이 제한적이고, 러시아는 오르내림이 심한 편이다. 인도는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내년에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브릭스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내년 예상 GDP 성장률은 중국 9.5%, 인도 7.8%, 러시아 4.3%, 브라질 3.8% 등이다.

다만 기대수익의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펀드의 호황은 2007년처럼 글로벌 경제가 활황일 때나 가능하다”며 “지금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지나친 기대를 삼가하라고 조언했다. 중국펀드에 새로 투자한다면 내년 상해종합지수의 컨센서스 고점 3000선을 기준으로 최고 기대 수익률은 30%다.

저점은 누구도 알 수 없는 만큼 지금부터 분할 매수하거나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홍콩H지수를 기준으로 본다면 내년 컨센서스 전망치는 7400~1만1500선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계속 떨어졌고 생산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따른 기업 이익마진 압박도 진정될 전망이지만 중국 정부가 무한정 통화정책을 완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여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펀드 가운데 어떤 펀드에 투자할까. 중국펀드에는 홍콩H주펀드와 본토펀드가 있다. 홍콩H주펀드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투자하고, 본토펀드는 중국 상해 증시나 선전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한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2월 5일 기준으로 홍콩H주펀드와 본토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8.53%, -17.58%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20.14%, -9.42%로 단기적으로는 각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놓고 보면 수익률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지수 수준으로 보면 본토증시의 상승 여력이 좀 더 큰 것으로 판단되지만 홍콩과 본토 증시 중 어떤 시장을 선택하느냐보다 펀드의 선택이 중요하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 홍콩H주펀드 중 가장 성과가 좋은 펀드는 TIGER차이나ETF로 -8.81%, 최악의 펀드는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펀드1로 -30.69%다. 무려 20%포인트가 넘는 수익률 격차가 났다.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홍콩H주펀드로는 프랭클린템플턴차이나드래곤펀드(재간접)와 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차이나펀드, 에셋플러스차이나리치투게더펀드, 삼성차이나펀드, 한화꿈에그린차이나펀드 등이 있다.



펀드마다 수익률 천차만별본토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미래에셋 차이나A쉐어펀드(-10.78%), 최악 펀드는 IBK중국대륙본토펀드(재간접, -21.40%)로 성과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삼성차이나본토펀드1과 PCA중국펀드 등도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중국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오퍼튜니티펀드와 삼성차이나펀드에는 연초 이후 각각 1141억원, 384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증시에 상장된 중국 상장지수펀드(ETF)는 일반펀드보다 매매가 편리하고, 환매 수수료도 없다. 현재 중국 ETF는 ‘KODEX China H ETF’ 와 ‘TIGER 차이나 ETF’ 두 개가 상장돼 있다. KODEX China H ETF는 2007년 10월에 설정되면서 해외주식 ETF 중 가장 오래됐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중국 H 우량주에 투자한다. TIGER 차이나 ETF는 2009년 10월에 상장됐으며,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에서 중국본토 25개 기업에 투자한다. 중국 ETF는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12월 5일 기준 TIGER 차이나 ETF은 연초 이후 -8.81%로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상품 중 수익률 1위를 차지했으며, KODEX China H ETF 역시 -16.24%로 중상위권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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